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된 패션머천다이징
문제는 옷이 아니야
자라와 유니클로와 코치의 공통점은 글로벌 브랜드, 속도 그리고 진화다. 디지털 네트워크의 세계에서 소비자는 신체와 같은 속도로 반응하는 옷을 찾는다. 길에서, 시장에서, 회사에서 그리고 술집에서 피부는 욕망을 발산하고 패션은 속도로 대답한다. 정상길은 우리 패션에 혁신과 융합과 통합의 길을 제시한다.
<<통합된 패션머천다이징>>의 목표는 무엇인가?
10년 전 <<새로운 패션머천다이징>>은 개인적인 목표로 썼다. <<통합된 패션머천다이징>>은 국내 패션산업 발전이라는 사명감이 있다. 구체적인 목표는 내셔널 브랜드를 위한 경쟁력 강화다.
내셔널 브랜드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직접 캘빈클라인, 베네통 같은 라이선스 브랜드를 운영했다. 제품 디자인뿐만 아니라 마케팅이 탁월했다. 옷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와 스타일을 제시했다. 마케팅력이 브랜드 가치를 결정짓는 동인이었다.
국내 패션 브랜드의 선결 과제는 무엇인가?
마케팅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시스템 구축도 미흡하다. 대표적인 것이 직접 만들어 직접 판매하는 유통사업 시스템 에스피에이다. 2000년대 들어 스페인의 자라, 일본의 유니클로, 스웨덴의 H&M이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한 것은 내게 충격이었다.
중국에서 성공한 한국 브랜드가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일본을 비롯한 유럽, 미국까지 성공한 브랜드는 전무하다.
내셔널 브랜드로 가는 첫걸음은 무엇인가?
현재 패션머천다이징은 과거의 성공방식과 프로세스에 머물러 있다.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
당신은 대안이 있는가?
차세대 패션비즈니스의 고민을 디자인하고 나름대로 전략과 실행방법을 구축한 것이 통합된 패션머천다이징이다. 상품 기획에서 매장 판매까지 프로세스를 최적화한 브랜드마케팅 기반 전략이다. 이 책은 머천다이징 통합을 실현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머천다이징이란 무엇인가?
제조와 유통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전자, 화장품같은 제조업체에서는 상품정책 혹은 신상품 개발계획이다. 백화점, 할인점 같은 유통업체에서는 자사의 매장 특성에 맞춰 메이커에서 상품을 사입하고 판매하면서, 재고를 관리하는 일련의 활동이다.
통합된 패션머천다이징은 어떤 전략인가?
세계적 브랜드가 되려면 디자인뿐만 아니라 마케팅력이 우수해야 한다. 제조와 소매의 통합이 목표다. 상품 기획, 디자인 개발, 브랜드 관리, 광고와 매장 이미지가 유기적으로 통합되어야 효과적인 브랜드마케팅을 할 수 있다.
통합된 패션머천다이징과 기존 패션머천다이징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기존 머천다이징은 시즌 트렌드를 기반으로 디자이너 주도의 제조관점이다. 20세기까지 세계적 컬렉션은 업계 종사자의 독점 정보였다. 내셔널 브랜드는 컬렉션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발표하면, 생산과 매장 진열까지 타임래그를 이용했다. 정보를 분석하고 브랜드에 적용할 여유가 있었다. 오늘날 컬렉션 정보는 대중에게 실시간 전달된다. 디자인 조정 시간을 잃어버렸다. 쇼 다음날 누구나 인터넷으로 미래 패션 경향을 알 수 있다. 유명 디자이너 컬렉션 정보를 기반으로 상품을 내놓는 순간 이미 과거 상품이다.
실시간 패션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고객 욕구를 신속하게 파악하여 상품 기획과 생산, 판매에 반영해야 한다. 제조와 소매를 통합한 머천다이징 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다. 소비자와 시장 지향적 상품 개발이 이 전략의 특징이다. 상품 개발 단계부터 소비자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를 완벽하게 통제한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욕구와 매장 환경을 상품 기획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머천다이징 방식을 추가한다.
패션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인가?
진화다. 기업은 향후 지속성을 전제로 현재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시장은 변한다.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안정이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진화된 패션머천다이징 모델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혁신, 융합, 통합이다.
혁신의 원리는 무엇인가?
