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과 한국문학 9. 평론
2653호 | 2015년 6월 25일 발행
한국전쟁과 한국문학 9. 평론
전쟁이 만든 비평의 신세대
전쟁은 문단에 신세대를 등장시킨다.
합리와 부정에 대한 논의, 이념에 대한 적개심, 민족문학의 이념이 나타난다.
모더니즘, 뉴크리티시즘이 자리 잡고 허무의 의식에서 실존주의문학론이 자란다.
“이 무렵 발버둥 치며 일어났던 손창섭, 장용학, 김성한 등도 광적일 정도로 현대를 갈구하며 방향 없는 신경질적인 반항만을 거듭하면서 6·25의 상처를 가누지 못한 채 고슴도치처럼 좌충우돌적인 항체가 되어 버렸다. 즉 그들에게는 오늘은 물론 어제도 내일도 없었다. 그들은 오늘 이 순간에만 가시 돋친 신경을 곤두세우는 고슴도치였다. 모조리 거부되었다. 다만 무한한 반항과 현대라는 구호가 있을 뿐이었다. 이들의 이러한 방황은 양대 이데올로기의 격돌이 빚어낸 6·25의 민족상잔이 그들의 방향을 약탈해 가 버린 데서 오는 것이라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
그들은 꽃이 피지 않는 봄 앞에 떨고 있어야 했으며, 그리고 수확이 없는 가을 앞에 굶주림으로 온 신경을 움켜쥐어야 했다. 정신적 파산을 강요당하고 있었다. 독립이 되었는지 해방이 되었는지 분간이 안 되는 변화 속에서 또다시 갈라진 38선 앞의 동족상잔의 사상적 장벽을 쌓지 않으면 안 되었다.”
<分斷의 文學>, ≪최일수 평론선집≫, 최일수 지음, 하상일 엮음, 200∼201쪽
최일수는 <분단의 문학>에서 작가는 분단이라는 민족 현실을 바로 인식하고 이 상황을 창조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