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경제 동학 에세이 1933~1970
2605호 | 2015년 5월 26일 발행
조복현이 옮긴 미하우 칼레츠키(Michał Kalecki)의 ≪자본주의 경제 동학 에세이 1933~1970(Selected essays on the dynamics of the capitalist economy 1933~1970)≫
임금을 내리면 경제가 멈춘다
임금이 낮아지면 생산은 증가하지만 노동자는 구매력이 없다.
재화는 팔리지 않고 팔지 못하면 만들지도 않는다.
경제는 불황에 빠진다.
공공투자가 고용을 만들지 않으면 경제는 죽는다.
“대량 실업은 불황의 가장 분명한 징후인 것 같다. 이 실업이 자본 설비의 부족 때문인가? 즉, 인구 증가에 비한 고정자본 축적의 불충분함 때문인가? 절대 아니다. 상태는 오히려 그 반대다. 불황기에는 기존 자본 설비의 적은 부분만이 가동될 뿐이다. 유휴 자본 설비는 고용되지 않은 노동력의 대응물이다. 유휴 설비의 소유자가 생산에 착수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본주의 경제 동학 에세이 1933~1970≫, 미하우 칼레츠키 지음, 조복현 옮김, 64쪽
왜 설비 소유자가 생산하지 않는가?
수익이 없기 때문이다. 판매 가격이 경상 비용, 즉 원료, 노동, 조세 지출을 감당하지 못한다.
수익을 만드는 방법이 없나?
있다. 가장 쉬운 것이 임금 인하다. 임금을 내리면 다른 조건이 같은 한 생산은 증가할 것이다.
그럼 다른 기업가는 가만히 있나?
그렇지 않다. 단일 기업가에게 유리한 것이 모든 기업가에게도 유리한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특징 가운데 한 현상이다. 그 결과 임금은 사회 전반에서 내려갈 것이다.
그러면 수익이 생기나?
결코 그렇지 않다. 기업가가 더 많은 설비를 가동하면 실업은 사라지고 생산은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생산된 재화를 판매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안 팔리는가?
노동자가 소비하지 못하는 만큼을 자본가가 소비해야 생산된 전체 재화가 팔릴 수 있다. 그러므로 자본가는 그들이 얻은 추가 이윤을 즉각 지출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가는 더 많은 수익에 대한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투자하지 않는다. 그러면 재고가 누적되고 설비는 다시 멈출 것이다.
불황 해소의 답은 뭔가?
투자 확대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공공투자를 한다.
공공투자의 결과는 무엇인가?
투자재 산업에서 고용이 증가한다. 그러면 노동자의 구매력이 상승한다. 이에 따라 소비재 산업에서도 고용이 증가한다. 그 결과 추가 이윤이 발생한다. 이렇게 발생된 이윤을 재투자하지 않으면 가격이 하락해 이윤이 없어지므로 이윤은 나타나기도 전에 다시 투자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적 투자가 공공투자를 떠안게 된다.
칼레츠키는 정부 개입을 주장하는 것인가?
케인스의 이론과 상당히 유사하다.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에서 케인스가 제시한 유효수요 이론의 내용을 부분적으로 제시했다.
케인스의 영향인가?
1936년에 나온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을 읽고 충격을 받아 사흘 동안 침대에 누웠다. 케인스 이론을 더 발전시키기로 결심했다.
왜 그렇게 큰 충격을 받았는가?
자신이 쓰려고 했던 내용이 모두 그 책에 있었다.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케인스는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은 그와 함께라면 보다 빨리 이해될 것 같다.”
그래서 케인스와 함께 연구하는가?
영국으로 가 1945년까지 머물면서 케인시언 그룹 경제학자들과 교류했다. 케인스 이론의 결함을 보충하고 자신의 경기순환 이론과 결합하려 했다. 그 결과 케인스의 정태이론과는 달리 투자가 야기하는 동태 경기순환 이론을 발전시켰다.
칼레츠키는 누구인가?
폴란드의 경제학자다. 케인스와 함께 거시경제학을 개척한 20세기의 위대한 경제학자다.
그런데 왜 케인스만큼 알려지지 않았나?
연구 결과를 주로 폴란드어로 발표했기 때문에 영어권 중심의 경제학자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리고 한곳에 오래 정착하지 못하고 세계를 떠돌며 연구했기 때문에 동료나 제자 그룹을 갖지 못했다.
이 책은 칼레츠키 이론의 집대성인가?
1933년부터 1970년 사이에 발표한 논문들 중 자본주의 경제의 동학 이론에 큰 기여를 했다고 판단한 15편을 저자가 스스로 골라 엮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조복현이다.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