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커뮤니케이션, 비서구적 관점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프런티어 1 : ≪인간 커뮤니케이션, 비서구적 관점≫
인간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독립 선언
하와이대학교 김민선의 책은 도발적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인생의 절반씩을 보낸
이중문화적 삶에서 얻은 독특한 통찰력으로
특정한 문화에서 소통하는 자아의 의미를 탐구하고
마침내 인간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탈서구화를 선언한다.
그의 다차원적, 다문화적 연구와 해석에 힘입어
21세기 인간 커뮤니케이션 현상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이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프런티어에 있다고 보는 이유는?
인간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방향은 서구적 관점으로 편향돼 있다. 이 책은 서구 중심의 이론을 반박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서구적 관점이 왜 문제인가?
서구인들을 대상으로 한 개인주의적 관점의 연구다. 다양한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자면?
서구에서는 ‘침묵’하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본다. 동양적 관점에서는 ‘침묵’도 커뮤니케이션의 한 방법이고, 이것이 필요한 상황도 있다고 본다.
그럼 비서구적 관점이란?
동양적 관점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로 문화를 나눴을 때 이 책에서 말하는 비서구적 관점은 집단주의 문화다.
이런 관점이 등장한 배경은 무엇인가?
비서구 연구자들이 기존의 서구 중심 연구 결과가 다른 문화권에 온전히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것이다.
무엇을 해결할 수 있나?
비서구 문화에서의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서구 사회에 편향된 인간 커뮤니케이션 연구 분야에 균형을 찾을 수 있다.
이론적 근거는 있는가?
1991년 마커스와 기타야마(Markus & Kitayama)는 자아의 개념을 상호 의존성 자아(비서구 문화)와 독립적 자아(서구 문화)로 구분해 문화가 커뮤니케이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사용했다. 이들의 논의를 바탕으로 저자는 ‘자아’에 초점을 맞춰 상호 의존적 자아와 독립적 자아를 가진 각 사람들의 행동 차이, 인지 차이를 설명한다.
학계의 반응은?
우리는 문화적 차원에서 당연하게 개인적 사회와 집단적 사회 또는 고맥락과 저맥락 사회로 동서양을 구분해 왔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개인이 어떤 자아 개념을 갖는지에 따라 인지, 태도, 행동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에 따라 후속 실증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앞으로 어떤 연구가 필요한가?
커뮤니케이션 학계가 너무 미디어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미디어는 수단일 뿐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주체인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행위에 대해서는 연구가 별로 없다.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 가장 근본적인 주제는 커뮤니케이션 주체에 관한 것이다.
어떻게 연구되어야 하나?
다양한 시각, 다양한 맥락에서 다양한 주제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중문화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서구적 관점이 틀릴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항상 가지고 그것을 실증적으로 검증해 봐야 한다. 그러면 비서구적 관점의 이론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문화적 차이에 대한 감수성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독자에게 무엇을 줄 수 있나?
커뮤니케이션 전공자들 특히 인간 커뮤니케이션 전공자에게는 필독서다.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인간 커뮤니케이션 이론 수업에서 사용한다면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저자는 왜 이 책을 썼나?
하와이대학교 스피치학과 교수다. 한국인으로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학생들에게 일반적으로 가르치는 이론들을 납득할 수 없는 경험을 했다. 그래서 서구적 관점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을 것이다.
번역하게 된 동기는?
미국에서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수업을 들으면서 이 책을 접했다. 서구적 관점 연구의 한계에 대해 지적하면서 비판적으로 분석돼 있어 좋은 책이라 생각했다. 추후 한국적 인간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번역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범기수다.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다. 문화적 차이에 따른 인간 커뮤니케이션 현상에 대해 계속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