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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린

z20120925-1

스페인 희곡 신간, 후안 마요르가의 ≪하멜린≫

아이는 어른의 얼굴을 그린다
희망을 담을 수도 있고 절망을 실을 수도 있겠지만 자화상은 자신의 모습을 따라간다. 후안 마요르가는 모든 어른들이 몸서리치는 아동성추행의 출발점이 바로 그들의 몸서리쳐지는 무지와 탐욕과 오만과 착각이라는 사실을 적시한다. 지혜를 사랑하는 수학자인 작가는 끔찍한 사실을 담담하게 재현한다. 고요한 수면은 왜곡이 없기 때문인가?

“하멜린”이 무슨 뜻인가?
독일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의 배경이 되는 곳이 하멜른이다. ‘하멜린’은 스페인 식 발음이다.

왜 이런 제목이?
그림형제의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와 바르셀로나 라발에서 벌어졌던 아동성추행 사건을 연극적으로 연결한다.

어떤 사건인가?
1997년 라발 지역에서 부모가 돈을 받고 자녀 성추행과 음란물 제작 사실을 묵과한 일이 벌어졌다.

스토리를 따라간다면?
화려한 도시를 배경으로 최악의 아동성추행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다. 검사 몬테로는 부자 리바스가 지속적으로 지역 아동들을 추행하고 아동 음란물을 제작해 왔다는 제보를 받는다. 그는 빈곤 지역에서 사회 활동을 해 왔고 그 덕분에 지역민의 신뢰를 얻고 있었다. 제보 내용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한다. 그러나 제보는 사실로 드러난다.

흔한 얘기 아닌가?
문제는 그다음이다. 피해 아동인 호세마리의 부모가 리바스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는 대가로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체했다는 게 밝혀진다.

갈등 구조는?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개인 간의 갈등이 아니라 도시와 어른들의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고통스러운 진상을 드러낸다.

어떤 고통인가?
이 문제에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제각각의 방식으로 관여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림형제의 동화와는 어떤 관계인가?
쥐 떼를 쫓아 주면 상금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한 하멜린의 시장이 있었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시민들은 그런 시장의 불의를 묵인한다는 내용이다.

1997년의 사건이 그와 같다는 뜻인가?
작가는 ‘하멜린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무서운 이야기로 기억하고 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무고한 아이들이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는 동화의 이야기가 어른들의 부도덕과 폭력 때문에 아이들이 대가를 치르게 되는 이번 사건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스페인에서 작품에 대한 평가는?
스페인 문화부에서 수여하는 국립극장상과 막스상에서 최우수공연상, 최우수극작가상, 최우수연출상, 최우수극단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에서의 의미는?
아동성범죄는 우리 사회에서도 당면 과제다. 이 작품이 제안하는 접근 방식을 주목해 볼 만하다.

어떤 메시지인가?
아동성추행에 대해 어른들의 욕심과 무관심으로 희생되는 어린이들에 초점을 맞췄다. 어른들의 면면과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후안 마요르가는 누구인가?
현재 스페인, 특히, 마드리드 연극을 대표하는 극작가다. 연극적 재미와 상상력이 뛰어나며 연극을 통해 늘 사유거리를 던진다. 대학에서 수학과 철학을 전공했고 5년간 마드리드와 근교의 중·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마드리드 왕립 드라마 예술학교 교수다.

수학과 철학 전공은 독특하다.
수학처럼 정확한 극 언어를 추구한다. “철학은 연극과 정반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위대한 작가들은 사고에 몸을 입혀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며 철학하는 연극을 선보인다.

철학하는 연극이란 무엇인가?
그는 관객의 상상력이나 감각에 도전하면서 경험을 풍성하게 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비판하며 또 다른 세상을 꿈꾸게 하는 공간이 연극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삶과 자신이 사는 세상을 조명해 볼 수 있도록 뭔가를 던져 준다.

