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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주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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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9호 | 2015년 1월 13일 발행
한국의 발자크
김종회가 엮은 ≪초판본 이병주 작품집≫

한국의 발자크
나폴레옹 앞엔 알프스 산맥이 있었고 그의 앞에는 발자크가 있었다.
역사를 믿지 않은 목격자는 기록에 없는 사실과 통계에 없는 숫자를 썼다.
100,000매의 원고를 남겼다.

한참 동안을 침묵한 채 있은 뒤 내가 물었다.
“라리사 라이스너를 읽었읍니까?”
그 말엔 대답하지 않고 노정필 씨는
“이 선생은 어떤 각오로 작가가 되었읍니까?”
하고 되물었다.
“기록자(記錄者)가 되기 위해서죠.”
“기록자가 되는 것보다 황제가 되는 편이 낫지 않겠소?”
말의 내용은 빈정대는 것이었지만 투엔 빈정대는 냄새가 없었다.
“나는 내 나름대로의 목격자(目擊者)입니다. 목격자로서의 증언(證言)만을 해야죠. 말하자면 나는 그 증언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자처하고 있읍니다. 내가 아니면 기록할 수 없는 일, 그 일을 위해서 어떤 섭리의 작용이 나를 감옥에 보냈다고도 생각합니다.”
제법 건방진 소리라고 내 자신 생각하면서도 나는 이렇게 버티어 보였다.
≪초판본 이병주 작품집≫, <겨울밤−어느 황제의 회상>, 104∼105쪽

노정필이 누구인가?
수인(囚人)이다. 근대 삶의 간난신고를 온몸으로 겪은 시대사의 증인이다.

그가 생각하는 문학은 무엇인가?
이렇게 말한다. “시는 구체적인 슬픔, 개체적인 죽음을 추상적으로 일반적으로 페인트칠해선 슬픔의, 또는 죽음의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처럼 꾸밉니다. (…) 허무를 노래해서 허무에도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을 잘라 없애야겠다는 의욕을 마비하게 합니다. (…)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꾸며서 사태의 진상과 멀리하고 총알 하나면 말살할 수 있는 인간을 무슨 대단한 것처럼 추켜올리기도 하면서 무수한 생명을 짓밟은 발에 찬사를 써넣은 꽃다발을 보냅니다.”

‘이 선생’은 누군가?
작가를 대변한다. 이 선생, 이 군, 이동식 등의 이름으로 여러 작품에 등장한다. 작가의 분신과도 같다.

<겨울밤−어느 황제의 회상>은 어떤 작품인가?
이병주 옥중기의 전형을 보여 주는 옴니버스 형식의 단편소설이다. 작가의 감옥 체험에 잇대어 한·중·일의 근대사에 얽힌 여러 조각의 이야기를 ‘겨울밤’이라는 얼개 아래 한데 묶었다. 한 조각이 소설 한 편이 될 만한 중량을 가졌다.

이병주는 역사와 문학의 관계를 뭐로 봤는가?
역사의 그물로 포획할 수 없는 삶의 진실을 문학이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언관(言官)이자 사관(史官), 곧 기록자를 자임했다. 매우 오래전 어느 자리에서, 나는 그에게 “역사적 기록의 신빙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서슴없이 “역사는 믿을 수 없는 것”이라 답했다.

그는 역사를 못 믿었나?
기록으로 나타난 사실과 통계 수치로는 삶의 실상이 노정한 질곡과 사람들의 사연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는 논리다.

왜 그를 ‘한국의 발자크’라 부르는가?
극적인 재미와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의 구성, 등장인물의 생동력과 장쾌한 스케일, 소설 처처에서 드러나는 세계 해석의 논리와 사상성이 비슷하다. 스스로도 대학 시절 책상 앞에 ‘나폴레옹 앞엔 알프스가 있고, 내 앞엔 발자크가 있다’고 써 붙여 두었다고 한다.

당대 문단은 왜 그에게 인색했나?
그는 문단 내에 학연과 지연이 없었다. 언론인으로 있다가 불혹 이후의 나이에 등장한 작가다. 그러나 당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이병주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그의 소설 세계는 우리 문학사상 유례 드문 성취와 비교할 데 없는 분량을 자랑한다. 특히 그는 대하소설을 유연하게 펼쳐 나가는 데 탁월하다. 작품 속에 흐르는 시대적·역사적 현실과 그것에 총체적인 형상력을 부여할 때 발양되는 사상성이 철학적 개안(開眼)의 차원에까지 이르렀다.

얼마나 많은 원고를 남겼나?
한 달 평균 200자 원고지 1000매, 총 10만여 매의 원고에 단행본 80여 권의 작품을 남겼다. 죽을 때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중단편 소설을 발표하거나 신문 잡지 등에 장편소설을 연재했다.

등단은 언제인가?
1965년 중편 <소설·알렉산드리아>를 ≪세대≫에 발표하면서부터다. 그의 나이 마흔넷이었다.

왜 그렇게 늦었나?
본격 등단은 마흔넷이지만 그 전인 1954년에 ≪부산일보≫에 소설 ≪내일 없는 그날≫을 연재했다. 당시 부산일보 논설위원이었으며 훗날 문화방송 사장을 지낸 황용주와 편집국장 이상우가 합심해 지방신문 소설을 육성하기 위한 방편으로 쓰게 한 것이다.

이 책 ≪이병주 작품집≫에는 또 어떤 작품을 골라 실었나?
<철학적 살인>과 <예낭 풍물지>다. 이병주의 작품 가운데서도 수발(秀拔)한 중·단편들이다. 이 책에 실린 세 작품은 그의 문필이 한결 유장해졌을 무렵에 씌어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천명을 넘긴 파란만장한 삶의 풍파가 세상살이의 문리(文理)를 틔워, 한 작가가 가장 의욕적으로 작품을 쓸 만한 지점에 도달한 시기의 작품이다.

어떤 작품인가?
<철학적 살인>은 법과 제도를 넘어 인간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작가의 사상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예낭 풍물지>는 그야말로 현란한 소설적 잡학사전이다. 감옥·병·사랑·가족·고향·죽음 같은 온갖 재료를 버무려 한 편의 소설을 만들고, 그 가운데서 참된 인간의 자아가 무엇인가를 탐색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종회다. 경희대 국어국문과 교수이고 한국문학평론가협회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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