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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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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신간 8. 1277년 아리스토텔레스는 죄인이 되었다.

홍성욱, 김영식이 옮긴 에드워드 그랜트 (Edward Grant)의 ≪중세의 과학 (Physical Science in the Middle Ages)≫

과학과 종교의 제로섬 게임
세계는 영원한가? 물질은 정신으로부터 독립인가? 자연은 규칙인가? 규칙은 불변인가? 영혼은 어떻게 되는가? 죽으면 사라지는가? 만일 그렇다면 신이 설 곳은 없다.

실제로 만약 유죄 선고가 뒤앙이 믿었던 바대로 아리스토텔레스 과학에 대한 과격한 반응을 일으키는 데 효과적이었다면, 왜 중세 아리스토텔레스 과학은 14세기와 15세기에 더 급격히 변하거나 또는 전복되지 않았는가? 왜 그것의 완전한 부정이 16세기 말과 17세기 초까지 늦추어졌는가?
≪중세의 과학≫, 에드워드 그랜트 지음, 홍성욱·김영식 옮김, 74쪽

유죄 선고란 무엇을 이르는 것인가?
신학자들이 아리스토텔레스 과학에 내린 선고다. 1277년의 일이다.

아리스토텔레스 과학의 죄는 무엇이었는가?
자연철학에 관한 저서에 기독교 신앙과 교리에 위배하는 내용이 실렸다고 보았다.

무엇을 위배했는가?
세계의 영원성에 대한 믿음은 신의 창조 활동을 부정했다. 우연적 속성이 물질과 별도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결론은 성체 성사 과정과 상반되었다. 자연의 과정이 규칙적이고 불변이라는 결론은 기적을 배제했다. 영혼은 육신이 죽으면 사라진다는 명제 또한 기독교의 영혼 불멸설을 부정했다.

유죄 선고로 아리스토텔레스 과학이 받은 타격은 무엇인가?
피에르 뒤앙(Pierre Duhem)은 신학자들의 금지령 때문에 반 아리스토텔레스 과학의 조류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 결과 과학 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고 그것이 근대 과학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성의 표현과 탐구의 자유를 금지한 종교 재판이 오히려 근대 과학을 탄생시켰다는 말인가?
뒤앙은 그렇게 생각한다. 17세기에 갈릴레오가 이끈 과학 혁명도 신학이 아리스토텔레스 과학을 금지한 역사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다.

중세 과학에 대한 정론인가?
그렇지 않다. 알렉상드르 코이레(Alexandre Koyré)의 의견은 뒤앙과 다르다. 그는 유죄 선고가 아리스토텔레스 과학의 짜임새에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고 본다. 아직 확실한 결론은 없다.

중세 과학과 17세기 혁명기의 과학은 전혀 다른 것인가?
완전히 같지 않지만 비슷한 점도 많았다. 14세기에 물체의 운동과 관련해서 과학 혁명기 초기와 거의 흡사한 논의가 나타났을 정도였다. 중세의 자연철학자들은 천문학, 광학, 연금술 등의 분야에서 고대 그리스 과학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중세에 과학적 업적을 이룬 주역은 누구인가?
11~12세기 유럽 각국의 도시에 세워지기 시작한 대학의 학자들이었다.

대학의 학자들이 연구한 텍스트는 무엇인가?
고대 그리스의 원전이었다. 이슬람을 통해서 아랍어로 번역되었던 그리스 원전이 유럽 대학에 유입되었다. 이 그리스 과학과 철학은 대학 커리큘럼의 기초가 되었다.

그리스 책이 왜 이슬람을 거쳐 전달되었는가?
실용 지식을 중시하던 로마인들이 그리스를 정복했고 유럽에서 그리스 자연철학의 유산이 점차 사라졌다. 그리스 과학은 아랍으로 건너가 이슬람 학자들에 의해 계승, 발전되었다. 그러다 이슬람 왕국도 전쟁을 거듭해 쇠퇴했고 과학에 대한 지원도 안정적이지 못하게 되었다. 바로 이 무렵부터 이슬람에서 보존되고 더욱 정교해진 그리스 과학이 유럽으로 들어왔다.

이 책이 설명하는 중세 과학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중세에 이미 근대 역학의 결론과 놀랄 만치 흡사한 물리학이 있었다는 것이다. 중세 물리학의 내적 저항 개념을 사용하면 밀도가 같은 두 물체는 무게에 관계없이 같은 속도로 낙하하게 되며, 중세 임페투스 역학에 따르면 임페투스가 소진된 물체는 일정한 속도로 계속 운동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기하학을 사용해 운동을 분석했으며, 자연스럽게 가속한 운동의 경우 진행한 거리는 시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중세 과학자들의 한계는 무엇인가?
자연에 존재하는 물체의 운동 그 자체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철학적인 지적 훈련의 연장으로 논의를 해 나갔다. 또 아리스토텔레스 자연철학의 문제를 그의 체계 속에서 해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것이 왜 한계인가?
자연 현상의 인과 관계를 찾아내서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을 구제하는’ 단계에 만족했기 때문이다. 자연과 과학을 보는 관점에서 중세 자연철학자들은 자연의 실재를 수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던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와 무척 달랐다. 이런 점에서 보면 중세 과학은 과학 혁명으로 이어졌다고 보기 힘든 셈이다.

과학이 아니라 철학이나 종교를 추구했다는 말인가?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종교의 세계관을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추론은 이미 신의 뜻의 이해라는 결론을 향해 달릴 수밖에 없었다.

중세는 암흑기라는 기존의 명제로 되돌아가는가?
1990년대 이후 저자 그랜트는 그럼에도 중세 과학이 지적 탐구에 핵심적인 전통을 출범시켰다고 평가했다. 합리적 질문을 던지고 이성을 강조하고 자연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용인했으며, 새로운 과학 용어를 만들어 사용한 것이 그런 증거다. 이 책에도 그런 중세의 업적이 드러나 있다.

과학사 연구에서 이 책의 가치는 무엇인가?
1960~1970년대 들어 과학사가 전문화되기 전까지는 중세 과학에 대한 균형 잡힌 역사가 서술되지 못했다. 과학 혁명과의 연속성만이 부각되거나 반대로 단절만이 지나치게 드러났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초기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기존 연구를 종합한 중세 과학의 훌륭한 입문서다. 중요한 사건과 특징에 대한 해석은 독창적이며 포괄적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홍성욱이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겸임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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