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개의 최신 사례로 보는 미디어 윤리
김춘옥이 옮긴 클리퍼드 크리스천스(Clifford G. Christians) 외 공저 <<78개 최신 사례로 보는 미디어 윤리(Media Ethics: cases and moral reasoning)>>
저널리즘은 기술과 열정인가?
미국 미디어가 직원 책용 때 언론학 전공자에게 점수를 더 주는 이유는 간단하다. 언론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하지 않아야 하는지를 알고 있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철학과 윤리다.
제목이 긴데 한마디로 어떤 책인가?
일상에서 만나는 미디어 문제를 응용철학으로 분석하는 책이다. 상식 차원의 윤리 논의가 아니다. 미디어 윤리를 본격 성찰한다.
분석 가이드라인은 무엇인가?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 공자의 중용사상, 칸트의 정언명령, 밀의 공리주의, 롤즈의 정의론이다. 동서고금을 망라한 철학으로 미디어 윤리를 점검한다.
철학과 실제 사례의 틈을 무엇으로 연결하는가?
클리퍼드 크리스천스는 포터 박스 모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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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신학교의 랠프 포터가 고안한 ‘도덕적 사고를 위한 틀’을 말하는가?
그렇다. 바로 그것이다. 윤리적 딜레마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정의, 가치, 원칙, 충성의 4단계 추론으로 윤리 결정을 내린다.
크리스천스는 기독교 원리주의자인가?
그렇다. 기독교의 사랑을 실천하려는 학자다. 때로는 다수의 행복을, 때로는 소수의 권리를, 또 다른 때는 사회 전체를 책임지는 행동을 요구한다. 하나의 원칙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포터 박스를 이용해 적절한 윤리 원칙을 설정한 뒤 사례를 분석한다.
유독 언론에 높은 수준의 윤리를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디어는 사회의 감시견이다. 정부나 사회의 부정부패를 감시하려면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윤리 의식이 필요하다.
미디어 윤리라는 개념은 언제부터 나타난 것인가?
언론사가 산업 구조를 갖추고 저널리즘 교육이 시작되던 1890년대에 이 개념이 등장한다. 미디어 윤리에 대한 지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사회 담론의 한 영역이 되었고 오늘날까지 그 기본 형식이 유지되고 있다.
미디어 윤리 담론에서 가장 유명한 사례는 무엇인가?
자넷 쿡은 1980년 9월 28일 자 <<워싱턴포스트>>에 헤로인에 중독된 8살짜리 소년 지미에 대한 기사를 조작했다. 이 기사로 언론 최고상인 퓰리처상도 받았다.
쿡의 사례는 미디어 윤리의 어떤 측면을 지적하는가?
그는 개인의 직업 성공을 위해 진실을 왜곡했다. 정언 명령에 어긋난다. 기자라는 직업 가치도 위배했다. 기자는 단지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
위키리크스 같은 폭로 저널리즘은 미디어 윤리에 합당한 활동인가?
이 책은 헨릭 입센의 <공공의 적>을 예로 들면서 진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진실은 절대적이다. 비록 그 진실이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해도.
이 책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뉴스, 광고, PR, 엔터테인먼트 분야별 사례를 자세하게 설명한 다음, 철학 잣대를 들이대 분석했다.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 이유가 무엇인가?
커뮤니케이션은 사례를 쫒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실제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하지 못하면 듣는 사람이 흥미를 잃게 마련이다. 미디어 윤리에 독자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한 스토리텔링 기법이다.
미디어 윤리의 성격은 커뮤니케이션 분야별로 각각 다른 특성을 갖는가?
사기, 경제적 유혹, 선정주의는 취재보도와 광고, PR, 오락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폭력 관련 사태는 보도나 오락에서 나타났다. 공공 커뮤니케이션에는 스테레오타입이 깊이 뿌리박혀 있다. 그러나 융합기술과 산업 간의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분야별 특성은 점점 사라진다.
우리 학생들이 미디어 활동을 하는 데 이 책은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언론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지방 방송국이나 신문사가 기자를 채용할 때 별도의 채용 시험 없이 인터뷰만 한다. 이때 언론학 전공자들이 우대를 받는다. 왜 그러겠는가? 그들은 다른 전공자들과는 달리 미디어 윤리를 배워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우리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학부 대상 수업에 교재로 사용했다. 처음에는 철학 개념이 나오니까 긴장하더니 사례를 들어 설명하니 잘 이해했다. 미디어 전공 학생으로서 미디어 윤리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을 갖게 된 것에 자부심을 갖는 것 같았다. 또 취업에 필요한 상식도 풍부해진다고 좋아한다.
이 책을 쉽게, 정확하게 읽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가?
사례부터 먼저 읽고 앞부분 이론을 읽는 것이 훨씬 이해가 빠를 것이다.
당신이 이 책을 학창 시절에 읽었다면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대학 시절 학보사 기자였다. 이 책을 읽었다면 기자 생활을 하면서 고민을 훨씬 더 많이 했을 것 같다. 왜 언론인이 돼야 하는지 확실한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을 것 같다.
한국의 미디어 윤리 연구 사정은 어떤가?
몇 년 전 언론학회에 저자인 크리스천스 교수가 초청되어 함께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관심을 가진 학자들이 꽤 있었지만 응용철학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교수는 한 명도 없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춘옥이다. 단국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