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세르비아, 그리고 루마니아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어느새 1년의 마지막 달이 다가왔습니다. 연말이라 어딘가 떠나고 싶은데 코로나로 인해 꺼려지신다면, 지식을만드는지식 고전선집과 함께 랜선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동유럽 문학 4편을 소개합니다. 헝가리, 세르비아, 루마니아의 거리와 사람들을 만나 보세요!
고통받는 하층민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모리츠 단편집≫
코스톨라니 데죄와 더불어 헝가리 단편소설 작가를 대표하는 모리츠 지그몬드의 단편 10편을 소개합니다.
20세기 초 헝가리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오랜 외세의 압제와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농촌은 가난하고 하층민들은 소외되어 있었죠. 모리츠는 이러한 당시 헝가리 사회의 병폐와 모순, 고통받는 하층민의 삶을 직시합니다. 그러나 어둡고 암울한 상황에도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는 작가의 시선은 따뜻한 애정으로 가득합니다. 암울하고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도 희망과 인간의 선함을 놓치지 않고 행복과 유머를 추구하는 이 작품은 각박한 현실 속에서 힘겨워하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보스니아 최고의 이야기꾼, ≪이보 안드리치 단편집≫
1961년 스웨덴 한림원은 ‘조국의 역사와 관련된 인간의 운명의 문제를 철저히 파헤치는 서사적 필력’을 인정해 이보 안드리치를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로 지목했습니다. 그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종교적 갈등과 문화적 차이로 인한 상이함, 민족 간의 충돌을 예견하고 있었던 작가의 운명적 예지와 타고난 서사적 필력, 뼛속 깊이 보스니아를 이해하고 이를 담아내고자 했던 작가적 고뇌를 세계가 인정한 결과였죠. 마치 강가에 앉아 동네 아이들이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동네 할아버지처럼, 이보 안드리치는 보스니아의 마을과 사람들에 대해 그려 갑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주인공인 어린 소년과 함께 보스니아의 거리를 달리고 있는 듯합니다. 유년기 작가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긴 단편 8편을 수록했습니다.
루마니아의 국민 시인 에미네스쿠의 친구이자, 루마니아의 영혼을 표현한다고 평가받는 이온 크레안거의 가장 성공한 동화 두 편을 소개합니다.
크레안거는 민속적인 문체와 유머를 활용해, 루마니아에서 제일 말 잘하는 사람들을 만들어 냅니다. 재치 넘치는 주인공들은 속담, 격언, 상투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루마니아의 전통, 풍습,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 줍니다. 그러면서도 루마니아인들의 엄격한 도덕심, 삶의 지혜도 잊지 않습니다. 크레안거가 만들어 주는 즐거움과 웃음은 공식적인 관습, 사회의 계급으로부터 독자들을 해방하고, 서로 평등의 감정, 친근감을 갖게 해 자유로운 민속적 축제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합니다.
두 세계 대전 사이에 나온 최고의 소설, ≪에데시 언너≫
가장 모범적이고 바람직한 가정부를 둔 것으로 유명한 비지 씨 부부가 무참히 살해당합니다. 범인은 바로 그 온 도시가 다 아는 전설적 가정부 에데시 언너입니다. 그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그 착하고 성실한 언너는 그렇게 잘해 주었다는 주인을 왜 죽였을까요? 왜 언너는 감옥이 “지금까지 자던 부엌에 비해 여러가지가 다 더 좋았”다고 생각할까요?
데죄는 한 부르주아지 가정과, 그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에데시 언너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기득권의 편견과 위선을 정면으로 고발하고, 평등과 박애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를 대할 때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인간은 수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평등하다’라는 진실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잘 와닿지 않으신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커뮤니케이션북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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