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러시아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미하일 레르몬토프의 희곡이다. 레르몬토프는 고골, 푸시킨, 도스토옙스키 등과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다.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결투로 생을 마감한 작가는 총 다섯 편의 희곡을 썼다. 그중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가면무도회>>다.
한때 사교계에서 명성 높은 도박꾼이었던 아르베닌은 니나와 결혼 이후 방탕한 생활을 청산했다. 도박장에서 위기에 빠진 젊은 귀족을 도와주고 그와 가면무도회에 동행한다. 아르베닌은 잠깐 과거로 돌아간 듯 화려한 사교계 분위기에 젖는다. 한편 젊은 귀족은 가면 쓴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그녀에게서 정표로 팔찌를 건네받는다. 니나가 떨어뜨린 팔찌다. 이 우연한 사건이 걷잡을 수 없는 비극을 몰고 온다. 아르베닌은 아내의 부정을 의심해 질투에 사로잡히고, 아르베닌에게 원한을 가졌던 주변인들은 이 상황을 십분 이용한다. 아르베닌은 아내에 대한 복수를 위해 독을 준비한다.
무고한 아내를 부정하다고 오해해 죽음으로 몰아 간다는 내용이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와 유사하다. 레르몬토프는 의 작품에서 러시아 상류사회의 병패와 부조리를 폭로한다.
200자평
과거에 도박꾼으로 이름을 날리던 아르베닌은 지금의 아내 니나를 만나 도박계를 떠났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 사교계의 유혹에 끊임없이 흔들린다. 그때 다른 남자가 아내의 팔찌를 하고 있는 걸 본다.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던 아르베닌은 질투에 사로잡혀 복수를 준비한다.
지은이
미하일 유리예비치 레르몬토프(1814∼1841)는 19세기 전반부를 대표하는 러시아의 시인이자 소설가로 대표적인 낭만주의자다. 828년 모스크바대학 부속 귀족 학교에 입학해 시를 창작하기 시작했다. 1830년에는 모스크바대학 부속 귀족 학교를 마치고 모스크바대학 윤리정치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이 시절에 희곡 ≪에스파냐 사람≫(1830), ≪연인≫(1831), 서사시 ≪자유의 마지막 아이≫(1831), 서정시 ≪모놀로그≫(1829) 등을 썼다. 1832년에는 페테르부르크 근위사관학교에 들어갔다. 이 시절 미완의 소설 ≪바딤≫(1833∼1834)을 썼는데, 이 작품에서 레르몬토프는 서민의 분노를 긍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1834년에 학교를 졸업한 후 근위표기병사관이 되었다. 그 와중에 서사시 ≪악마≫(1829∼1841)와 ≪귀족 오르샤≫(1835), 희곡 ≪가면무도회≫(1835) 등을 집필하게 된다. 희곡 ≪가면무도회≫는 그의 사후인 1842년에서야 간행된다. 레르몬토프는 고골이 시작한 자연파에 대한 반발로 자신의 소설 ≪리곱스카야 공작부인≫(1836)에서 하급관리의 애환을 그린다. ≪리곱스카야 공작부인≫ 역시 ≪바딤≫처럼 미완으로 남는다. 23세 때인 1837년에 푸시킨이 결투로 죽음에 이르자 레르몬토프는 ≪시인의 죽음≫을 발표했고, 이로 인해 유명해지게 된다. 그러나 이 시에서 ‘푸시킨의 죽음은 러시아 귀족 사교계의 음모’라고 비난했다는 이유로 캅카스로 좌천당한다. 레르몬토프는 캅카스에서 ≪도망자≫(1838), ≪므츠이리≫(1839), ≪현대의 영웅≫(1839∼1840), ≪악마≫(1841) 등을 발표한다. 이 중 연작 소설인 ≪현대의 영웅≫에서 레르몬토프는 주인공 페초린을 통해 1830년대 지적인 귀족에 대한 환멸과 반항을 형상화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 작품은 푸시킨의 ≪예브게니 오네긴≫과 더불어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게 된다. 1841년 7월 15일 퍄티고르스크에서 사소한 일로 학우였던 마르티노프와 결투 끝에 27세로 짧은 생을 마감한다.
옮긴이
박선진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교 러시아문학부에서 레오니트 안드레예프의 희곡에 나타난 범심론에 대한 연구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계명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에서 초빙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외국어로서의 러시아어 능력 평가인 토르플(TORFL: Test of Russian as a Foreign Language) 최고 단계인 4단계를 통과했으며, 토르플 시험 감독관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증 보유자다. 현재 국내 최초 토르플 시행 기관인 러시아센터에서 토르플 시험 감독관으로 활동 중이다. 레오니트 안드레예프의 희곡 ≪개의 왈츠≫, ≪생각≫, ≪예카테리나 이바노브나≫, ≪스토리친 교수≫를 번역·출간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레오니트 안드레예프 희곡의 공간>, <레오니트 안드레예프의 희곡에 나타난 지문 ‘침묵’의 기능 연구>, <레오니트 안드레예프의 창작에 나타난 초인 형상 연구> 등이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아르베닌: 내가 의심한 거라고? 내가? 모두들 알고 있는걸. 사방에서 날카로운 암시들이 내 뒤를 쫓아오고 있어…. 그들 눈에 난 불쌍하고 우스운 거지! 내가 한 노력들은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했단 말인가? 날카로운 한마디로 모두를 전멸시키곤 하던 나의 권력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두 여자가 그 권력을 죽여 버린 거야! 그중 한 명은… 오, 나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지, 사랑하고 있어. 그리고 그녀는 날 처참하게 기만했어…. 아니, 난 그녀를 사람들에게 양보하지 않겠어…. 그들은 우리를 심판할 수 없어…. 내가 직접 무서운 심판을 내리겠어…. 그녀에게 사형을 내리겠어. 나를 위한 사형은 이 안에 있으리. (심장을 가리킨다.) 그녀는 죽을 거야. 난 그녀와 함께 살 수는 없어….
124-1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