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심리학
2668호 | 2015년 7월 6일 발행
인터넷에서 나는 누구인가?
이민영이 쓴 ≪인터넷 심리학≫
인상 관리를 관리할 때
보여 주고 싶은 것만 보여 준다.
인상 관리가 시작된다.
사회자본이 축적되면서 인맥은 점점 더 넓어진다.
그다음이 문제다.
너무 그럴듯한 자신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이제 내려놓을 때다.
“상대가 보이지도 않고 누구인지도 모르는 온라인 환경에서 우리는 친구를 만들 수 있을까? 컴퓨터를 매개로 소통하는 CMC 환경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 학자들은 CMC로 인간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보았다. 표정, 목소리, 외모, 말투 등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익명이 보장되는 CMC의 특성 때문이라고 했다.”
‘온라인 대인 관계 심리학’, ≪인터넷 심리학≫, 42쪽.
결과는?
사람들은 온라인 카페, 블로그, 커뮤니티에서 친구를 만들고 관계를 유지한다. SNS로 타인과 일상을 공유하고 실시간 소통한다. CMC, 곧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Computer Mediated Communication) 초기 연구자들의 예측과는 다른 모습이다.
예측 실패의 원인은?
기술결정론 시각으로 현상을 판단했기 때문이다. CMC를 면대면보다 열등한 환경으로 분류했다.
왜 그랬나?
부족한 정보와 익명성 때문에 사회적 실재감이 낮고, 비방과 욕설이 신뢰를 떨어뜨리며, 실시간 대화를 할 수 없어 비효율적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인간은 그 단점을 극복해 나갔다.
어떻게 극복했나?
문자로 감정, 상황을 잘 전달하기 어려우니 사람들은 이모티콘을 붙이기 시작했다. 한때 유행한 OTL은 좌절의 감정을 정확히 전했다. 이모티콘의 효과다.
이모티콘 효과는 어떻게 확산됐는가?
이모티콘 효과를 학습한 인간은 아바타로 자신의 이미지를 알렸다. 디카가 인기를 끌면서 셀카나 일상 사진이 아바타를 대신했다. 인상 관리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여기서 인상 관리란 뭘 말하나?
보여 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 주는 것이다. 예쁘고 멋있게 찍은 사진, 오늘 간 맛집이나 공연장·만난 사람·여행지·쇼핑 상품 등의 사진으로 이미지를 만든다.
사진을 올리는 이유가 뭔가?
문자와는 다른 차원의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른 차원의 정보란?
외모, 표정, 옷, 학력·직업, 기호, 그 밖의 환경 같은 것이다. 문자로는 전달이 어렵다. 복잡한 사회 정보다. 그러나 사진으로는 쉽게 전달된다. 그래서 사진을 올리고 인상을 관리한다.
인상 관리의 목적이 뭔가?
관계 유지다. 페이스북, 카스, 인스타그램, 카톡의 대화 상대는 대부분 아는 사람이다. SNS에서는 정제된 모습과 표현으로 그들과 더 친밀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얻는 것이 뭔가?
사회자본의 확장이다. 누가 누구와 친하며 언제 어디서 만나 무엇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친구의 SNS에서 만난 사람끼리 새로운 친분을 쌓을 수도 있다. 면대면에서 느슨했던 관계를 SNS로 회복할 수도 있다. 인맥의 질을 높이면서 확장하는 것이다.
부작용은?
SNS 피로감이다. 누군가 글을 올리면 내키지 않아도 답글을 올려야 할 때가 있다. 온라인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인상 관리, 인맥 관리에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SNS에 너무 빠질 위험도 있다.
해결책은?
SNS에서 실제와 다른 나를 만드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 되돌아볼 때다. 진실한 모습이 상대와 더 두터운 관계를 맺는 비결이 될 수도 있다.
이 책 ≪인터넷 심리학≫은 무엇을 말하나?
온라인 대인 관계 형성과 확산, 인기 이유를 인간의 인터넷 이용 심리로 분석한 책이다. 초기 CMC 연구자들의 예측이 실패한 원인을 설명한다. 인터넷 환경의 특징과 이용자의 미디어 이용 행위가 온라인 대인 관계 발전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 이미지 정보와 인상 관리로 또 다른 자아를 꾸미는 인간의 심리, SNS와 모바일 미디어 환경의 특징, 온라인 집단 심리학을 분석한다. 온라인 관계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논의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민영이다.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