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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한국동화 100년 / 이영희 동화선집

이영희 동화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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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가 짓고 김은숙이 해설한 ≪이영희 동화선집≫

현실에는 없는, 마음속에 있는

이영희의 동화는 어렵다. 어른에게 그렇다. 아이들에게는? 쉽다. 그들은 의미를 보기 전에 이미지를 본다. 그것이 상상력을 깨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세상을 만든다. 어른은 할 수 없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이미 수술은 끝나 소독약 냄새가 밀물처럼 넘치는 수술실 바닥엔 시든 꽃송이가 묵은 달력처럼 버려져 있을 것입니다.
“꽃과 내가 같이 살 수는 없을까요? 어떤 고통이라도 견디겠어요.”
사정하는 맥을 의사 선생님은 신경질적인 눈초리로 힐끔 쳐다보더니 쌀쌀하게 대답했습니다.
“기적을 바라기 전엔 장담할 수 없어요. 그리고 기적이란 언제나 비과학적인 거니까요.”

≪이영희 동화선집≫, <가슴에 꽃을 가꾸는 짐승>, 이영희 지음, 김은숙 해설, 25∼26쪽

기적이 일어나는가?
맥은 가슴 속 꽃과 같이 살기를 바랐다. 꽃을 위해 싱그럽고 향기로운 꿈만 골라 먹었다. 그전에는 꿈이라면 덮어놓고 먹어 치우던 맥이었다. 그러자 통증이 가셨다.

‘맥’이 누구인가?
전설 속 짐승이다. 표범, 호랑이, 코뿔소, 곰, 코끼리를 합친 모양이다. 악몽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작품에서는 이렇게 썼지만 실제 맥은 밀림에 사는 포유류 동물을 말한다.

맥의 가슴에 왜 꽃이 자라는가?
냇가 조약돌 틈에서 찾아 삼킨 진주빛 꿈, 물거품이 꾸고 간 작고 동그란 꿈의 뽀얀 껍질 안에 꽃씨가 있었다.

이 작품에는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 통로가 없다. 왜 그런가?
애당초 현실 공간에서 펼쳐 내기 어려운 등장인물들이다. 시작부터 판타지 공간을 무대로 하면 문턱 없이 독자를 극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다.

전설과 설화 속 존재가 등장하는 작품이 또 있나?
<꽃 농사 꿈 농사>의 스라소니에겐 불개와 이무기, 두 친구가 있다. 불개는 해와 달을 먹는다는 우리나라 전설 속 개다. 이무기는 용이 되지 못한 전설 속 동물이다. <잉어등>에는 잉어등과 직녀별이 등장한다. 잉어등은 4월 초파일에 매다는 잉어 모양의 등이다.

도깨비는 없나?
왜 없겠는가? <꽃 농사 꿈 농사>, <쇠기러기가 낳은 순금 알>에서 어수룩하고 친근한 도깨비가 등장한다.

오늘을 사는 당신이 왜 설화를 불러오는가?
도깨비를 모르는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호기심도 갖지 못한다. 설화가 오늘의 이야기로 환생함으로써 오늘의 사람들은 옛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옛이야기 속 진솔함은 오늘의 각박한 세태를 보듬는다. 또 삶의 지혜와 선의지를 일깨운다.

우리나라 옛이야기 속에 무엇이 있는가?
우리 민족의 ‘혼’이 있다. 그 눈부시게 아름답고 힘찬 ‘혼’을 도려내어 동화 속에 옮겨 꽃피게 하는 것이 내 ‘꿈’이다. 우리나라 옛이야기는 우리나라 역사 속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역사를 돌이켜 보자. 이야기꽃은 역사 속에서 피어난다.

당신 동화의 주제는 무엇인가?
사랑이다. ≪별님을 사랑한 이야기≫는 젊은이들을 위한 사랑의 동화에 방점을 찍었다.

설화와 사랑이 만나는 작품이 있는가?
<잉어등>이다. 잉어등은 베틀 북, 하얀 카네이션, 국자에 박힌 보석을 신나게 삼킨다. 하지만 그것들을 잃어버리고 우는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한다. 그러기 위해 배를 가르고 죽어야 했다.

잉어등이 그렇게 죽어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
아름다운 희생을 하늘의 직녀님이 지켜보았다. 직녀는 금실로 잉어등의 배를 꿰매 준다. 잉어등은 밤하늘의 별이 되어 영원한 빛을 얻는다.

당신의 사랑 이야기는 어디까지 번져 가는가?
맥도 잉어등도 사랑을 통해 기적을 이룬다. 평론가의 말을 빌면 <투명 나비의 집>은 뜨거움과 차가움의 대조로 사랑을 형상화했다. <은 도미와 해파리>는 독을 품은 해파리와 해파리를 먹어야 하는 은 도미의 숙명을 통해 등을 대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관계를 묘파했다. <불개가 있는 마당>은 향기로움과 허무함이란 이미지를 대비해 짝사랑을 그렸다.

어린이가 이런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
지금 당장 인간사의 심연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아이들은 이미지를 먼저 감각할 수 있다. 선명한 이미지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어린이는 무엇을 어떻게 상상하는가?
<은 도미와 해파리>의 바다는 “장미색이 떠도는 보랏빛 물결”이었다가 “비바람에 서슬이 퍼런 톱날로 변하는 물결”이기도 하다. <왕거미 검 서방>에서 여우네 딸이 시집가는 날, 거미줄에는 “가을 하늘처럼 파란 사파이어, 토끼 눈처럼 빨갛게 비치는 루비, 우유 빛깔의 안개가 엉긴 듯한 진주알”이 걸린다.

색채가 자주 등장한다. 개인사인가?
화가 지망생이었다. 하지만 진로 결정은 학비를 대던 외삼촌의 의견을 따랐다. 이화여대 영문과에 입학했다. 그래야 취직이 잘된다는 것이 당시 중앙청 공무원이었던 외삼촌의 주장이었다. 색채에 대한 아쉬움이 지금도 내 가슴에 응어리져 있다.

우리나라 작가들의 판타지 기반이 약한 이유는 무엇인가?
판타지 동화에는 빛깔과 물이 항상 함께한다. 요정의 나라 영국에는 넓고 푸른 호수가 많다.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물풀이 우거지고 들꽃이 에워싼 늪도 많지 않다. 요즘은 마을 시냇물조차 보기 어렵다. 메마른 풍토가 한국인의 상상력을 저하시킨다. 판타지에 대한 관심도 잃게 만든다.

당신의 동화가 캐내는 마음의 보석은 무엇인가?
이 책의 해설자 김은숙의 말이 이렇다. “그 마음의 광맥에서 발견하는 것은 어린이와 어른이 공유하는 인간의 원형적 정서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영희다. 동화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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