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와 빅데이터의 정치경제학
그러나 이 책은 기존 서적이 다루지 않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중요성을 언급함으로써 관련 논의를 다채롭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기술연구, 사회학, 문화연구, 정치경제학 등을 기반으로 범학제간 연구를 수행했다. 저자는 비판적 논의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관례적인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한다.
‘왜 클라우드 컴퓨팅인가’, ≪클라우드와 빅데이터의 정치경제학≫, 6~7쪽.
여기서 관례적 사고란 무엇을 가리키는가?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술 편익 측면에서만 생각하는 태도다.
기술 편익이란?
우리 일상과 노동을 어떻게 편리하게 만드는가를 묻는다. 기술 긍정 효과에 집중하면서 장밋빛 전망을 그린다.
얼마나 황홀한 것인가?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광고를 보라. “아이클라우드가 있으면, 여러분은 어떤 디바이스에서 구입한 노래를 다른 모든 디바이스를 통해 동시에 들을 수 있습니다. 이 디바이스로 사진을 찍어도, 다른 디바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곳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다른 장소로 옮겨간 후에도 그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지금 여기서 저장된 이 순간을 다른 곳에서 계속 이어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클라우드만 있다면, 모든 일은 무선 인터넷을 통해 즉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여러분이 원하는 바로 그곳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애플은 뭘 약속하는가?
불완전한 일상에서 벗어나 완벽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아이비엠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광고도 별로 다르지 않다.
과장인가?
과장이지만 무시할 순 없다. 기업뿐만 아니라 세계경제포럼이나 각종 연구소의 보고서, 관련 저널이나 웹사이트의 기사도 비슷한 미래를 그리기 때문이다. 기술신비주의는 뿌리가 깊고 전파력이 강하다.
기술신비주의란?
새로운 기술이 인류를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말한다.
근거 없는 믿음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는가?
전신이 세계 평화 공존을 가능케 할 것, 텔레비전이 대중을 교육시킬 것, 인터넷이 인류를 하나로 묶을 것 같은 주장이다. 현실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
클라우드도 그런가?
지금 따질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어두운 면을 무시할 수 없다.
그림자는 어디 있는가?
전력 부족, 환경오염, 데이터 보안, 고용 문제를 생각해 보라.
전기가 모자라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24시간 운영하려면 엄청난 전력이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워싱턴주 퀸시 마을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한 후 마을 주민과 갈등한 이유가 바로 전력 문제였다.
환경은 더 좋아지지 않을까?
클라우드 장비에서 발생하는 e폐기물의 규모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 과열 방지를 위해 소요되는 각종 에너지원은 환경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
보안에서는 어떤 문제가 예상되는가?
프라이버시에 대한 위협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데이터 해킹과 도난의 가능성, 기업이나 국가가 개인 데이터를 전용하는 감시 자본주의, 감시 국가 현상도 고려해야 한다.
클라우드의 그림자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근거 없는 믿음을 버리고 관점의 균형을 찾으라는 것이다. 기술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관련 의제가 공론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우리는 클라우드에 뭘 물어야 하는가?
누가 클라우드 시스템 유지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 누가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제할 것인가? 클라우드 시스템은 얼마나 사적인 속성을 갖는가? 클라우드 시스템이 환경과 에너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클라우드 시스템은 어떤 가치를 구현할 것인가?
이 책, ≪클라우드와 빅데이터의 정치경제학≫은 무엇을 말하는 책인가?
클라우드 컴퓨팅의 역사를 폭넓게 분석한다. 기술에 대한 맹목적 기대와 과도한 비판, 이 둘의 폐단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접근방법이다. 그리고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세밀하게 분석한다. 기술낙관론에서 벗어나 관점의 균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백영민이다.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다.
2707호 | 2015년 8월 3일 발행
기술, 편리하면 의심하라
빈센트 모스코(Vincent Mosco)가 쓰고 백영민이 옮긴 ≪클라우드와 빅데이터의 정치경제학(To the Cloud: Big Dada in a Turbulent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