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군 50만 명에 해당하는 조국의 적
“중공군 50만 명에 해당하는 조국의 적”
소설 <자유부인> 발표 당시 한 대학교수의 경고는 섬뜩하다. 소설 한 편의 위력이 그렇다. 아니 그 이상이다. 추리, 이념, 연애, 통속, 세태, 계몽 등 장르가 달라도 당대를 담아낸 소설은 제 이름(小說)처럼 작은 이야기가 아니다. 하물며 장편임에랴. 우리 문학사를 풍성하게 만든 장편소설 7편이다.
마인 한국 추리소설의 아버지 김내성이 ≪조선일보≫에 연재한 추리소설이다.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후에도 광범위하게 독자층을 확보할 정도로 그 형식과 미학적 특질을 두루 갖추고 있다. 발표 당시의 표기법을 그대로 살렸다. 김내성 지음, 김현주 엮음 |
원형의 전설 자유와 평등의 첨예한 갈등이 핵전쟁으로 비화한 어느 세기, 미지의 화자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남매의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사생아 이장의 일대기다. 이장의 탄생에 얽힌 사연은 곧 이념 대립이 낳은 민족상잔의 비극, 한국전쟁에 대한 암시다. 액자식 구성과 알레고리를 통해 강력한 문명 비판을 시도한다. 장용학 지음, 홍용희 엮음 |
순애보 1939년 첫 발표 이후 수십 년간 고정 팬을 확보한 소설이다. 소설이 연재된 ≪매일신보≫의 구독률을 두 배 이상 높였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일부 인물들의 비합리적 행동, 우연에 의한 전개, 유치한 줄거리가 거슬릴 수 있으나 그 틈새로 나름 알콩달콩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박계주 지음, 곽승미 엮음 |
불만의 도시 한상조는 고학으로 대학을 졸업하지만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 그는 우연히 대기업 사장 김강연과 알게 되고 승승장구한다. 한상조는 평소 재벌을 미워했지만 이제 그 재벌의 오른팔이 된다. 민주화와 근대화, 필요악에 대해 말한다. 유현종 지음, 노희준 엮음 |
자유부인 교수의 부인이 가정에서 벗어나 자유를 즐기다 탈선의 길로 빠진다는 내용이다. 파격적인 설정에 전례 없는 사회적인 관심을 받으며 외설 시비에 오르고, 북괴의 사주로 쓴 이적 소설이라는 혹평을 받는다. 이런 스캔들 탓에 보수적인 주제 의식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보수적인 가치관을 옹호하는 주제를 담고 있다. 정비석 지음, 추선진 엮음 |
천변풍경 모더니즘과 리얼리즘 기법이 최고조로 발휘된 박태원의 대표작이다. 1930년대 서울 청계천 주변 이야기다. ‘천변’을 중심으로 그곳에 사는 인물들의 복잡다기한 생활상을 그린다. 식민지 도시 경성을 살아가는 조선인들의 삶의 생태와 도시의 음영을 총체적으로 보여 준다. 박태원 지음, 김종회 엮음 |
상록수 1935년 ≪동아일보≫의 창간 15주년 기념 현상 소설 공모전에 당선된 장편소설이다. 영웅적 인물이 현실을 타개한다는 점이 고전소설로 퇴보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서술 기법, 박동혁과 채영신의 낭만적 사랑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대중적 성공을 거뒀다. 심훈 지음, 박연옥 엮음 |
2969호 | 2018년 7월 31일 발행
중공군 50만 명에 해당하는 조국의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