이 작품에서는 작가의 철학 사유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아동성추행이라는 특정 사건에 대해 가해자나 피해자 측면에서 접근하지 않는다. 감정의 흐름을 다루지 않았다. 누구는 악하고 누구는 선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철학이 없는 것 아닌가?
작품에서 구체적인 철학이나 철학자의 언급은 없다. 그러나 철학이 뭔가? 현실과 세상을 건설적으로 비판하는 도구 아닌가?
그에게 철학은 예술과 어떻게 만나나?
마요르가는 추상적인 사고에 구체적인 현실의 옷을 입히는 작가다.

‘해설자’가 등장하는데?
보통 지문은 배우들의 입을 통해 소개되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는 아코타도르, 곧 본문의 해설자라는 용어를 만들어 해설자를 무대 위에 등장시킨다. 그는 지문을 연기한다.

어떤 기능을 수행하나?
해설자는 사건 진행과 상관없이 상황이나 다른 등장인물들의 행동, 생각, 때로는 심리를 설명한다. 관객이 사건에 몰입하지 않도록, 객관적인 관찰자가 되도록 만든다.

심각하고 실험적인 작품인가?
심각한 주제지만 풀어 나가는 방법은 독특하다. 연극 고유의 특성을 잘 갖추고 공연을 위한 열린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면?
“조명도 무대장치도 의상도 없는 작품”이므로 “관객이 조명, 무대장치, 의상을 세팅”해야 한다고 해설자가 말한다. 이처럼 연극이라는 장르와 공연에 대해 새로운 양식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재미난 작품이다.

그의 작품만 세 번째 번역이다. 왜 하필 그인가?.
2008년 스페인에서 <다윈의 거북이> 공연을 봤다. 그의 연극적 상상력과 깊이 있는 내용 전개에 반했다. 이후 다른 작품들도 읽어 봤는데 작품마다 연극적 재미와 철학적 깊이가 잘 어우러져 감탄하게 된다.

국내 공연은?
2009년 <다윈의 거북이>가 김동현 연출로 무대에 올랐다. 이때 작가가 한국에 와서 자신의 연극론을 밝혔다. 올해는 <영원한 평화>가 역시 김동현 연출로 공연되었다.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제목으로 9월 17일부터 23일까지 대학로에서 공연되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재선이다.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스페인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출강한다.

한국 사회에 던지는 마요르가의 육성을 들을 수 있을까?
<하멜린>의 한국어판 출간에 대한 그의 이야기가 있다.

아이들은 첫 번째로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부도덕, 어른들의 폭력, 어른들의 나쁜 정책, 어른들의 거짓말에 대해 값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아이들을 보호할 줄 몰랐던 하멜린은 우리 시대 많은 도시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도시들을 <하멜린>에 담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공간과 많은 등장인물들을 상상하기 시작했을 때 망설이게 됐습니다. 영화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건 연극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건 연극이 될 수 없다”라는 생각은 연극을 과소평가하는 관점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무슨 성명서가 아니라 무대 현장에서부터 연극은 무엇이든 재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기원에 충실하면 됩니다. 연극의 기원과 가장 큰 힘은 관객들의 상상력에 있습니다. 관객을 공범자로 만들면 연극은 세상의 그 어떤 것도 무너뜨릴 수 없는 재현 수단이 됩니다.
소포클레스, 셰익스피어나 칼데론은 대사와 관객들의 동조만으로도 작은 무대를 역병이 넘쳐 나는 도시로,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나 폴란드의 성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노천에서 유리로 된 구두나 숲을 창조해 낼 수 있는 이야기꾼들처럼 말을 사용해서 말입니다. 아이들이 하는 것처럼, 이름을 붙이기만 해도 지금 여기에 그 어떤 시대와 장소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제 아버지는 학교가 너무 가난해서 집에 있는 의자를 가져가야만 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하멜린>은 너무 가난한 희곡이라 관객들이 각자의 상상에 따라 무대장치, 의상과 그 외에 많은 것들을 직접 설치해야 합니다. 반대로, “옛날 옛적”에서부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것으로 끝”까지의−스페인에서는 항상 이 인사말로 동화가 끝납니다−이야기에 여러분이 들어가도록 제안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작가 서문 “<하멜린>의 한국 출간을 축하하며” 중,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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