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의시고
그대가 편안히 수양하는 곳은
마음 멀고 시간은 더디 가는 곳.
길은 그윽이 난초 섬돌까지 이어지고
문 앞에는 굽은 호수가 펼쳐져 있지.
약초 달이면서 무료함을 떨치고
차 맛보면서 졸음을 쫓는다오.
그 옛날 산수에 묻혀 살자는 약속
가을이라야 지킬 수 있으리.
지식을만드는지식 시선집 <<초의시고>>의 <도촌 선생이 율시 한 수를 보내왔기에 차운해서 화답하다>에서, 2011
차로 유명해진 초의선사의 세상 이름은 장의순이다. 승려지만 다산에게 유학과 시문을 배워 능했다. 윤치영은 그의 시가 “아름다운 능소화와도 같았다”고 했다. 그 향기가 여름 차 맛과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