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북스닷컴
인티는 오늘의 지성인을 위한 북레터입니다
Show Navigation Hide Navigation
  • 컴북스
  • 지만지
  • 학이시습
  • 지공
  • 기획시리즈
홈 / 러시아문학 / 지하생활자의 수기

지하생활자의 수기

z20141104-s
사람은 왜 이럴까?
러시아 문학 5-1. 김정아가 뽑아 옮긴 도스토옙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의 ≪지하생활자의 수기(Записки из подполья) 천줄읽기≫

거의 모든 인간의 길

뭐가 이익인지 뻔히 알면서도 그것을 옆으로 제쳐 놓는다.
그러고는 위험과 요행을 찾아 다른 길로 뛰어든다.
지금까지 수백만 개의 인생이 이런 길을 걸었다.
왜 이럴까?

“2×2=4라는 것은 이미 삶이 아니라, 여러분, 그것은 죽음의 시작이다. 적어도 인간은 항상 왠지는 모르지만 2×2=4를 두려워해 왔고, 나도 지금은 그것이 두렵다. 실로 인간은 2×2=4를 발견하기 위해 대양을 건너기도 하고 삶을 희생하기도 하지만, 정말로 그것을 찾아내는 것, 발견해 내는 것은 어쩐지 두려워한다. 일단 그걸 발견하게 되면, 이미 그땐 아무것도 찾을 거리가 없다는 것을 직감하기 때문이다.”
≪지하생활자의 수기 천줄읽기≫,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정아 옮김, 87쪽

2×2=4가 가리키는 것이 뭔가?
인류의 조화를 가져올 수 있는 보편 공식, 인간 행위를 규정하는 보편적 원리, 세계 조화의 위대한 원리다. 1863년 발표된 체르니솁스키의 소설 ≪무엇을 할 것인가?≫에 나온다.

체르니솁스키는 누구인가?
1860년대 러시아 젊은 지성인들이 열렬히 숭배한 허무주의적 유물론자다. 그는 인간 심리, 도덕, 사회적 행동의 제반 문제에 수학적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믿었다. 2×2=4, 2×3=6, 2×4=8인 것처럼, 인간의 제반 행동에 대한 해답도 이성적 이기주의가 제시하는 이익 공식에 따라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는 어떤 내용의 책인가?
베라 파블로브나라는 젊고 똑똑한 중산층 여자가 지식인 로푸호프와 키르사노프를 만나 지적, 사회적, 혁명적으로 성숙해 가는 성장 소설이다. 대중에게 유토피아의 청사진을 보여 주고 실현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또 그 ‘무엇’이란 단기 목표를 어떻게 하면 성취할 수 있을 것인가를 등장인물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런 주장이 대중의 동의를 얻었나?
대중은 열광했다. 젊은이들, 혁명가들은 작품 속 주인공들의 행동을 그대로 모방했다. 레닌은 “체르니솁스키의 소설은 나를 완전히 압도했다…. 이 책은 당신의 전 생애를 내걸어도 좋을 만한 훌륭한 소설이다”라고 극찬했다.

이 책에 대한 도스토옙스키의 생각은 무엇이었나?
그는 두려움을 느꼈다. 이 책이 제시한 사회주의적 이상 국가는 인간의 본성을 무시하고 인간성 박탈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인간성 박탈이란?
인간은 산수가 아니다. 모든 인간을 2×2=4처럼 하나의 공식으로 정의하고 그 공식에 따라 행동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지상 낙원이 아니라 가축화, 노예화 상태다. 도스토옙스키는 이 순진한 이데올로기의 위험을 알려야 할 의무를 느꼈다.

의무를 수행했나?
그렇다.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썼다. ≪무엇을 할 것인가?≫에 나온 주요 단어, 텍스트, 내용, 표현, 사건을 차용해 작품 속에서 왜곡하고 패러디했다.

≪지하생활자의 수기≫는 어떤 작품인가?
화자인 지하생활자가 수다스럽게 자신의 견해를 늘어놓는 1부, 그리고 그 견해를 뒷받침하는 한 창녀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2부로 구성된다.

자신의 견해란?
인간은 누구나 마음속 깊은 곳에 추한 것들로 가득 찬 지하실을 가지고 있고, 논리나 이성, 자연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바로 이 설명할 수 없는 자유로움이 인간의 본성이며 특징이라는 생각이다.

지하생활자가 말하는 인간의 특징은?
“인간이란 언제 어디서나 그가 누구든 간에 예외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기를 좋아했지, 결코 이성이나 이익이 명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았다. 심지어 때로는 원하는 것이라면 인간은 자기 자신의 이익에 역행하는 일도 할 수 있고, 이따금씩은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행동 동기는 뭔가?
“자기 자신의 자유분방한 의지, 심한 변덕, 이따금씩 미쳐 버릴 만큼 짜증스러운 것일지라도 자기 자신의 환상, 이 모든 것”, “즉 어떤 분류에도 속하지 않고 전 체계와 전 이론을 끊임없이 파괴하는 이익 중의 이익”을 추구한다.

