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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봉감별곡

z20140211-s

조윤형이 옮긴 ≪채봉감별곡≫

은근한 정을 참지 못하여
필성은 편지를 띄우고 채봉은 수려한 인물에 반한다. 출세에 눈먼 아비를 제쳐 버리고 사랑의 탈주, 기생으로 전락, 기묘한 계책, 구원의 반전 그리고 해피엔딩이다. 근대미 물씬한 조선조의 러브 스토리를 즐겨 보시라.

취향이가 손에 수건을 들고 앞으로 들어오며,
“참, 세상에 희한한 일도 있지요.”
채봉이 이 소리를 듣고 급한 말로,
“얘, 취향아. 무슨 일이 희한하며, 무엇하느라 이제야 찾아오느냐?”
취향이 대답해 말하기를,
“다른 일이 아닙니다. 수건을 아무리 찾아도 없더니, 아까 담 밖에서 엿보던 이가 수건을 집어 가지고 서서 제가 수건 찾는 모습을 보고 여차여차하기에 달라고 했더니, 무수히 실랑이를 하다 수건에 글을 써 주며 이리이리하기로 마지못해 받아 가지고 왔습니다. 아가씨께 꾸중을 아니 듣겠는지요? 참, 그 양반 인물 하나는 잘생겼어요.”
≪채봉감별곡≫, 작자 미상, 조윤형 옮김, 29~30쪽.

수건에 글을 써 준 것이 누구인가?
평양 대동문 밖에 사는 장필성이다. 뒤뜰을 산책하던 채봉의 모습을 담 너머로 우연히 보았다. 채봉이 초당으로 간 뒤 터진 담으로 들어가 그녀를 다시 볼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다가 수건을 주웠다.

필성은 뭐라고 썼는가?
이렇게 썼다.
帛出佳人分外香
天空付與有情郞
慇懃寄取相思句
擬作紅絲入洞房

뭐라 읽는 것인가?
이렇게 읽는다.
백출가인분외향
천공부여유정랑
은근기취상사구
의작홍사입동방

무슨 말인가?
이런 뜻이다.
수건에서 아름다운 향기를 내뿜으니
하늘이 내게 정다운 사람을 보내 주심이라.
은근한 정을 참지 못해 사랑의 글을 보내오니
붉은 실이 되어 신방에 들기를 바라노라.

채봉은 필성을 어떻게 보는가?
취향이 수건을 찾으러 간 사이, ‘남자 중에 그런 인물이 있단 말인가’ 하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찌 되는 것인가?
필성에게 답시를 보낸다. 몸종 취향의 주선으로 만나게 되고 혼인을 약속한다.

이 소설의 갈등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둘의 혼인을 방해하는 자가 나타난다. 채봉의 아버지 김 진사다.

아버지의 음모는 무엇인가?
돈으로 관직을 사려고 서울에 올라가 당대 제일 세도가 허 판서를 만났다. 출세에 눈이 멀어 딸을 판서의 별실로 들이길 약속한다.

채봉의 반발은?
부모와 함께 서울 가던 중 도망쳐 취향 집으로 간다.

도망친 채봉은 뭐가 되는가?
기생이 된다. 송이(松伊)라 개명한다.

하필 기생인가?
평양으로 돌아온 어머니를 만나 아버지가 허 판서에게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판서의 별실로 가든지 아니면 돈 오천 냥을 내든지 해야 아비를 구할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육천 냥에 몸을 판다.

기생 송이의 정조는 어찌되는 것인가?
꾀를 내어 정조를 지킨다. 장필성만 알 수 있는 문제를 내고 답을 맞힌 사람에게만 몸을 허락하겠다고 방을 건다.

어떤 문제인가?
‘권하노니 그대는 양대의 꿈을 생각하지 말고 힘써 글을 읽어 한림에 들어갈지어다’라는 글귀가 어떤 시에 대한 화답인가를 묻는다.

답은 무엇인가?
예전에 필성이 채봉의 수건에 써 주었던 그 시다.

둘은 다시 만나는가?
소문을 듣고 찾아간 필성이 답을 맞추고 문제를 풀어 상봉한다.

그래도 여전히 기생 아닌가?
필성은 매일 채봉을 찾아가 한 달간 숙식한다. 하지만 원래 가난한 데다 돈 구할 방도도 없어 근심만 는다.

반전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평양 감사로 이보국이 부임한다. 팔십 평생을 살면서 못 지낸 벼슬이 없는 사람이다.

이보국의 역할은 무엇인가?
서화에 뛰어난 기생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불러 확인하니 명불허전이었다. 몸값 육천 냥에 천 냥을 얹어 기생 어미에게 주고 별당에 거처하게 한다.

해피엔딩의 대단원은 무엇인가?
채봉이 가을 달을 바라보고 임을 그리워하며 <추풍감별곡(秋風感別曲)>을 쓴다. 감사가 우연히 보고 그들의 사랑을 모두 알게 된다. 불러 혼인을 시켜 준다.

<추풍감별곡>은 어떤 작품인가?
본래 평양이나 서울에서 민간에 두루 유행하던 가사(歌辭)다. 이것을 즐기던 사람이 소설 ≪채봉감별곡≫을 지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장필성은 어떤 캐릭터인가?
재주가 빼어나지만 벼슬은 얻지 못한다. 당시는 부패한 정치와 차별 의식 등으로 지방 인물이 고위 관료가 되기 매우 어려웠다. 특히 평안도 지역 향반들에게는 그 정도가 심했다. 김 진사가 벼슬을 얻으러 돈을 들고 서울에 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보국은 어떤 인간인가?
당대 최상위층 관료이자 권력자다. 그러면서도 유교 이데올로기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다. 인간적 연민을 갖고 정의의 편에 서서 행동한다.

조선조에 채봉처럼 사랑을 찾는 일이 실제로 가능한가?
흔한 일은 아니었겠으나 가능했다. 사랑을 위해 생을 내던진 여성의 주체성 발현은 ≪춘향전≫, ≪박씨전≫ 등에서도 보이는 우리나라 애정소설의 서사 전통이다.

≪채봉감별곡≫의 탁월성은 어디서 찾는가?
매관매직이라는 당대 권력층의 비리상, 여주인공의 신분을 초월한 항거의 모습을 이보다 더 구체적이며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은 우리 고전 애정 소설에는 없다.

이 작품의 미적 근대성은 어느 정도인가?
최초의 근대소설이라는 이광수의 ≪무정(無情)≫에 필적한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청년회심곡(靑年悔心曲)≫이나 ≪부용상사곡(芙蓉相思曲)≫보다 근대적 애정관이나 현실 인식을 더 잘 반영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조윤형이다. 대전공업고등학교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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