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타스 테크놀로지
창조경제를 묻는다 3. 신동희의 <<휴머니타스 테크놀로지>>
정치구호는 이제 그만
창조경제를 한마디로 정의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창의성의 주체이고, 과학기술의 수혜자인 인간 논의가 허약하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인간중심 혁신, 창의성, 디자인, 패러다임이다. 초심을 지키지 못하면 5년 뒤엔 또 다른 이름의 정치구호나 만나게 된다.
당신은 창조경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창조경제는 융합2.0이다. 이질적인 것을 창의성으로 연결하여 부가가치를 극대화한 새로운 생산 패러다임이다. 궁극적으로 인간 중심의 혁신이다. 목적도 인간의 행복 증진이다.
박근혜 정부의 정의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정의, 목적, 전략이 기존의 융합, 통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름만 바꾼 정치 구호 성격이 강하다. 창조경제의 주역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이고 토대는 창의성이다. 논의가 분분한 것은 창의성의 주체이고, 과학기술의 수혜자인 인간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간 중심의 혁신, 창의성, 디자인, 패러다임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다. 핵심 원리에 충실하지 않으면 몇 년 후 또 다른 이름의 정치구호가 나올지 모른다.
대한민국은 창조경제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는가?
기술, 하드웨어에서 소프트 파워로 패러다임이 달라져야 한다. 하드웨어 중심의 기술 완성은 상대적으로 쉽다. 소프트 파워는 인간적인 것, 곧 휴머니타스다. 장기적인 안목과 노력이 필요한 문화 문제다. 생태계 형성을 위해서는 개별 산업의 노력이 아니라 정부, 산업, 사회의 공조가 필요하다.
창조경제 실행에서 대한민국의 강점은 무엇인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는 높은 수용력이다. 정보통신기술이 주축이 되는 창조경제는 새로운 혁신모델이다. 혁신 수용에 개인, 산업, 사회 모두 저항력이 낮다.
우리의 약점은 무엇인가?
하나의 현상이 빨리 끓었다 금방 식는다. 트렌드는 쉽게 만들지만 문화 지속력이 약하다. 많은 서비스가 금방 사라졌다. 10년 전의 아이러브스쿨, 싸이월드를 보라. 페이스북처럼 전 세계 플랫폼이 되지 못했다. 문화적 지지가 약했다. 기술 중심 담론이 아닌 인간 중심 혁신으로 지속성 있는 새로운 문화 생태계가 필요하다.
당신이 추천하는 창조경제의 성공 사례는 무엇인가?
애플의 소프트 파워다. 기술 회사가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는 곳이다. 이질적인 것을 연결하는 창발성이 돋보인다. 창의성은 개인적 수준에서 발휘되지만 창발성은 집단의 문화다. 애플은 품질 중심에서 창의적인 경험과 환경, 혁신적인 생태계 기반 서비스로 전환했다. 새로운 가치 중심 경제체제다.
애플 사례에서 대한민국이 배워 실천할 수 있는 요소는?
융합적 사고와 통합적 문화다. 애플의 기술 개발 부서에는 사회학, 컴퓨터 사이언스, 철학 전공자가 모여 있다. 삼성전자 서비스팀은 기술개발자 중심이다. 기술-인문, 문과-이과, 보수-진보의 이분법 사고를 깨야 한다. 학제 간, 정부부처 간, 산업 간 칸막이가 없어져야 한다. 개개인의 생각을 개방적으로 받아 주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
정부가 뭘 해야 하는가?
동일한 정치적 구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 정책 일관성이 부족하다. 같은 내용의 부서도 정권이 달라지면 이름이 바뀐다.
당신의 저서 <<휴머니타스 테크놀로지>>는 무엇을 말하는가?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에서 문제가 되는 개념과 목표, 철학, 개발 방법을 인간 중심 관점에서 정리했다. 이 책은 융합, 통섭, 창조경제의 의미를 현실 지평에서 설명한다.
인간 컴퓨터 상호작용이란 무엇인가?
과학과 인문학 사이의 인터페이스다.
왜 이 분야를 연구하는가?
쉽고 편하게 컴퓨터와 소통하는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어떻게 연구하는가?
융합과 통섭이다. 세분화된 지식과 기술로는 인간 감성에 다가갈 수 없다.
당신은 누구인가?
신동희다. 미국 시러큐스대학교에서 인간과 컴퓨터 상호작용과 텔레커뮤니케이션으로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정보과학기술대학 교수를 지냈다. 성균관대학교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