윤동주 시선 초판본
봄
봄이 血管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레*, 노−란 배추꽃,
三冬을 참어 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여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처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 아른, 높기도 한데…
* 진달레: 첫 번째 유고 시집에서는 ‘진달래’로 고쳐 표기했다.
<봄> 전문, ≪초판본 윤동주 시선≫, 40쪽
시인은 봄을 맞지 못했다.
푸르른 하늘을 보지 못했다.
1945년 2월 16일 오전 3시 46분.
광복까지 여섯달, 그의 나이 스물아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