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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천 동화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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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천이 짓고 박연옥이 해설한 ≪윤수천 동화선집≫

미련과 우직의 지혜
재빠르고 매끈하게 고속도로를 달린다. 빨라질수록 시야는 좁아진다. 도착하면 다음 목적지가 기다린다. 미련과 우직은 굽은 황톳길이다. 세렌디피티가 당신을 기다린다.

“수동아, 해 진다. 장롱 속에 넣어 둔 달을 꺼내 오너라.”
수동이네 집은 달을 장롱 속에 넣어 둡니다.
“봉녀야, 뭘 하고 있냐? 벌써 해가 떨어지고 있지 않니? 항아리 속에 넣어 둔 달을 냉큼 꺼내 오지 않고.”
봉녀네 집은 항아리 속에 달을 넣어 둡니다.
이런 광경은 집집마다 비슷했답니다. 하루해가 저물 무렵이면 모두 달을 꺼내느라 바빴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지 마을에는 안 좋은 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 소중한 달이 자꾸만 없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윤수천 동화선집≫, <달이 생긴 이야기>, 윤수천 지음, 박연옥 해설, 77쪽

달 도둑은 누구인가?
미제 사건이다. 지혜로운 원님이 떡 잘 빚는 노인에게 집집이 있는 달을 모두 섞어 하나의 커다란 달로 빚어 달라고 부탁한다.

큰 달 하나로 모두의 문제가 해결되는가?
해가 시샘한다. 은은하고 아름다운 빛을 내는 달을 보고 심통이 나 하늘 텃세를 부린다. 달이 둥그레졌다, 반쪽이었다, 가늘어졌다 하는 것이 해의 텃세 때문이다.

달 속에 거무스름하게 보이는 곳은 뭔가?
달 만드는 일을 하도 재촉해 떡 빚는 노인이 손도 못 씻고 달을 만드느라 손때가 묻은 탓이다.

<달이 생긴 이야기>에서 달은 무엇인가?
박연옥은 달, 곧 등불이 “작고 연약한 존재들…에게 보내는 작가의 공감과 지지”라고 풀었다. 맞는 말이다. “이해, 친절, 공감, 겸허함 그리고 천진난만한 순수함을 연료로 등불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어둠을 밝힌다”고도 했는데 이도 공감할 수 있는 설명이다.

<기덕이 아버지의 물지게>에서 기덕이 아버지는 어떤 인간인가?
미련하고 우직한 인물이다. 매일 새벽 밭에 물을 져 나른다.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지고 오는 물지게에는 물이 반밖에 없다.

기덕이가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반이나 쏟아질 것을 뻔히 알면서 물통 가득 물을 지고 오는 미련함 때문이다. 땅을 팔고 도시로 나가면 편히 살 수 있을 텐데 농사를 고집하는 우직함도 그렇다.

그의 미련함과 우직함의 목적은 무엇인가?
어느 날 기덕이는 밭둑의 풀이 싱싱하게 자라는 것을 발견한다. 아버지가 흘린 물 때문에 살아난 생명이다.

박연옥의 설명이 더 드라마틱하지 않은가?
그는 이 대목을 이렇게 설명한다. “여기서 미련함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 역전이 일어난다. 제 앞가림하기 바빠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는 사람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알고 실천하는 사람 가운데 누가 미련한 사람인가 작가는 독자들에게 되묻고 있다.”

‘바보 성자’ 모티프를 사용한 것인가?
‘연약한 존재에게 보내는 지지’라고 봐도 좋다. 어리숙하나 맑은 동심을 가진 인물들은 불이익을 감수하고도 사람됨의 도리를 지킨다. 바보 성자 모티프는 이런 인물의 투명한 마음을 통해 무엇이 삶에서 진실하고 소중한 가치인가를 되묻는다.

당신이 자주 사용하는 풍자와 알레고리는 무엇을 위한 방법인가?
치열한 경쟁과 타자에 대한 무관심, 물신주의가 파괴하는 작고 여린 생명들, 이로 인해 초래되는 공동체의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벼리는 방법이다. 풍자와 알레고리는 웃음을 동반한다.

당신의 웃음은 질서의 전복을 꿈꾸는 것이 아닌가?
박연옥도 언급했지만 베르그송은 웃음이 기존의 질서를 전복한다고 했다.

웃음이 어떻게 질서를 전복하는가?
엄숙하고 정의롭고 변함없는 기존 질서는 단순 명료한 웃음을 만나면 스스로 교란되기 때문이다.

<도깨비 마을의 황금산>에서 가난한 화가의 모습이 바로 그것인가?
화가는 예술 작품이 헐값에 사고 팔리는 현실에 울분을 토한다. 그러나 도깨비 마을에 가게 된 그는 황금산의 황금을 현실에 가져오기 위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한다. 머리가 하얗게 세도록 말이다. 자신이 혐오하던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다.

따뜻한 웃음이 묻어나는 작품은 없는가?
<용수 어머니와 전봇대>를 보라. 용수 어머니는 비싼 통화료를 아끼기 위해 전봇대에 대고 아들 안부를 묻는다. 전화기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은 전봇대라 믿기 때문이다. 용수 어머니는 묘책을 찾았다고 낄낄대면서도 통화료를 물지 않고 전봇대를 이용한 사실이 들킬까 조마조마해한다.

당신의 동화꽃을 싹틔우는 씨앗은 무엇인가?
나는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어떤 재미난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부터 한다. 물론 글 한 줄 못 쓰고 하루해를 보내는 날이 많지만, 다음 날 아침이면 또 “오늘은…” 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내 동화들은 이 아침 생각이 씨앗이 되어 세상에 하나씩 태어났다. 아침 생각 하나가 동화꽃을 피운 셈이다.

소원이 뭔가?
내 동화는 재미있다는 말 하나는 듣지 싶다. 이게 내 동화의 색깔이라 생각한다. 나는 내 동화가 어린이들의 손에서 때가 묻기를 소망한다. 유리 상자 안에 고이 떠받들어진 트로피로 남기보다는 개구쟁이들의 발에서 짓뭉개지고 닳는 축구공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시도 쓰는가?
또 하나의 즐거운 놀이다. 올가을에도 두 번째 시집 ≪쓸쓸할수록 화려하게≫를 냈다. 주로 4, 5행의 짧은 시들이다. 내용도 재미있고 쉬워서 다들 좋아한다. 또 하나의 동화(?)를 쓰는 셈이다.

동시를 쓰다가 동화를 쓰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이야기에 대한 강렬한 욕구 때문이다.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면, 동시보다는 동화를 쓰는 게 수입 면에서도 낫다고 보았다. 나는 의외로 이런 속물근성이 강한 편이다.

어린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꿈이다. 꿈을 가진 어린이는 헌 옷을 입었어도 창피한 줄 모르고, 한두 끼를 굶어도 배고프지 않다.

당신은 누구인가?
윤수천이다. 동화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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