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344호 | 2014년 12월 5일 발행
낙타와 사자, 어린이가 되는 니체
강영계가 옮긴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 Nietzsche)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 천줄읽기≫
진정한 자유정신
낙타의 복종과 고행을 벗어나 사자의 자유를 얻지만 아직은 허무에 불과하다.
아직 새로운 가치는 없다.
아이는 순결과 망각으로 지금 여기의 삶을 긍정한다.
이제 인간은 진정한 자유정신이 된다.
“어떻게 정신은 낙타가 되고 낙타는 사자가 되며 사자는 마침내 아이가 되는지, 나는 정신의 세 단계 변화를 그대들에게 말하고자 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강영계 옮김, 27쪽
“나”가 누군가?
차라투스트라다. 예언가요, 시인이다. 10년간의 명상 생활을 끝내고 인간 세계로 내려와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새로운 복음을 전한다.
조로아스터교를 창시한 자라투스트라와는 다른 인물인가?
그의 독일식 이름이다. 이 이름을 사용한 까닭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록이 없다.
기록은 없어도 해석은 있을 것 아닌가?
자라투스트라는 도덕주의자의 전형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그런 수준에 도달하는 과정은 기존의 도덕의 극복, 그리고 새로운 도덕의 긍정이었다. 날 때부터 도덕주의자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니체는 그의 이름을 사용했을 것이라 추측한다.
그가 말하는 낙타, 사자, 아이란 무슨 의미인가?
인간 정신 변화의 3단계에 대한 비유다. 차라투스트라는 인간 정신의 발달을 낙타, 사자, 아이라는 3단계로 구분했다.
인간 정신이 낙타에서 시작되는가?
낙타는 더 많은 짐을 지기 위해 무릎을 꿇는다. 그러고는 묵묵히 사막을 건넌다. 낙타의 정신을 가진 인간도 마찬가지다.
낙타의 정신이란?
복종과 고행이다. 자신의 주인인 용의 말, 곧 “마땅히 해야만 한다”는 정언명령에 복종하는 노예 정신일 뿐이다. 어떤 성찰도 없이 타인의 명령, 전통 가치의 규범을 따르며 살아간다.
낙타가 어떻게 사자가 되나?
불평하거나 대들지 않지만 마음속에는 르상티망, 곧 원한이라는 감정이 쌓인다. 정신은 무조건적 복종을 요구하는 권위의 정당성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이제 정신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려 한다. 이때 낙타는 사자가 된다.
사자는 무얼 하는가?
“나는 하고자 한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주인인 용에 맞선다. 전통 가치를 부정하고 자유를 쟁취한다.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살아간다.
자유를 쟁취한 사자가 아이가 되는 이유는 뭔가?
그가 얻은 자유는 진정한 자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자의 자유는 전통 가치의 구속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그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지 못했고 가치의 부재로 허무감에 사로잡혀 있다.
아이의 정신은 무엇인가?
“아이는 순결이요, 망각이며 새 출발이고 유희이며 스스로 돌아가는 바퀴요, 최초의 운동이며 신성한 긍정이다.” 아이는 과거와 이 세상에 대한 구속도 원한도 없다. 자신의 세계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지금 여기’의 삶을 긍정한다. 진정한 자유정신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어떤 책인가?
신의 죽음, 힘에의 의지, 위버멘슈, 영원회귀 등 니체의 핵심 사상으로 꼽히는 개념이 종합된 책이다. 그러나 알프레트 보임러는 “니체를 이해하는 사람은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지만, 이 책만 읽고는 니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전에서 얼마나 뽑아 옮겼나?
이 책의 핵심 사상을 중심으로 약 3분의 1을 옮겼다.
당신은 누구인가?
강영계다. 건국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