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는다, 전태일
노동자는 기계의 부품이다. 정해진 생산량과 작업시간을 지키느라 인간은 뒷전이다. 마르크스는 인간 소외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변혁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았다. 노동자는 착취를 없애고 인간화를 이룰 사명을 띠고 단결했다. 그러나 공산주의 실험은 실패했다. 아직도 ≪공산당 선언≫은 유효한가? 대한민국 1세대 마르크스경제학자 박영호 교수가 새롭게 번역하고 진단한다.
≪공산당 선언 새로 읽기≫, 박영호 지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반인반신도 일을 해야 먹고산다. 마구간을 청소했던 그리스신화의 헤라클레스는 이제 빚을 갚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쓰레기 청소를 떠맡는다. 하지만 온갖 제도와 규제가 그를 속박하고 회의는 끝이 없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국민들마저 외면한다. 제아무리 용사라도 어쩌겠는가? 이제 새로운 일을 찾아 떠나야 할 때다. 시대가 변하고 영웅은 몰락했다.
≪헤라클레스와 아우기아스의 외양간≫,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황혜인 옮김
자유노동자란 언제든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일꾼이다. 하루를 벌어 하루를 산다. 일을 못 하면 살 수 없다. 내일 사회의 리더가 될 화이트칼라도 오늘 살기 위해서 노동을 한다. 짓밟히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무리에 섞인다. 그리고 진흙투성이 일꾼들의 새 친구가 된다. 낮에는 노동자로, 밤에는 유학생으로 생활한 송영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소설을 모았다.
≪송영 단편집 초판본≫, 송영 지음, 김학균 엮음
바우흐는 광산에서 모래와 폐석을 실어 나르는 막노동꾼, 키퍼들의 작업반장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매일 똑같은 일만 반복하는 키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작업량을 늘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한다.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에 힘입어 더 많은 작업을 제안한다. 그러나 맹목적 도전은 사고를 불러온다. 동료의 죽음으로 그의 혁신은 멈춘다. 잘하려고 했는데 어째서 실패했을까?
≪키퍼≫, 폴커 브라운 지음, 김충완 옮김
홋카이도 북쪽 망망대해에 떠 있는 어선에는 과로와 영양실조와 폭력이 있다. 노동자들은 병이 들어도 일에 내몰린다. 나라를 위한다는 말에 분을 삭인다. 동료들이 하나둘 죽자 더는 참지 않는다.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했지만 무위로 끝난다. 이제 그들 앞에는 죽음이 있다. 그러나 뼈저린 현실에 굴하지 않는다. 불굴의 정신으로 외친다. “다시 한 번!”
≪게잡이 공선≫, 고바야시 다키지 지음, 황봉모 옮김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 일해야 한다.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한다. 채찍질과 체벌은 수시로 벌어진다. 재산을 가질 수도 없고 글을 배울 수도 없다. 자식에게도 똑같은 운명이 주어진다. 이것이 흑인 노예의 삶이었다. 그러나 흑인 노예 프레더릭 더글러스는 탈출해서 자유를 얻고 노예제 폐지에 헌신하고 흑인의 투표권을 얻어 냈다.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는 세상이 열렸다.
≪미국 노예,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삶에 관한 이야기≫, 프레더릭 더글러스 지음, 손세호 옮김
2795호 | 2015년 11월 13일 발행
잊지 않는다, 전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