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고와 위기관리 119
내가 홍보수석이라면 1. 진정성이 있었나?
박재훈과 <<기업의 사고와 위기관리 119>>
덮으려다 커졌다
위기관리 삼 원칙은 신속, 개방, 진정이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순서는 진정성, 개방성, 신속성이다. 피해자의 아픔을 공감했는가? 감추지 않고 인정했는가? 만사 제치고 해결했는가? 가장 급할 때 가장 좋은 답은 언제나 기본이다.
윤창중 사건을 위기관리의 관점에서 정의하면?
한 나라의 대변인이 저지른 성추행 사건이다. 외교관계, 국가와 국민 이미지 훼손, 미국 거주 한국인에 미치는 영향, 여성에 대한 비하,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진다. 즉각적이며 폭발적 위기로 규정한다.
이 사건에서 위기관리의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이 사건은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발생한 일이다. 문제는 그 개인이 청와대대변인이라는 것이다. 초기에 개인적인 사건으로 규정하고, 가해자인 대변인을 신속히 인사 조치하고, 피해자인 인턴에게 사과하면서 진정성 있는 조치를 했다면 파장이 크지 않았을 것이다.
당신이 홍보수석이라면 위기관리 전략은 무엇인가?
초기 진화, 개방성, 진정성이 전략 원칙의 기본이다.
초기 진화 방법은?
홍보수석이 인턴에게 사실을 은폐토록 회유한 사실이 실패의 첫 번째 원인이다. 초기 진화란 은폐나 회유가 아니다.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피해자가 원하는 사항을 수용하고 약속했다면 피해자가 사건을 이렇게까지 몰고 갔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건은 피해자도 외부에 알리길 꺼리지 않는가?
개방성의 원칙은 어떻게 적용되나?
홍보수석은 대통령과 비서실장에게 신속히 보고하고, 해결 방안을 상의해야 한다. 그다음 내부 관계자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사건 해결 의지와 재발 방지, 대변인에 대한 조치 내용을 공유해야 한다. 그랬다면 문화원 직원이 인턴을 도와 신고하거나 SNS에 올리는 데 협조하지 않았을 것이다.
진정성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성추행 사건은 피해자에게 정신적, 신체적으로 큰 피해를 준다.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책임자의 진정성 있고 신속한 조치, 신뢰할 수 있는 해결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 대변인, 홍보수석, 문화원장이 사건 은폐에만 매달린다고 생각하면 피해자는 더 화가 난다.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가장 파장이 큰 방식으로 사건을 고발한 셈이 되었다.
이 사건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 사건은 살아 있는 실패 사례 모범이다. 책임자들의 위기 인식 부족과 대응 미숙, 윤리 인식 부족, 피해자에 대한 배려 부족, 대응 매뉴얼 미비, 위기대응팀 부재, 허술한 보고 체계가 모두 보인다.
사회관계망, 곧 SNS는 이 사건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나?
이 사건의 특징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파급력이다. 사건의 발단과 전개, 악화에 이르기까지 위기 진행은 모두 SNS가 담당했다. 알리고, 증폭시키고, 밝히고, 또 새로운 증언을 쏟아냈다. 열쇠를 쥔 쪽은 해결을 위한 대응팀이 아니라 SNS였다. 위기대응에서 SNS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은?
위기 대응을 위해 전략 마련, 매뉴얼 정비, 철저히 직원 교육, 재발 시 엄정 조치 인식 교육이 기본이다. 청와대를 비롯한 전 공무원까지 다양한 위기 인식 교육과 대응 전략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홍보수석은 무엇을 놓쳤나?
자신의 조직이나 상사, 부하를 구하려고 했지 피해자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모든 위기 대응 중 가장 큰 실수가 바로 이것이다. 위기 대응은 조직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지만 인식의 중심에는 피해당사자, 잠재적 피해자가 놓여야 한다. 피해자 중심주의 정신이 오히려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 사건에 대해 당신이 반드시 지적하고 싶은 점은?
위기 대응에서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내부 조직으로만 위기를 해결하다 보면 객관성이나 정보 왜곡 같은 문제에서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전문가의 시각이나 조언은 때론 위기관리의 열쇠가 될 수 있다.
<<기업의 사고와 위기관리 119>>는 위기관리에 어떤 도움을 주나?
한국형 위기관리 매뉴얼 북이다.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핵심 지침만 추렸다. 위기관리 본부와 매뉴얼 구성, 신문·방송·온라인·제조물책임법·오보·루머 대응 전략, 성명서 작성과 언론 인터뷰 요령을 담았다.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이 책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무엇인가?
사실 위기의 99%는 사람과 관련된다. 기계에 의한 것이든 화재에 의한 것이든 간에 인과관계를 따져 보면 다 사람과 관계 있다.
사람을 관리하는 방법은?
조직 구성원 관리, 지인 관리, 지역 주민 관리다. 최고경영자의 바람직한 자세, 지속 경영에 요구되는 사회 공헌과 윤리 경영도 중요하다.
조직의 위기를 미리 아는 방법은 무엇인가?
위기관리 측정 지수를 매년 꾸준히 조사하면 우리 조직이 어떤 문제에 취약한지 알 수 있다. 문제를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은 위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당신은 누구인가?
박재훈이다. 박재훈PR컨설팅 대표다. 정부 부처 컨설팅, 정부 관계자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이 주요 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