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것들
동독의 북한 유학생 이승호. 전향해 남한으로 온다. 1·4후퇴 때 가족을 두고 떠난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목적을 위해 야비해질 수 있는 인간이라 생각하며 미워하던 아버지였다. 그러나 처자식과 생이별을 한 그는 그리움과 자책감에 고통스러워하다 병을 얻었다. 승호는 안개꽃을 사 들고 그를 만나러 간다.
<안개꽃>, ≪김용성 작품집≫, 김용성 지음, 장현숙 엮음
좌익 활동을 하다가 월북한 강수는 56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노모는 세상을 떠났고, 아내는 정신을 놓아 버렸다. 귀신이 되어서도 아들을 기다리던 노모는 무덤에서 그의 절을 받는다. 아내는 신혼 시절 추억이 깃든 장소에서 그가 맡겼던 비밀문서를 돌려준다. 그렇게 기다림의 한을 풀어낸다.
≪침향≫, 김명화 지음
나비를 잡던 지주의 아들 경환은 소작농의 아들 바우와 언쟁을 벌이고 바우네 참외밭을 망가뜨린다. 격분한 바우는 경환과 몸싸움을 벌인다. 경환의 부모는 바우가 나비를 잡아 빌지 않으면 내년부터 땅을 떼겠다고 협박한다. 머리를 굽히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바우는 언덕 너머에서 나비를 잡는 아버지를 본다.
≪현덕 동화선집≫, 현덕 지음, 고인환 엮음
건축가 하인리히는 현실의 악을 외면한다. 아내 요하나는 “마치 깨어 있는 새처럼 예리한 눈”을 가지고 악에 저항한다. 어머니를 닮은 아들은 전쟁 말기에 아버지의 첫 작품이자 일급 문화재인 대수도원을 폭파한다. 그들은 각자의 삶에 침잠해 살아간다. 1958년 9월 6일, 하인리히의 여든 살 생일에 온 가족이 모인다.
≪9시 반의 당구≫, 하인리히 뵐 지음, 사지원 옮김
러시아 제정 말기를 살았던 조부모, 소비에트를 살았던 부모와 화자, 이민 후 미국에서 정착해 살고 있는 다음 세대들의 옴니버스. 대식가에 힘이 장사였던 할아버지, 선량하지만 생각이 짧은 아버지, 다혈질에 직선적인 어머니 등 개성 넘치는 가족 열세 명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비에트 체호프’ 도블라토프가 들려준다.
≪우리들의≫, 세르게이 도블라토프 지음, 김현정 옮김
2753호 | 2015년 9월 25일 발행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