시장과 소비자는 변하는데 패션머천다이징 프로세스는 오랫동안 동일하다. 혁신이 없으면 시장에서 침몰한다.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는 기업은 새로운 방식으로 시작해 안정기를 거쳐 다시 혁신하는 순환적 흐름이 특징이다.
혁신 원리를 잘 적용한 패션 기업은 어디인가?
자라나 코치다. 자라는 패션트렌드 중심의 상품 개발이 아니다. 시장 동향과 고객의 니즈를 신속히 파악해 머천다이징하는 것을 경쟁력으로 삼았다. 그리고 성공했다.
자라의 시장 동향과 고객 니즈 파악의 노하우는 어떤 것인가?
자라 디자이너들은 전 세계 주요 지역의 클럽과 술집, 스트리트에서 소비자 스타일의 취향을 신속히 파악하고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어레인지한다. 합리적 가격으로 양질의 상품을 신속히 시장에 선보인다.
패션 기업은 융합을 어떻게 적용하나?
같은 산업 내 벤치마킹은 카피캣에 불과하다. 다른 산업을 벤치마킹하면 융합적 사고다. 유니클로는 델컴퓨터와 맥도날드 시스템을 서치했다.
유니클로는 맥도날드에서 무엇을 배웠나?
맥도날드는 전 세계 어느 매장에 가더라도 표준화된 매장에서 똑같은 상품을 먹고, 서비스를 받는다. 단품도 싸게 살 수 있다. 유니클로는 맥도날드의 직영점 운영 시스템과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
통합의 방향은 무엇인가?
경영전략 통합, 4P 요소 통합, 머천다이징 요소 통합, 커뮤니케이션 요소 통합 네 축이다. 핵심은 제조와 소매의 머천다이징 통합이다. 본사와 매장의 머천다이징 방식을 통합해, 시장과 소비자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통합된 패션머천다이징에서 디자이너의 위상은 과거와 동일한가?
과거 패션기업의 핵심 역량은 디자인이었다. 독특하고 좋은 디자인만 있으면 시장에서 성공했다. MD는 디자이너를 비롯해 생산을 뒷받침하는 여러 기능 중 하나에 불과했다. 최근의 패션시장은 단순히 디자인을 중시한 상품 개발로 브랜드를 론칭하기에는 비즈니스 방식이 복잡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졌다. 디자인 카피로 시장 진입도 쉽다. 기업은 디자인보다는 브랜드 가치로 차별화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패션 브랜딩에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원칙은 무엇인인가?
고객관점이다. 지금까지 패션의 핵심은 상품과 비주얼이었다. 앞으로는 매장과 경험이다. 무엇을 파느냐보다 소비자가 왜 사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로고 타입, 제품 디자인, 매장 분위기, 직원 서비스 모두 브랜드 가치이고, 소비자가 기억하는 경험이다. 브랜드 콘셉트가 세련됨이라면 브랜드 모든 환경에서 세련됨을 체험하고 느껴야 한다. 이케아는 방문 고객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케아가 즐거움을 제공하는 방식은 어떤 것인가?
매장을 미로처럼 만들어 소비자가 여러 가지 테마와 어울리는 특색 있는 상품을 보고 나면 대략 3시간이 걸린다. 계산하고 나오면 바로 싸고 맛있는 핫도그를 먹을 수 있다. 이케아는 쇼핑 과정을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으로 제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매장 공간을 설계했다. 소비자가 DIY 상품을 구매해 직접 조립하고 완성하는 모든 과정을 감안해 경험을 디자인한다. 모든 경험은 결국 이케아만의 라이프스타일이다.
이 책은 누구의 지식을 위한 것인가?
패션산업은 섬유산업과 패션기업 그리고 유통산업을 포함한다. 제조업, 도소매업, 서비스업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영세한 인터넷 패션 쇼핑몰까지 사업체만 200만 개가 넘는다. 모든 종사자들의 필수 지식이 패션머천다이징이다.
패션머천다이징이라는 방대한 이론과 실무가 독학으로 가능한가?
기획하고 실행했던 경험을 이론으로 정립했다. 체계적인 실무 노하우다. 혼자 공부해도 쉽게 이해할 만큼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디테일을 강조하다 보니 책이 두꺼워졌다.
당신은 누구인가?
정상길이다. KFMI 대표이고 충남대학교 의류학과 겸임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