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프로그램 포맷
은혜정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포맷>>
아이디어는 포맷이 아니란다.
아이디어는 지적재산이 아니다. 뭐가 될지 알 수 없는 생각일 뿐이다. 포맷은 재산이다. 포맷 바이블을 구입하면 프로그램을 재현할 수 있는 제작 노하우를 모두 얻을 수 있다. 그렇게 프로그램은 재현되고 그제서야 아이디어는 재산이 된다. 지금 새로운 시장이 여기서 시작된다.
프로그램 포맷이란 무엇인가?
프로그램 콘텐츠 조리법이다. 콘텐츠를 수출해 다른 나라에서 제작 방영되더라도 동일한 내용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제작 기준에 대한 라이선스다.
최근 인기가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 같은 것을 말하나?
오디션 프로그램은 포맷 콘텐츠의 하부 장르다. 리얼리티 서바이벌, 데이팅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장르까지 포맷화가 가능하다.
사고파는 상품인가?
물론이다.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가격을 책정한다.
포맷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프로그램 제작비의 5∼10퍼센트 정도다. 지역에 따라 다르다. 포맷이 세계적으로 히트하기 전이거나 최초 구입 가격은 더욱 내려간다. 일단 제작 후 인기를 끌어 시즌이 거듭되면 포맷 가격도 인상된다.
아이디어를 사고파는 것인가?
아이디어는 지적재산권 영역이 아니다. 아이디어가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구체적으로 표현되는가가 포맷의 본질이다.
지적재산권과 다른 개념인가?
크게 보면 지적재산권의 한 영역이다. 포맷을 베끼면 당연히 법적 제재를 받는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포맷 관련 분쟁이 일어난다.
전 세계 방송 산업에서 프로그램 포맷이 차지하는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완성된 콘텐츠 유통 규모에 비하면 작다. 국제적인 포맷 회사는 대부분 프로그램 제작도 같이한다. 판매된 포맷의 제작비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제법 크다. 전 세계 방송 시장의 시청률 기준 톱 10 안에는 포맷 프로그램이 다수 포함된다.
포맷에는 어떤 장르가 있나?
게임쇼, 탤런트 오디션 장르, 리얼리티·서바이벌 장르, 데이팅 장르, 메이크오버 장르, 스크립트 포맷, 리얼리티 다큐 장르 등 다양하다.
특히 인기 있는 장르는 무엇인가?
탤런트 오디션이 압도적인 우리나라와 달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장르는 게임쇼다. 리얼리티 장르도 인기가 많다.
포맷 비즈니스가 활발해진 원인은 무엇인가?
방송 시장에서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세계 경제 침체로 프로그램 제작의 연구 개발보다는 일단 검증된 콘텐츠로 쉽게 가려는 제작 환경도 한몫했다.
포맷 저작권은 어떻게 보호하나?
해외에서는 제작자들이 주축이 된 포맷인증협회에 등록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지적재산권 보호 대상이 된다. 그러나 등록만으로 100퍼센트 법적 보호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제작사들의 상호 감시 대상이다.
포맷 바이블이란 무엇인가?
판매되는 포맷을 구입하여 그대로 제작할 수 있는 제작 노하우가 모두 담긴 제작 매뉴얼이다.
한국 방송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케이블을 중심으로 많은 수입 포맷이 들어온다. 그러나 한국의 오락 프로그램은 연예인 비중이 크다. 포맷화된 프로그램보다는 연예인들이 나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형식을 접목하는 추세다.
한국 방송 프로그램 수출 사정은 어떤가?
드라마는 우수한 제작력과 스타파워를 앞세워 아시아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간다.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 음악 콘텐츠도 잘 팔린다. 수출 경쟁력이 다른 장르로 확대되길 기대한다.
콘텐츠 산업에서 한국 프로그램의 미래 경쟁력은 어떻게 평가하나?
충분히 가능성 있다. <나는 가수다> 같은 포맷은 음원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에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재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들도 더 조직화하여 포맷으로 정비한다면 수출 장르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나?
시청자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식상해 한다. 그러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연관되는 매력 때문에 지속적으로 제작된다. 이런 현실에서 방송 시장에 대한 산업적인 이해를 돕고 싶었다.
누구를 위해 이 책을 썼는가?
방송산업과 콘텐츠 유통에 관심 있는 학생들, 현업에서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당신은 누구인가?
은혜정이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대학원에서 방송통신정책과 디지털문화정책을 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