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서울문화재단의 ‘예술교육총서’ 세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예술교육을 연구해 온 학자,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프로듀서, 그리고 서울문화재단에서 예술교육사업을 해온 실무자가 함께 북유럽 4개국의 예술교육을 답사하고 돌아와서 만든 보고서다. 핀란드 헬싱키의 아난딸로 아트센터, 스웨덴의 서커스 시르쾨르, 영국의 로열오페라 하우스, 벨기에의 ABC센터(Art Basics for Children)는 각기 대단히 진화된 예술교육의 모델을 보여 준다.
200자평
서울문화재단에서 내는 ‘예술교육총서’의 세 번째 책. 북유럽 4개국의 예술교육 답사 보고서다. ‘예술이 어떻게 우리 일상에 변화를 촉발하고 풍요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우리를 움직이는가“ 라는 미적체험의 교육적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선진 사례를 통해 찾고 있다. 예술이 더 이상 사치나 과잉이 아닌 일상이고 생활이자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주는 보편적 공공재라는 사실을 답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은이
곽덕주
인류학과 교육철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교육학과에서 교육철학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쓰며 교육자의 길을 걸어왔다. 심미적 교육에 매료된 이후, 삼과 내면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예술교육의 철학적 가치와 원리 탐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교육 현장에서 적절하게 활용될 예술교육 실천 모델과 예술교사 교육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남인우
연극영화학과 연기(아동청소년극)를 전공하고, 2000년 연극의 언어에 대해 눈뜨기 시작하여 지속적으로 연극의 교육적 가치와 예술적 힘을 알리고자 실험적 무대를 전개해 왔다. 호원대학교 산학협력 교수 및 극단 북새통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현대무용, 시각예술 등 다양한 장르를 융합하는 확장 작업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임미혜
순수음악과 예술행정을 전공하고, 자유로운 사고로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인간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예술의 가능성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예술가, 기획자, 행정가로서의 경험을 기초로 서울문화재단 예술교육사업을 총괄하며,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전개하고 있다. 예술교육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하며, 경계를 넘나드는 통합예술교육의 새로운 구조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차례
책머리에: 발간에 즈음하여
여는 글: 예술은 어떻게 교육인가?
핀란드
미리보기: 핀란드의 교육정책과 예술교육
진짜 예술가가 되게 하는 예술교육
예술교육, 질적 생존을 위한 조건
미니 인터뷰: 마리안나 까얀띠
프로그램 소개: 아난딸로 아트센터
스웨덴
미리보기: 스웨덴의 교육정책과 예술교육
예술 속에 녹아 있는 교육철학
기술과 상상력의 결합이 만들어내는 혁신
미니 인터뷰: 미아 크루소
프로그램 소개: 서커스 시르쾨르
영국
미리보기: 영국의 교육정책과 예술교육
누구나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
Creative Learning, 예술 경험이 학습
미니 인터뷰: 사라 제임스
프로그램 소개: 로열 오페라 하우스
벨기에
미리보기: 벨기에의 교육정책과 예술교육
예술 + 교육 + 생명력
놀면서 경험하는 예술
미니 인터뷰: 게르하르트 예거/리안 이머헤이크
프로그램 소개: ABC 센터
책속으로
아난딸로 아트센터는 헬싱키시에서 설립한 예술교육 기관으로서, 헬싱키에 사는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방과 후에 예술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학생들은 학교라는 공교육 기관을 매개로 하여 이곳에 들어오고, 이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은 국가나 학교에서 지불한다. 반면 이곳의 모든 학생들은 제도적 강제에 의해 오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 선택에 의해 온다. 그런 의미에서 아난딸로 아트센터는 ‘공교육 보조’ 예술기관이라 말할 수 있다. 이곳의 프로그램이 지난 20년 동안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모든 교육이 이와 같이 조화로운 체계 속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핀란드: 진짜 예술가가 되게 하는 예술교육’ 중에서
이들이 말하는 서커스 시르쾨르의 핵심 가치는 이곳 창시자의 표현에 따라 다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공동체적 개인주의’. 즉 예술가들은 개개인 개성과 특징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사고하지만 쇼를 무대에 올릴 때에는 다른 이들과 잘 어울리게 행동해야 한다는 철학을 말한다. 둘째, ‘거만한 열정’, 즉 까칠하고 까다롭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는 헌신하는 정신을 말한다. 서커스 시르쾨르를 통해 예술적인 측면과 교육적인 측면 모드를 성취하고 싶다는 설립자의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설립 당시 정치인들이 이들의 교육철학을 두고 그 의미도 어렵고 실행도 어렵겠다고 하자, 설립자는 “그것은 분명히 가능한 것이며, 기존의 전통 교육방식을 거스를 만큼 까칠하고 거만한 열정을 갖고 임하겠다고.”고 말했다 한다. 셋째, ‘수준 있는 광기’, 즉 어린이를 위한 단 20분짜리 쇼를 하더라도 최고의 질과 수준의 쇼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은 공연 최고의 질을 지향하는 그들의 철학을 반영한다.
-‘스웨덴: 예술 속에 녹아 있는 교육철학’’ 중에서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예술교육 예산은 80%가 개인 기부금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이것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이한 사례이다. 시민공동체가 어느 한 극장의 다양한 활동을 사랑해주고 지지해주는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연간회원이나 후원층이 두터운 유럽 대부분 극장들의 특징은 ‘예술단체 중심의 극장’이라는 점이다. 예술단체들의 공간이 극장이지, 극장 안에 예술단체가 잇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유럽인들의 정신은 극장을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들어, 다양한 활동들을 시민공동체에 제공하게 한다. 그러면 시민공동체는 그들의 활동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망설임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극장을 지원한다. 이처럼 극장과 시민공동체는 무엇이 먼저랄 것도 없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발전하여, 더욱 탄탄한 운영 시스템을 구출해내고 있었다.
-‘영국: 누구나 햐유할 수 있는 권리’ 중에서
이러한 공간 구성의 중심에는 바로 ‘책’이 있다. ABC 센터의 설립자이자 현 예술감독인 게르하르트는 본인의 어린 시절 자신에게 예술을 가르쳐줄 사람이 없었던 것이 아쉬워서,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박물관, 미술관 등을 관람하여 많은 책을 수집하게 되었다고 한다. 수집된 책들이 많아지자 이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센터를 설립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ABC 센터에서 책, 특히 예술적인 가지고 있는 위치는 매우 크다. 관계자들은 이러한 예술서적에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그것을 스튜디오로 구현하고, 공간을 디자인하고, 필요한 도구와 가구 등을 디자인한다. 실제로 센터의 마당에는 이렇게 직접 가구와 공간에 들어가는 다양한 것들을 만드는 목공소가 있고, 담당하는 기술자가 있다. 스튜디오에서는 종종 기술자가 의자나 책장 등을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벨기에: 놀면서 경험하는 예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