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바다로 떠난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남편은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채로 여인의 삶의 일부분을 차지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잃어버린다는 것, 상실의 경험과 고통은 살아 있다면, 살아야 한다면 피할 수 없고 그래서 품고 견뎌내야 하는 삶의 본질이다.
저 사람은 알레스 최근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 욘 포세의 소설이다. 희곡 <어느 여름날>의 연장으로도 읽힌다. 한 여인이 창가에 서서 오래전 해안가로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회상한다. 남편은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채로 여인의 삶을 이루는 부분이 된다. 상실의 경험과 그로 인해 당면하는 정서 또한 삶의 일부이자 피할 수 없는 삶의 본질임을 일깨워 준다. 욘 포세 지음, 정민영 옮김 |
헤카베 트로이 전쟁은 트로이의 왕비 헤카베에게 계속되는 불행을 안겨 준다. 전쟁은 자녀 50명을 모두 앗아 가고 그녀는 이제 트로이의 여인들과 함께 그리스군의 노예로 살아가야 한다. 전쟁의 참화 속에 모든 것을 잃고 고통 아래 신음하는 존재의 덧없음을 드러낸다. 에우리피데스는 헤카베의 목소리를 빌려 진정한 정의란 무엇이며 신은 어디 있는지 질문한다. 에우리피데스 지음, 김종환 옮김 |
코리올라누스 플루타르크의 ≪영웅전≫에 등장하는 로마 장군 ‘가이우스 마르키우스’를 소재로 쓴 역사극이다. 그는 전략, 전술에 탁월했고 누구보다 용맹했기에 위기의 로마를 구하고 로마 집정관에 선출됐다. 하지만 로마 시민과 호민관에 의해 로마 밖으로 추방당한다. 민중과 민중 대표인 호민관이 코리올라누스를 탄핵하는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의 민중관을 보여 준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종환 옮김 |
독일의 질풍노도 유럽은 물론 전 세계의 문학과 사상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독일의 질풍노도 시대에 대한 해설서다. 금세기가 낳은 최고의 독문학자 로이 파스칼이 질풍노도 시기의 특징과 주요 작가, 작품 등을 체계적이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 ‘질풍노도’는 인간의 내적 욕구와 사회의 모순을 형상화하고 이를 새로운 문학 양식으로 정립해 낭만주의와 사실주의의 선구자가 되었다. 로이 파스칼 지음, 이용준 옮김 |
트로이의 여인들 파리스와 헬레나의 도주가 촉발한 전쟁은 10년을 이어지다 트로이의 패배로 끝이 난다. 그리스군의 노예로 전락한 트로이 여인들의 비극적인 운명이 시작된다. 전쟁에 참여한 인물들의 영웅적 면모는 그 어디에도 없다. 인간다움을 포기한 불경스러운 인간과 전쟁의 광기에 희생되어 허망하게 사라진 인간이 보여 주는 전쟁의 황폐성과 잔인성이 있을 뿐이다. 에우리피데스 지음, 김종환 옮김 |
실수 연발 어릴 때 이별한 두 쌍의 쌍둥이가 성년이 되어 재회하면서 가족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꼭 닮은 외양 때문에 인물들 사이에 오해가 쌓이고, 오고 가는 주먹다짐 가운데 관객의 웃음이 유발된다. 셰익스피어의 희극에 자주 등장하는 ‘오인된 정체성’ 모티프를 통한 전개다. 슬랩스틱 코미디의 원류로 간주되기도 하는 그의 첫 작품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종환 옮김 |
방설림 고바야시 다키지가 본격적으로 프롤레타리아문학에 진출한 이후의 실질적인 첫 작품이다. 홋카이도 소작농의 비참한 생활을 그렸다. 농민들은 지주의 착취가 만연한 본토를 떠나 홋카이도로 이주한다. 하지만 이곳 역시 다를 바 없다. 그들은 힘을 합쳐 탄원하려 하지만 지주와 한통속인 경찰에게 저지된다. 과연 이 투쟁은 그저 처참한 패배로 끝나고 말 것인가? 고바야시 다키지 지음, 황봉모 옮김 |
2983호 | 2018년 11월 13일 발행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