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르네상스로 인한 변화와 오늘날의 변혁이, 비록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으나 ‘통’하고 있음을 부각하기 위해 공명 개념을 차용하고 ‘2차 르네상스’란 용어를 떠올렸다.” 저자는 르네상스를 근대적 인간, 인간중심주의가 싹을 틔운 시대로 보고, 700여 년을 건너뛴 현대 문명의 흐름을 인간중심주의의 만개, 인간 자유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거시적으로 스케치한다. 이런 관점에서 르네상스와 ‘공명’한다는 의미로 오늘날의 변혁을 2차 르네상스라 명명하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거장들의 작품이 등장하고, 구텐베르크의 인쇄기술도 주요한 내용으로 등장한다. 이와 ‘공명’하는 2차 르네상스에서는 인터넷과 오픈소스, 인공지능, 소셜미디어, 집단지성 등을 통해 열리는 새로운 세상, 즉 4차 산업 혁명, 시민 사회, 더 많은 민주주의, 참여 문화 등을 다루고 있다. 학술연구서라고는 하나 독자들의 높아지는 수준을 생각하면 대중교양서로도 손색이 없다.
200자평
문예부흥으로 번역되기도 하는 르네상스는 단순한 그리스 로마 문화예술의 부흥이나 재생이 아니다. 핵심은 근대적 인간의 탄생이다. 이 책은 오늘날의 인간 문명이 700여 년 전 르네상스와 ‘공명’한다는 맥락적 관점에서 현대를 ‘2차 르네상스 시대’로 파악한다. 근대적 인간이 어떻게 인터넷과 오픈소스, 소셜미디어, 참여 문화 등을 바탕으로 미래 사회의 주체로 성장하고 진화할 것인지를 그려 낸다.
지은이
김재영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철학(학사)과 신문방송학(석사)을 전공했다.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저널리즘스쿨에서 석사과정을, 미국 서던일리노이대학교 저널리즘스쿨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MBC 전문연구원, 세종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지냈고, 충청남도 미디어센터장을 역임했다. 웹 2.0, 집단지성, 크라우드소싱 등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향후 공유 경제 등 시대적 트렌드의 함의를 읽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저서로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는 당신을 위하여』(공저, 2012), 『현대사회와 매스커뮤니케이션』(공저, 2006, 2011개정), 『사이버 생활양식에서 공공성 문제』(공저, 2005), 『인터넷언론과 법』(공저, 2004), Sorting Out Deregulation(2002) 등이 있다.
차례
머리말
1장 초연결 사회가 소환한 르네상스
관계와 에이전트
2장 르네상스
휴머니즘
후폭풍
인쇄
3장 2차 르네상스
르네상스 이후의 르네상스
오픈소스
인터넷
4장 공명
인간ᐨ커뮤니케이션ᐨ미디어 변동에 관한 이론적 모색
공명의 네 지점
5장 전망
노트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으로
인터넷은 공간뿐 아니라 시간도 무의미하게 만든다. 세상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으며 수백 년에 걸쳐 일어날 법한 변화가 눈 깜짝할 사이에 현실이 되고 있다. 그 속도는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건 그보다 훨씬 더 빠르고, 폭과 깊이는 심대하다. 2016년 초 바둑 최고수를 이긴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충격적 현상으로 다가온 이유도 바로 그 간극에서 비롯한 것이다.
‘머리말’ 중에서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창출한 인터넷 공간은 다양한 범위의 소통을 포괄한다. 메신저를 통한 일대일 대화부터 SNS에서 형성된 관계망을 활용한 일대다 커뮤니케이션까지 총망라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필수재로 자리 잡은 이유도 에이전트로서 멀리 떨어진 사람과의 통화와 정보 공유 등 소통은 물론이고 길 찾기와 계산, 기억 등을 대행해 주기 때문이다.
‘1장 초연결 사회가 소환한 르네상스’ 중에서
롱테일에 속해 주목받지 못했던 개인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전문가주의는 확연한 퇴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론적인 대결의 결과가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다수의 집합적인 힘이 손쉽게 결집되면서 개별 전문가보다 우월한 성과를 거둔다는 사실이 속속 입증된 덕분이었다.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과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은 탈전문가주의로 집약되는 새로운 기류를 조성하면서 네트워크 사회의 운영 원리로 떠올랐다.
‘3장 2차 르네상스’ 중에서
캐나다의 경제사학자 이니스(Innis, 1950, 1951)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부침에 따라 인류 문명사가 어떻게 변천해 왔는지 탐구했다. 그의 논지는 한 사회의 권력 구조가 당대에 지배적인 미디어의 특성 또는 편향성(bias)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가 전제 군주제에서 민주적 체제로 전환한 배후에는 돌이라는 무거운 미디어를 대신한 가벼운 파피루스(papyrus)의 사용이 자리 잡고 있었다.
‘4장 공명’ 중에서
추천글
불평등이 중요한 의제가 되고 대의제의 한계를 체감하고 있는 지금, 또 다시 문명사적 전환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2차 르네상스’라는 표제만으로도 울림이 있다. 필자는 ‘4차 산업혁명’라는 말로 막연한 위기감과 조바심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희망을 가득 채워 준다. 산업적 변화가 르네상스와 같은 시대 변혁을 가져올 것이고, 그 변혁은 수평적 사회구조와 더 좋은 민주주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진화된 민주주의, 개인과 공동체가 모순되지 않는 사회의 모습을 그려 보는 것만으로도 그 갈림길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안희정 _ 충청남도 도지사
인터넷 혁명의 기원은 무엇인가? 필자는 르네상스라고 단언한다. 700년을 사이에 두고 르네상스와 인터넷 혁명은 ‘공명’한다. 이를 위해 르네상스의 개념을 단순히 문학과 예술의 영역을 넘어 상업, 종교, 과학, 산업, 시민사회 등 전 영역의 혁명으로 확장한다.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채워진 ‘2차 르네상스’는 개인주의, 인간 본성에 대한 호명, 혁신, 미디어라는 놀라운 공명의 계기를 발견한다. 특히 로즈와 소데이의 표현대로 “르네상스 컴퓨터”인 인쇄와 인터넷 사이의 공명은 놀랍다. 공명이 이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이 주도하는 초연결사회로까지 이어진다는 전망도 신선하다.
이재현 _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정보통신 혁명이란 축복일까, 재앙일까? 필자는 기술이 풍요로운 미래를 보장할 것이란 기술결정론이나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탈주체화시킬 것이란 기술공포증 모두를 배제한다. 그의 일관된 문제의식은, 새로운 소통기술이 개인의 정체성과 인간관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오늘날의 인터넷 기술이 자율적인 개인들의 네트워크에 의한 집단지성 혁명, 제2의 르네상스로 이어질 것이라는 그의 주장은 사뭇 낙관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낙관론은 기술 효과 신봉이 아니라, ‘관계 맺고 공감하는 인간 고유의 속성’에 대한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진순 _ 정치 스타트업 ‘와글’ 대표, 언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