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휴먼과 탈근대적 주체
8월의 새 책. 우리는 몇 개의 몸을 가질 수 있을까?
마정미가 쓴 <<포스트휴먼과 탈근대적 주체>>
몇 번째의 몸과 하나의 의식
성형, 보철, 이식이 진행된다. 나이와 성별, 건강과 매력, 삶과 죽음은 선택의 대상이 된다. 의식은 일생 동안 몇 번의 몸을 만나고 헤어진다. 이것이 인간일까?
포스트휴먼은 이미 도래했다. 문제는 우리가 어떤 포스트휴먼이 되느냐다.
‘포스트휴먼이란 무엇인가’, <<포스트휴먼과 탈근대적 주체>>, 9쪽.
포스트휴먼이란 무엇인가?
기계, 기술과 융합된 인간을 가리킨다. 신인류라고도 부른다.
사이보그인가?
사이보그뿐만 아니라 복제 인간이나 동물 장기와 결합된 인간을 모두 가리킨다. 인간 중심의 위계 구조를 해체하는 모든 유기체, 또는 인간 이미지가 여기에 포함된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나?
현대사회에서는 성형수술, 신체보철, 장기이식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그것이 포스트휴먼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인간의 정체성이 신체에 있는지 아니면 의식과 정보체계에 있는지가 모호해지는 상황이 발생된다. 이 새로운 존재의 정치적 실존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다나 해러웨이는 “우리는 모두 사이보그”라고 말한다.
우리가 모두 사이보그라는 주장은 가당한가?
인간의 육화된 실제성이 아니라 정보에 기초를 둔 인간, 기계와 분리될 수 없는 새로운 인간 개념이 필요하다. 포스트휴먼이라는 개념의 현실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포스트휴먼의 정체성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인간의 의식이다. 정체성의 핵심은 육체가 아니라 정신 혹은 의식이다.
그에게 육체는 어떤 의미인가?
몸은 끊임없이 수정, 개조, 설정된다. 몸은 개인과 사회 계급의 문화자본으로 존재하며 사회구조를 체현해 내는 확정 불가능한 것이다. 복수의 정체성이 발생된다.
확정 불가능한 복수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포스트휴먼 육체는 젠더, 계급, 인종 개념을 해체한다. 국가나 민족, 제도 그리고 성 정체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전의 기준으로는 정의할 수 없는, 다중적이고 혼종적인 정체성이다.
정의할 수 없는 정체성은 무엇으로 구성되는가?
혼합성, 이질성, 차이성이 핵심이다. 정체성의 경계가 무너지는 지점에서 새로운 구성체로서의 존재, 들뢰즈의 용어로는 유동적이고 탈주적인 ‘되기(becoming)’의 존재다.
되기란 무엇인가?
‘되기’는 차이를 가로지르는 실천이다. 흑인과 백인, 남자와 여자와 같은 차이를 뚫는 저항과 창조의 행위가 ‘되기’다.
근대의 인간과 포스트휴먼의 차이는 뭔가?
자아, 주체, 정체성은 데카르트, 모어, 에라스무스, 몽테뉴가 만든 근대 인간의 개념이다. 이제 해체의 위기를 맞고 있다. 자연의 조건을 넘어서는 몸의 변화, 곧 포스트휴먼의 전망은 주체의 해체를 선언하는 포스트모더니즘과 중첩된다.
포스트휴먼 담론은 언제 시작되었나?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외에서 논의되었다. 주체는 하나의 구성물이라는 탈근대적 인식틀을 과학 담론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인간 주체의 양상을 모색한다.
포스트모더니즘과는 무엇이 다른가?
포스트모더니즘은 현대 과학기술에 대한 성찰에 소홀했다. 포스트휴머니즘은 과학 시대의 성과와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담론에 끌어들인다.
포스트휴먼 담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지금 세계는 삶과 죽음, 인간과 기계의 구분이 점점 더 모호해진다. 새로운 존재론, 가치관, 윤리관이 필요하다. 새로운 주체의 가능성을 탐구할 때다. 포스트휴먼 담론은 세계주의적 존재 방식을 제시할 수 있다.
약점은 무엇인가?
인간 주체의 자유로움을 지향하지만 탈경계성 때문에 새로운 경계들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새로운 소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새로운 경계는 무엇인가?
빈부 차이로 우월한 인간과 열등한 인간의 격차가 만들어질 수 있다. 유전공학이나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자신의 능력을 확대시킨 인간과 그렇지 못한 자연인 간의 분리 문제도 대두될 수 있다. 여전히 소외되는 사회적 약자들이 생성될 것이다.
우리가 포스트휴먼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단순히 우리 신체에 보조 장치를 이식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문제는 우리가 어떤 포스트휴먼이 되느냐다.
이 책, <<포스트휴먼과 탈근대적 주체>>은 무엇을 설명하는가?
포스트휴먼 담론을 둘러싼 개념과 이론을 소개한다. 매클루언의 <<미디어의 이해>>, 소설 <<프랑켄슈타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를 통해 인간의 확장과 기술의 문제, 사이보그의 기원과 정체성을 고찰한다. 프로이트의 ‘낯선 두려움’, 크리스테바의 ‘비체’, 들뢰즈의 ‘기관 없는 신체’ 개념을 통해 탈근대적 주체로서 포스트휴먼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그것이 양산하는 새로운 소외 현상도 지적한다.
당신은 왜 이 책을 썼는가?
기술이 인간을 변형시키고 인간과 기계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간은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 싶었다. 그것의 철학적 의미를 살피고 그것이 개인과 사회에 어떤 문제를 부여할 것인가도 알고 싶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마정미다. 한남대학교 정치언론국제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