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은유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새로운 질문 태도
언론학회 기획연구 2. 김세은·김수미·김용찬·김희정·마정미·박태순·서명준·심영섭·이준웅·이영주·이희은·주재원·최영·황인성·홍성일이 쓴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은유들>>
커뮤니케이션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묻는 것이 문제다. 인간의 모든 활동을 매개하는 언어와 행동, 의도와 결과, 밤과 낮의 차이를 어떻게 한 마디로 답하겠는가? 개념과 모형을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러나 개념과 모형은 또 무엇인가? 그래서 예수는 비유로만 말했다.
은유는 개념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은유들>>, 2쪽.
은유를 뭐라고 정의하나?
단순한 언어 표현 방법이 아니다. 은유는 개념을 형성하고 이용하는 사고의 방식 중 하나다.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당신 생각인가?
은유에 대한 현대 표준 이론을 제시한 레이콥과 존슨의 <<삶으로서 은유>>의 정의를 따른 것이다.
은유가 어떻게 개념을 형성하는가?
은유는 세계에 대한 이해와 개념의 형성을 지향한다. 개념은 이론적 인식을 지향한다. 은유의 일부가 이론적 논의의 범위 내에서 개념이 될 수가 있다. 모든 개념이 은유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좌, 우, 위, 아래와 같은 지시 용어나 동일성, 이질성, 양, 질 등과 같은 범주 개념이 그렇다. 일상 용어에는 은유이면서 동시에 개념인 것이 많다. 은유와 개념을 구분하는 것은 이해와 설명을 구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묘하지만, 동시에 매우 중요하다.
은유와 커뮤니케이션학은 어떤 관계인가?
소통에 대한 은유적 접근은 전통적 이론 모형에 대한 환기와 그에 대한 접근과 대화, 그리고 그것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이해를 돕는다. 새로운 은유는 오래된 이론 모형 때문에 의미를 획득하고 또 성공적으로 이용된다. 우리 학문의 전통은 사회과학의 다른 분야에 비해 약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 학문의 연구자들이 활발하게 소통에 대한 은유들을 만들어 냄으로써 전통을 환기시키고 또한 새로운 논의를 촉발할 수 있다.
우리 학문이란 뭘 말하는 것인가?
커뮤니케이션학을 말한다.
은유가 전통 이론 모형을 환기시킨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현실을 단순하게 인식하는 모든 도식적 구성물은 다 모형이 된다. 이론 모형은 복잡한 현실을 기술하고 설명하고 예측하기 위해 만든 도구적 구성물이다. 은유가 그대로 모형이 된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언어는 도관이며 의미는 용기에 담긴 내용물이라는 은유가 있다. 이것은 그 자체로 커뮤니케이션 모형이 됐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은유적 접근이란 뭘 말하나?
커뮤니케이션을 문제적 현상으로 보고 그것을 ‘다른 무엇으로 봄으로써’ 새로운 이해와 개념화를 돕는 접근 방법이다.
은유적 접근은 기존 모형과 어떤 관계에 있는가?
은유와 모형은 상보적이다. 은유 가운데 어떤 것은 그대로 모형이 될 것이고 어떤 것은 그저 그런 채로 잊혀진다. 모형 중에도 어떤 것은 후대 학자들이 활용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지만 어떤 것은 버려진다.
이 책,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은유들>>의 기획 의도는 무엇인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활기찬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고, 커뮤니케이션학 전통에 대한 ‘문제화’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은유의 선별 기준은 무엇인가?
우리 학계 유수의 연구자들이 자발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2014년 봄철 한국언론학회에서 집필자들이 라운드테이블을 가지고 의견을 나누어 정련하기도 했다.
이들 은유가 우리 커뮤니케이션학 연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이 책에 많은 은유를 제시했다. 모두 흥미로우면서 도움이 되는 은유라고 생각한다. 은유는 ‘사태에 대한 질문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소통에 대한 새로운 은유는 즉각 소통에 대한 질문이 된다. 성공적인 은유는 연구자들이 소통 현상에 새롭게 접근하며, 질문을 유추하고, 답변에 참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준웅이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