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원시조상들의 진화적 동기가 자리 잡고 있어, 매 순간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 진화심리학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적응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밝히는 학문이다. 진화심리학의 발달로 소비행동의 진화적 동기를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이 책은 인류가 진화해 오는 과정에서 ‘생존과 번식’이라는 진화적 압력이 현재의 소비동기를 형성하는 데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설명한다. 자신의 유전적 우수성을 알리는 적응도 지표들, 과시적 소비의 본질과 상표의 의미, 배우자 선택 전략이나 음식문화의 진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소비문화 탐구를 시작하는 첫걸음이다.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거나 소비문화에 관심 있는 독자는 이 책에서 우리의 오래된 소비본성을 만나게 된다.
지은이
윤선길
한신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 명예교수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에서 텍사스주립대학교에서 광고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조지아대학교에서 광고홍보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한신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로 부임, 2017년 퇴임 후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한국광고홍보학회 제4대 회장을 역임했다. 연합광고에서 AE로, 리바이스코리아(Levi’s Korea)에서는 광고·프로모션 매니저로, 서울광고기획(서울DMB&B)에서 마케팅국장을 지냈다. 『스티그마: 장애의 세계와 사회적응』(2018), 『휴리스틱과 설득』(2015), 『프로파간다 시대의 설득전략』(2005), 『광고를 움직이는 소비자 심리』(1998) 등을 쓰거나 동료들과 함께 번역했다.
차례
01 소비자행동의 진화적 근원
02 생존과 번식
03 인간 진화와 소비 제품의 발달
04 진화와 음식문화
05 상표의 진화적 의미
06 성별 차이와 소비 행동
07 배우자 선택 전략
08 심리적 형질과 소비
09 직관적 소비자
10 진화 환경의 변화와 소비자 부적응
책속으로
‘1990년대 들어와 진화심리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진화심리학은 인간 본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밀러와 가나자와에 따르면, 진화심리학에서 ‘본성’이란 ‘진화된 심리적 기제’ 또는 ‘심리적 적응 형태’로 구성된 집합체를 가리킨다. 진화된 심리적 기제 또는 심리적 적응 형태들의 총합이 바로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의 ‘마음’은 바로 여기에서 온 것이다. 인간의 본성을 생물학적 적응으로 보는 진화심리학은 그동안 인간이 보여 온 적응 형태들이 어떠한 생존 문제나 번식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진화했는지 밝혀내려 한다. 진화심리학은 진화생물학에 입각해 인간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인간이 수만 세대를 거치면서 물려받은 적응 형태들을 하나하나 찾는다.
“진화의 창으로 보는 소비자행동” 중에서
누구나 알고 있듯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거의 유일한 동물이다. 현대적인 의미에서는 모든 소비 제품이 인간의 해부학적 취약함을 보완하는 진화적 대체물인 셈이다. 현재 가정에서 사용하는 연장과 공구를 생각해 보자. 톱, 망치, 가위, 드라이버, 펜치 등 전동 공구의 대명사인 ‘보쉬(Bosch)’의 가정용 공구 세트 하나만 있으면 어떤 동물보다도 더 강력하고 무서운 힘을 낼 수 있다. 굳이 총, 칼, 창 같은 무기까지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 일상 가정에서 매일 사용하는 물건들만으로도 예시는 충분하다. 위의 예가 상체 근육을 보완하는 것이라면, 걷거나 뛰는 데 필요한 하체 근육을 보완하는 제품도 무수히 많다. 자전거, 모터사이클, 자동차, 배, 잠수함, 항공기 등 이 모든 것이 인간의 약한 근육을 보완해 주는 제품들이다. 이러한 제품으로 인해 인간은 그 어떤 동물보다도 더 빨리, 더 멀리, 더 오래, 더 높이, 더 깊이 이동할 수 있다.
“인간 진화와 소비 제품의 발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