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80년대 중반 이후 서구에서 등장한 새로운 사회운동은 특정 집단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실현’하는 문제를 화두로 삼는다. 이전의 사회운동이 분배에 초점을 맞춘 정의의 문제였다면, 자아실현의 문제로 무게중심이 옮겨진 것이다. 이는 오늘날 이주민,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등 집단의 정체성과 권리를 요구하는 우리의 시대적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프랑크푸르트학파 3세대로 잘 알려진 악셀 호네트의 인정 이론은 개인들이 사회에서 인정받으려는 이러한 노력들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다. 인정 투쟁을 정체성 인정을 넘어 물질적 재분배까지 성취할 수 있는 운동으로 발전시키려는 호네트의 시도에 주목해 보자. 말은 간단한 ‘인정’이지만, 그 사상적 깊이는 결코 얕지 않다. 호네트의 직속 제자이기도 한 이현재 저자가 호네트 이론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악셀 호네트(Axel Honneth, 1949∼ )
독일의 철학자. 1949년 독일 에센에서 태어났다. 본대학교, 보훔대학교, 베를린자유대학교 등에서 철학, 사회학, 독문학을 공부했으며, 위르겐 하버마스의 지도하에 교수자격논문을 썼다. 베를린자유대학교에 재직하다가 하버마스가 퇴임하자 1996년 그를 이어 프랑크푸르트대학교에 부임했다. 2001년부터 프랑크푸르트사회연구소 소장을 지내고 있으며, 3세대 비판이론 전통을 잇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대표 저서인 『인정투쟁』을 통해 사회적 투쟁의 심리적 동기를 ‘인정’이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했다. 이로써 사회적 투쟁의 저변에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한 욕망이 자리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주요 저서로 『권력 비판』, 『정의의 타자』, 『물화』, 『자유의 권리』, 『사회주의 재발명』 등이 있다.
사상 분야 프랑크푸르트학파, 정치학, 사회학
연관 사상가 막스 호르크하이머, 위르겐 하버마스, 조지 허버트 미드, 테오도르 아도르노
200자평
1980년대 중반까지 서구 사회운동의 핵심 문제는 물질적 자원의 ‘분배’ 혹은 ‘재분배’였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 등장한 신사회운동은 특정 집단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실현’하는 문제를 화두로 삼게 된다. 정의의 문제에서 자아실현의 문제로 사회운동의 동역학이 변동한 것이다. 이는 오늘날 우리의 사회운동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이주민,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등 집단의 정체성과 권리를 요구하는 운동이 활기를 띠고 있다. 2015년부터 온라인을 기반으로 리부트된 페미니즘의 물결도 집단적 정체성을 차별 없이 인정받는 이슈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정투쟁’을 정체성 인정을 넘어 물질적 재분배까지도 획득해 내는 운동으로 발전시키려는 악셀 호네트의 시도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책은 호네트의 ‘인정이론’을 10가지 키워드로 해설한다.
지은이
이현재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 교수다. 사회철학과 여성철학을 전공했다. 2004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교에서 악셀 호네트의 지도하에 인정이론을 여성주의의 관점과 접목하는 논문 『여성주의적 정체성 개념(Identitaetsbegriffe aus Feministischer Perspektive)』(여이연, 2007)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역서로 『인정투쟁』(공역, 2011)과 『모욕과 불평등을 넘어』(공역, 2016)가 있다. 2008년부터 도시인문학이라는 융합 학문 분야를 구축하는 작업에 집중해 왔으며, 도시성을 기반으로 친밀 관계와 감정 양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연구하는 데 몰두해 왔다. 2015년부터는 국내에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기반의 페미니즘에 관심을 기울이는 가운데 『여성혐오 그 후, 우리가 만난 비체들』(2016)을 출간했다.
차례
01 자기 보존을 위한 투쟁
02 인륜성
03 상호 인정과 ‘목적격 나’
04 사랑
05 권리 인정
06 연대
07 무시
08 인정투쟁
09 형식적 인륜성
10 탈중심적 자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