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역사
2422호 | 2015년 1월 28일 발행
이병섭의 통신의 역사
이병섭이 쓴 <<통신 역사>>
통신과 방송이 하나가 되면
통신은 망의 공정성, 방송은 내용의 공공성이 핵심이다.
그런데 통신이 방송이 되고 방송이 통신이 되면 어떻게 되는가?
이제 망 중립성에 대해 대답해야 한다.
“망이 융합되고, 서비스의 내용 구분은 어려워졌다. 정보조작이나 대중조작을 위한 통신은 이제 불가능하다. 수많은 정보가 통신기기를 통해 직접 또는 간접 전달된다. 정보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대한 판단과 신뢰 여부를 규제자가 아니라 이용자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정보 전달 기술의 발전과 방향’, <<통신 역사>>, xxii쪽.
통신은 어떻게 정의되나?
사람이나 장소 간 정보를 보내는 다양한 수단, 곧 정보의 전송 또는 교환 시스템이다. 공식적인 우편, 무선, 전화 등이 해당한다.
사람의 대면 대화도 통신인가?
직접 만나 나누는 대화는 통신으로 볼 수 없다. 통신은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신호를 전송하는 것이다. 따라서 송신자와 수신자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의미가 전제된다.
방송은 통신인가?
기술 관점에서 방송은 통신의 일종이다. 하지만 제도상 다른 영역으로 평가하고 규제해 왔다.
방송이 통신의 특수 분야로 분류되는 이유는 뭔가?
방송은 하나의 송신자가 다수의 수신자에게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정보전달력을 감안해 별도로 관리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의 디지털 개인 통신 환경에서도 통신과 방송은 구분이 가능한가?
일대일 방식의 통신이 일대다 방식으로 운영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통신과 방송을 엄격히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방송의 동영상이 기존의 통신기술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 방송과 통신의 규제에 새로운 이슈가 발생되었다.
지금까지 방송과 통신의 규제 차이는 무엇이었나?
방송은 내용을 규제한다. 통신은 망이나 서비스 시장에서의 공정경쟁, 이를 통한 이용자 후생 여부를 규제한다.
앞으로의 규제 포인트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둘 다 망을 이용하는 정보 서비스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 정보 서비스가 차별 없이 제공될 수 있도록 망 사업자를 규제해야 한다. 망 중립성 문제다.
이 책, <<통신 역사>>는 무엇을 다루나?
인류 문명에 큰 영향을 미친 주요한 통신 기술을 시대별로 소개했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나아갈 방향을 추론할 수 있는 토대를 제시한다.
통신의 전망은?
망 중립성 시대의 통신기술은 신호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지만 전달의 방식은 표면적이다. 앞으로는 정보에 내포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하드웨어 기술과 결합하게 될 것이다.
전달 방식이 표면적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
신호 전달은 쉽지만 신호가 내포한 의미 전달은 어려워지는 것을 말한다. 신호는 모든 수신자에게 동일하게 전달된다. 신호가 포함하는 의미는 수신자마다 다르게 받아들인다.
정보에 내포된 의미를 전달 방식 자체로 전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
매클루언의 ‘미디어는 메시지다’와 같은 맥락이다. 전달 방식은 의미를 변형시킨다. 같은 동영상도 텔레비전을 통한 전달과 컴퓨터를 통한 전달에는 큰 차이가 있다. 통신 매체의 다양화로 현재 수신자들은 이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전달 방식 자체가 의미를 전달하면 통신 생활에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사회 문화와 수신자의 통신 이용 행태가 달라진다. 송신자는 수많은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낼 수 있다. 수신자는 정보를 취사선택해 스스로 의미를 만든다.
그 변화가 인간 커뮤니케이션에 미칠 영향은 어떤 것인가?
표면적 정보 전달이 한층 많아지고 쉬워질 것이다. 물론 정확한 의미 전달과는 별개의 문제다. 수신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진다는 것은 송신자가 보내고자 하는 본질적 의미 전달이 복잡하고 어려워진다는 것을 내포한다.
지금 그런 변화를 감지할 사례가 있는가?
스마트폰 채팅을 예로 들어 보자.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문자 대신 사진이나 동영상을 직접 전송한다. 동대문의 모습을 말로 묘사하는 것보다 사진을 찍어 보내는 것이 훨씬 정확하고 빠르다. 다만 사진 속에서 무엇에 집중하는지는 송신자의 의도와 상관 없는 수신자의 몫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병섭이다. 인제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