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한국에서 ‘전후(前後)’는 언제부터 그리고 언제까지를 지칭하는 말일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전후’라고 부를 수는 없을까요? 폭격을 맞아 골격만 남은 건물, 잔해가 뒹구는 도로 같은 황폐한 도시의 이미지는 오늘날까지도 반복적으로 소환되며 국민적 경관(National Landscape)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후 문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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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토의 시 ≪구상 시선≫
불에 타서 검게 그을린 땅, ‘초토’는 시인 구상에게 한반도의 현실을 웅변하는 폐허적 공간 그 자체를 함의합니다. <초토의 시> 연작 시편은 분단과 전쟁이 남긴 폐허를 명징한 시선으로 포착합니다. 그의 시에는 혼혈아, 기지촌 여성, 상이군인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내며 전쟁의 참화로 쑥대밭이 된 폐허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구상 지음, 오태호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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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촌의 그늘 ≪송병수 단편집≫
송병수의 소설은 전후 급박한 환경 속에서 성장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그의 대표작 <쑈리 킴>은 미군기지 근처의 옛 중공군 참호에서 매춘을 알선하며 살아가는 전쟁고아 ‘쑈리 킴’의 삶을 통해 전후의 참혹한 현실을 밀도 있게 그려냅니다. 송병수가 그리는 인물들은 전쟁이 가져온 황폐를 몸으로 감내하며 살아갑니다.
송병수 지음, 조윤정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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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의식 ≪고석규 시선≫
1950년대 전후 시단은 전쟁의 참혹성과 그로 인한 상실감이 지배했습니다. 부정, 소외, 단절, 퇴폐, 절망 등의 자기 방기적 세계는 일종의 허무주의라는 전형을 이루었습니다. 고석규의 시는 이와 같은 1950년대의 정신사적 흐름 속에서 폐허와 상실의 정서를 육화를 통한 리얼리티로 승화시키고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고석규 지음, 하상일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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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의 잉여지대 ≪원형의 전설≫
전쟁과 그로 인한 분단은 의식의 황폐를 야기했습니다. 전후 이어진 냉전 구도 속에서 ‘자유’, ‘평등’의 이념은 남북한 각국에서 국가 권력을 유지하고 국민 · 인민을 창출하는 이분법적 개념으로 분절됐습니다. ≪원형의 전설≫은 이러한 현실을 비판적으로 그려내며 당대를 살아갔던 이들이 경험해야 했던 주체의 분열 양상을 포착합니다.
장용학 지음, 홍용희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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