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명 작품집
이정선이 엮은 ≪이북명 작품집≫
조선 최초의 노동자 작가
흥남비료공장의 노동자였다. 장진강 발전소에서 일하다 북로당 중앙위원이 됐다. 짧은 삽화 정도의 소설이지만 이북명은 노동과 계급의 현장을 정직하게 그렸다.
이곳이 어디인가?
질소비료공장이다. 직공들이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는 현장이다.
언제인가?
1930년대 일제 식민지 시절이다.
스트라이크인가?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연대해 단체 행동을 시작한다.
노동자들은 왜 분노했는가?
도급제를 통해 작업량이 부당하게 늘었다. 일본인 감독이 노동자를 때리고 여성 노동자 ‘정희’를 성희롱했다. 자본의 횡포였다.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되는가?
노동자들은 도급제 내용을 현실화하고 일본인 감독을 징계하라고 요구한다. 정희는 성희롱을 단호하게 거부한다. 단체 농성을 벌이며 큰길로 나오는 장면에서 작품이 끝난다.
큰길로 나오는 이유가 뭔가?
노동자들의 문제가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어떤 갈등이 보이는가?
이중의 갈등이 나타난다.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계급 대립, 그리고 당시 자본가가 일제라는 점에서 민족 대립도 드러난다.
작가가 이 작품을 써야 했던 이유는 뭔가?
당대의 계급 갈등을 보여 주고 노동자가 연대하는 모습을 형상하는 것이다.
당시 활동한 작가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지식인 카프 작가들이 많았다.
이북명이 동시대 작가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카프 작가들은 구체적인 현장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이북명은 흥남질소비료공장에서 직공 생활을 한 경험을 살려 열악한 작업 환경과 산업재해 문제,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그래서 ‘조선 최초의 노동자 작가’라고 불렸다.
어디서 작품 활동을 했는가?
함경남도 함흥 출신으로 1930년대에 주로 작품을 발표했는데 해방 이후에는 북한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남한에는 행적이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해방 이후 북한에서 무엇을 했는가?
장진강 발전소에서 일하다 1948년에 북로당 중앙위원이 되고, 함경남도 인민위원회 문화선전과에서 일했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 노동당 중앙위 후보위원, 조선작가동맹 부위원장 겸 상무위원을 지냈다. 1988년 병사했다.
이 책에는 어떤 시기의 작품을 실었나?
<질소비료공장>, <암모니아 탕크>, <여공>, <민보의 생활표> <답싸리>, <빙원>을 실었다. 모두 단편이다. 이북명이 해방 이전에 쓴 작품이다.
왜 해방 이전 작품만 다루었는가?
남북의 문학사를 통합적으로 살펴보려면 해방 이전 작품이 더 유효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하는가?
초기에는 공장 소설을 거쳐 도시 빈민과 소시민의 모습을 그렸다. 그러다가 일제 말에는 친일적 요소가 나타나는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해방 이후에는 다시 초기 공장 소설과 연계한 작품을 쓰는데, 당시 북한 사회 상황에 맞춰 수령을 중심으로 한 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단의 평은 무엇이었나?
극찬도 있었지만 체험에 갇혀 있다는 점과 “정치적 수준이 저하하다”는 이유로 비판받기도 했다.
비판의 근거는 분명한가?
소설이 노동자들의 암울한 삶을 그리지만 첨예한 계급 모순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모순을 떨치고자 의식적, 조직적으로 일어서는 노동자의 모습을 형상하지 못한 점도 지적되었다. “짧은 삽화 정도의 소설이 갖는 한계”가 드러난다.
이런 비판에 대해 이북명을 변호할 수 있는가?
1980년대 후반 이후 남한에서 활발했던 노동 문학 논의에서는 정치적 의식을 가진 노동자의 형상이나 조직적 투쟁에 대한 기대가 컸다. 노동자의 전망을 보여주기에 이북명 소설은 다소 모자랄지 모른다. 하지만 전망을 보여 준다는 미명 아래 현실을 벗어나는 소설을 쓰는 것보다는 정직한 작품들이다.
≪이북명 작품집≫을 엮은 의도는 무엇인가?
일제 식민주의와 맞물린 우리의 근대를 조망하는 데 중요한 단편들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정선이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와 국문과에서 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