주장의 증거가 있나?
“사람들은 뻔히 알면서도, 즉 자신의 진정한 이익이 뭔지 아주 잘 이해하면서도 그것을 옆으로 제쳐 놓고 위험과 요행을 찾아 다른 길로 뛰어 들어갔음을 증명해 주는 수백만 개의 사실들”이다.

위험과 요행을 찾는 이유는?
“그들은 누구한테서도, 또 무엇으로부터도 강요를 당해 그렇게 한 것이 아니고, 그야말로 지정된 길을 가는 것이 싫다는 이유만으로 어둠 속에서 손으로 더듬듯 찾아가며, 힘들고 불합리한 다른 길을 고집스럽게 제멋대로 개척해 왔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들에게는 이 고집과 제멋대로가 어떠한 이익보다도 더 유쾌했다는 소리가 아닐까?”

체르니솁스키와 도스토옙스키는 어디서부터 갈라진 것인가?
인간관이다. 체르니솁스키는 인간 본성이 원래 선하며, 사람이 악행을 저지르는 것은 사회 체계와 환경 탓이라고 여겼다. 도스토옙스키는 수감과 유형 생활을 겪으며 인간 본성의 어둡고 적나라한 야만적인 면을 보았다. 이런 ‘본성적인 선’을 믿을 수 없었다.

이 책 ≪지하생활자의 수기≫에는 무엇이 있는가?
지하생활자가 구체화하고 있는 고독, 자유, 선택, 고통, 노예화, 정체성, 구원으로서의 사랑의 문제, 이 모든 테마는 한 시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해 늘 현대적이고, 늘 보편적으로 남아 있는 인간의 주제다.

다음호 계속



책 보러가기

※ 이 글에 포함된 이미지 사용에 저작권상 문제가 있다면 연락주십시오. 확인 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Facebookgoogle_plus


뒤로 : 지하생활자의 수기 천줄읽기 앞으로 : 봄 물결 천줄읽기


 
-->
인티란?
인티 신청

인티 분류

  • 미분류 (1)
  • 인티전체 (3,333)
    • 01 마케팅 (263)
      • SNS (19)
      • 광고 (80)
      • 마케팅 이론 (24)
      • 모바일 (16)
      • 브랜드 (22)
      • 인터넷 (31)
      • 프로모션과 이벤트 (27)
      • 홍보 (54)
    • 02 문학 (1,030)
      • 독일문학 (70)
      • 러시아문학 (85)
      • 스페인 포르투갈 중남미문학 (32)
      • 아시아문학 (13)
      • 아프리카문학 (7)
      • 영국과 미국문학 (76)
      • 유럽문학 (47)
      • 일본문학 (41)
      • 중국 홍콩 대만문학 (126)
      • 프랑스와 퀘벡문학 (81)
      • 한국고전문학 (89)
      • 한국근현대문학 (277)
      • 희곡 (136)
    • 03 미디어 (354)
      • 뉴미디어 (58)
      • 미디어이론 (74)
      • 방송 (95)
      • 저널리즘 (109)
      • 출판 (13)
    • 04 사회과학 (176)
      • 경제와 경영 (56)
      • 법 (30)
      • 사회학 (44)
      • 연구방법론 (22)
      • 정치 (24)
    • 05 역사 (34)
      • 동양사 (19)
      • 서양사 (13)
    • 06 예술 (236)
      • 디자인 (11)
      •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32)
      • 문화콘텐츠와 스토리텔링 (51)
      • 미술 (4)
      • 사진 (3)
      • 연극 (25)
      • 영상 (14)
      • 영화 (105)
      • 음악 (6)
    • 07 인문과학 (151)
      • 교육 (67)
      • 군사 (5)
      • 심리 (10)
      • 언어 (24)
      • 인류 (17)
      • 종교 (27)
      • 지리 (3)
    • 08 자연과학 (33)
      • 물리 (6)
      • 생물 (13)
      • 수학 (1)
      • 천문 (2)
    • 09 철학 (94)
      • 동양철학 (22)
      • 서양철학 (70)
    • 10 커뮤니케이션 (140)
      • 글쓰기 (14)
      • 말하기 (23)
      • 커뮤니케이션 이론 (61)
      • 프레젠테이션 (9)
    • 11 주말판 (204)
    • 12 교재 (67)
      • 2학기 교재 가이드 (8)
      • 강의 고민 해결사 (5)
      • 경쟁하는 교재들 (6)
      • 내 강의엔 이 교재가 좋았다 (12)
      • 대학가 인기 텍스트 탐방 (20)
    • 13 기획물 (628)
      • 2012년, 왜 이 책이었나? (7)
      • 2013년 내게 아주 특별했던 한 해 (4)
      • 2학기에 꼭 권하는 책 (9)
      • 416 커뮤니케이션 (11)
      • 가을에 읽는 책 (10)
      • 가족극장 (5)
      • 내가 홍보수석이라면 (5)
      • 독립 만세 (10)
      • 미리 만나는 봄 (5)
      • 북으로 간 문학 (37)
      • 선택 2012, 커뮤니케이션이… (13)
      • 설을 맞는 마음 (9)
      • 영화를 바꾼 영화 (13)
      •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읽기 (4)
      • 욕망의 온도 (5)
      • 우화한 세계 (5)
      • 이해총서 (240)
      • 인터넷 쟁점 (11)
      • 인텔리겐치아 (5)
      • 저자와 출판사 (10)
      • 중국 홍콩 대만 근현대문학 특선 (6)
      • 지만지 1000종 기념 지식 여행 (10)
      • 지만지가 발굴 소개한 초판본 (15)
      • 지만지와 겨울 여행 (15)
      • 지만지와 함께 떠나는 유럽 여행 (12)
      • 창조경제를 묻는다 (12)
      • 추석 특집 (16)
      • 커뮤니케이션 연구 현장 (11)
      •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프런티어 (9)
      • 컴북스 올여름 독서 계획 (14)
      • 컴북스가 만드는 학술지 (12)
      • 피서지에서 만난 책 (6)
      • 한국동화 100년 (56)
      • 한글날 특집 (6)
      • 현장 이슈 (17)
  • 전체 (14)
  • 희곡 (32)

