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길
폭군의 길
권력이 주어지기 전엔 폭군과 성군을 분간하기 쉽지 않다. 처음부터 작심한 폭군은 없기 때문이다. 선의로 출발했어도 권력을 만나 탐욕과 아집과 무능으로 실정을 거듭하면 폭군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혜안이 필요할 때다.
막베트 이오네스코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막베트≫라는 부조리극으로 재탄생시켰다. 개선 장군에서 왕위 찬탈자가 된 영웅의 비극적인 종말이라는 원작의 줄거리는 그대로 따랐다. 대신 과장된 극 행동의 반복과 순환 구성을 통해 더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주제를 전한다. 외젠 이오네스코 지음, 이선화 옮김 |
리처드 2세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리처드는 통치 후반에야 강력한 경쟁 세력을 제거하고 실권을 얻는다. 하지만 통치 기간은 실정의 연속이었다. 그는 결국 자신이 추방했던 사촌에게 폐위당해 감옥에서 죽음을 맞는다. 리처드 2세의 불운한 3년을 몇 달로 압축해 역사적 사건의 느슨한 인과 관계를 긴밀하게 재구성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강태경 옮김 |
운라트 선생 또는 어느 폭군의 종말 학생들은 라트 박사를 운라트 선생이라 부른다. 운라트는 독일어로 ‘오물’을 뜻한다. 권위를 내세워 엄격한 복종을 요구하는 폭군 교사가 사회적 지위를 잃고 파멸하는 과정을 풍자적으로 그렸다. 빌헬름 제국 시대를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하인리히 만의 현실 참여 성향이 드러난 첫 작품이다. 하인리히 만 지음, 모명숙 옮김 |
프랑켄슈타인 천줄읽기 어떤 연금술서에 매료된 빅터는 괴물을 만들어 낸다. 버려진 괴물은 정처 없이 떠돌고, 흉측한 몰골 때문에 갖은 냉대와 차별을 받는다. 강렬해진 슬픔과 분노는 빅터를 향하게 되고 결국 그의 일상은 비극으로 치닫는다. ≪프랑켄슈타인≫은 연극·만화·영화로 각색되고 수많은 유사 괴물담의 원조가 되었다. 메리 셸리 지음, 김종갑 옮김 |
참칭자 드미트리 수도사 오트레피예프가 자신이 황제라고 주장하며 황궁에 입성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민중 봉기의 조짐이 보인다. 황제가 가짜라는 민중의 의심이 점점 오트레피예프의 숨통을 조인다. 18세기 러시아 문학을 이끈 수마로코프가 러시아 참칭 황제 열한 명 중 드미트리 1세를 소재 삼아 완성한 역사 드라마다. 알렉산드르 수마로코프 지음, 조주관 옮김 |
문제적 인간, 연산 연산군의 인간적 면모를 전면에 내세워 그가 폭군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조명한다. 조선의 왕이고자 했지만 선대 법도와 공자의 그늘, 신하들의 반대에 가려 좌절하는 연산의 모습에 정치적 혼란을 겪었던 한국 현대사가 겹치면서 개인적 비극은 역사적 비극으로 확장한다. 이윤택 지음 |
메피스토 클라우스 만이 매형 그륀트겐스를 모델로 해 쓴 실화 소설이다. 헨드리크 회프겐이 1933년 이후 나치 정권 밑에서 총리대신의 총애를 미끼로 불과 3년 만에 베를린 국립 극장장에 오르기까지의 내용을 다루었다. 원칙과 이념보다 개인의 이익과 안전, 출세에 전전긍긍하는 인간 유형의 본보기를 보여 준다. 클라우스 만 지음, 김기선 옮김 |
2903호 | 2017년 4월 11일 발행
폭군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