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람들은 왜 코스프레를 하는가? 코스프레는 사회화에 필수인 인간의 감성과 세계관을 구성하는 모방 활동이다. 코스어는 개인의 몸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캐릭터를 따라하는 과정에서 몰입 경험을 얻는다. 그 결과 코스어는 자아 만족감과 자존감, 삶의 의미를 충족함으로써 자아 성장 효과를 얻는다. 이 책은 코스프레를 청소년 문화나 만화 동호 문화로 환원하려는 시도를 거부하고, 코스인의 입장에서 코스프레의 매력을 설명하기 위해 국내외 연구 문헌을 망라했다. 코스프레 문화의 정체성과 그 한계점을 분명히 인식시키고, 코스프레 문화가 문화 정책과 문화 산업 전 영역을 융합하는 새로운 문화 아이템으로서 꽃필 수 있게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지은이
윤은호
인하대학교 인터랙티브콘텐츠·인지기호학연구실 연구원이자 인천대학교 일본문화연구소 연구원이다. 인하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동 대학원 문화경영학과를 거쳐 2016년에 문화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9∼2011년에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인문한국사업단에서 감성HK 석사과정 연구원을 겸했다. 주요 논문으로 “공공 만화축제 참여자의 사용자경험에 대한 연구”(2016), “콘텐츠 유저에 의한 만화ᐨ애니메이션의 재해석에 관한 연구”(2015), “스마트 힐링콘텐츠의 문화기호학적 접근”(2014)이 있다. 그 외 다수 논문 및 국내외 학술 발표 경력이 있다. 감성에 장애를 가진 이들을 위한 스마트 힐링콘텐츠, 자폐 장애, 코스프레를 포함한 웹컬처(서브컬처)·인터랙티브 콘텐츠, 콘텐츠관광, 문화기호학·문자기호학 연구를 포괄해 문화콘텐츠가 인간의 삶의 의미에 끼치는 영향과 여기서 도출되는 창의적 결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학술 연구와 저술을 진행하고 있다. 학계 밖에서는 ≪철도신문≫에서 기자로 일했다.
차례
01 코스프레의 개념과 범위
02 코스프레의 역사
03 코스판 구성
04 코스프레와 동인 문화
05 무대와 일일카페
06 코스옷의 경제
07 코스프레와 공간
08 코스프레와 정체성
09 코스프레와 젠더
10 코스프레와 인터랙티브 문화
책속으로
코스프레가 현재의 형태를 갖춘 지 어느새 40여 년이 지났다. 한국에서도 ‘코스(코스프레의 줄임말)’가 시작된 지 사반세기가 넘었다. 코스프레는 단순한 젊은이들의 놀이 문화를 넘어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우선 코스튬 플레이어(costume player), 즉 코스어(코스를 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며 코스옷(코스프레 의상) 제작·판매업이나 스튜디오, 관련 공간, 코스프레 잡지·출판 등 신산업이 생겨나고 있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코스옷 시장에서 확인 가능한 경제 효과만 해도 연간 350여억 엔에 달하는 문화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矢野経済研究所, 2017).
“왜 여전히 코스프레인가” 중에서
코스프레가 이루어지는 곳을 코스 구성원들은 ‘코스판’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보통 이 단어는 코스어들이 구성하는 비가시적 커뮤니티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이종헌, 2007:11). 따라서 문화연구에서 통용되는 신(scene)과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단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코스판이라는 개념이 하위문화의 신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하위문화의 구성원 자격은 동료와 동일한 패션 스타일이나 무리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되므로 문화에의 입출입이 가시적인 반면, 코스판에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결정하는 것은 코스어 자신이므로 활동 상태가 아닌 정체성이 구성원으로서 자격에 큰 영향을 끼친다.
“코스판 구성” 중에서
코스어(coser)가 코스옷으로 갈아입고, 소품을 두르고, 화장을 마친 다음 몸짓으로 캐릭터를 따라하는 행동, 다시 말해 코스프레 활동 모두는 인간의 인식·사고 능력과 사고의 결과를 현실 공간에서 물리적으로 실행하게 도와주는 몸이 있기에 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코스프레를 코스어의 몸이라는 미디어를 이용한 일종의 콘텐츠라고 재해석할 수 있다. 코스프레는 코스옷과 캐릭터, 그 캐릭터가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와 그 세계관 못지않게 코스어 개인의 중요도 또한 큰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코스프레와 인터랙티브 문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