 

회사소개   알리는말씀   이용약관  유료서비스이용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회사약도   페이스북컴북스   페이스북지만지
커뮤니케이션북스(주) 02880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5-11 commbooks@commbooks.com 02.7474.001 02.736.5047
대표이사 박영률 사업자등록번호 105-87-11972 통신판매업신고 제2009-서울마포-00105호 Copyright ⓒ CommunicationBooks, Inc. All Rights Reserved.
커뮤니케이션북스 홈사이트는 인터넷익스플로러9 이상, 크롬, 파이어폭스를 권장합니다.

툴바로 바로가기
    • 컴북스가기
    • 주제로찾기
      • PR
      • 광고
      • 뉴미디어
      • 마케팅커뮤니케이션
      • 문화콘텐츠
      • 미디어산업과정책
      • 미디어론
      • 방송/영상
      • 스피치와작문
      • 영화
      • 저널리즘
      • 정기간행물
      • 커뮤니케이션학
      • 한국어
    • 컴북스는?
    • 지만지가기
    • 주제로찾기
    •    지구촌고전
      • 문학
      • 사회
      • 역사
      • 예술
      • 인문
      • 자연
      • 철학
    •    한국문학
      • 동시
      • 동화
      • 문학평론
      • 수필
      • 소설
      • 시
      • 육필시
      • 첫시집
      • 희곡
    •    기타
    • 상세주제로보기
    • 청소년특선
      • 청년고전247(모바일)
      • 청년고전247(PC)
    • 태그
    • 지만지는?
    • 학이시습가기
    • 주제로찾기
    •    HRD
    •    공교육개혁과대안
    •    교수학습방법
    •    문해학습과실천
    •    이론&역사연구
    •    일상에서배우기
    •    진로설계학습
    • 외국인을위한한국어읽기
    • 학이시습은?
    • 지식공작소
    •    경제/경영
    •    달리기/마라톤
    •    인문교양
    •    자기계발
    •    자서전/회고록
    •    지식공작소는?
    • 노마
    •    노마는?
    • 기획시리즈
    • 오디오북
      •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 100인의 배우, 세계 문학을 읽다
      • 길용우가 읽는 박태원 삼국지
      • 법정스님 108법문 (상)
      • 베개 타고 떠나는 이야기 여행
      • 빨강머리 앤 1권 초록지붕 집 이야기
      • 빨강머리 앤 2권 에이번리 이야기
      • 빨강머리 앤 3권 레드먼드 이야기
      • 셰익스피어 4대 비극
      • 세계 환상문학 걸작선
      •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 한국동화 문학선집
      •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읽기
      • 지만지 한국희곡 선집
    • 로그인
    • 회원가입
    • 문의
    • 출간문의
    • FAQ
    • 자료실
    • 컴북스닷컴
    •    저자
    •    철학
    •    혁신
    •    편집
    •    디자인
    • 튜토리얼영상
    •    열람서비스
    •    컴북스캐시충전
    •    리딩패킷
    • 도서관의친구
    • 도서관을위한강연
    • 도서관을위한도서목록
    • 사서를위한FA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