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만지드라마>는 지식을만드는지식의 희곡, 연극 전문 출판 브랜드입니다. 지식을만드는지식은 문학사와 공연사에 길이 남을 세계적인 고전과 현대 희곡 243종을 비롯해 한국근현대희곡 100종을 출간하며 연극을 사랑하는 독자들로부터 지지를 얻었습니다. 343종의 희곡이라는 자산과 출간 경험이 지만지드라마 출범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전 세계의 고전 희곡, 문학성과 공연성을 인정받은 전 세계 현대 희곡, 한국 연극계에 꼭 필요한 이론 서적들, 그 외 의미 있는 기획 도서 출판을 통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전문성 있는 연극·공연 출판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일본 전통극을 노, 분라쿠, 가부키로 나누어 그 기원과 발전을 조명하고 주요 작품을 해설했다. 노는 무로마치 시대 초기에 제아미에 의해 완성된 일종의 가면극이다. 현실 세계를 반영한 겐자이노와 초현실적 세계를 다루는 무겐노,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무겐노가 훨씬 더 인기 있다. 가부키는 에도 시대 초기에 형성되었다. 사실적인 묘사로 관객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남자 배우가 모든 역할을 소화해야 하므로 여자 배역을 맡은 배우는 여자처럼 치장하고 몸가짐도 최대한 여성스럽게 보이려 한다. 분라쿠는 가부키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인형극이다. 샤미센 반주에 맞춰 공연한다.
책에 소개한 작품들은 일본 전통극 역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했을 때 각 장르를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노 대표작 <이즈쓰>는 아리쓰네의 딸이 망령이 되어서도 남편 나리히라를 못 잊어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사연을 담았다. 분라쿠 <소네자키 신주>는 당대 유행처럼 퍼져 있던 젊은 남녀의 동반 자살 풍조를 소재로 했다. 가부키 <주신구라>는 ‘연극의 독삼탕’이라 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한 흥행작이다. 아코한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을 극화한 것으로 주군의 원수를 갚고자 하극상을 일으킨 사무라이 이야기다.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무사 사회의 지독한 충심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전통극에 대한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사항들을 빠뜨리지 않고 정리해 소개하는 최초 저술이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
200자평
일본 전통극에 대한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사항들을 빠뜨리지 않고 정리해 소개하는 최초 저술이다. 일본 전통극의 기원을 밝힌 뒤 그 3대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노(能), 분라쿠(文樂), 가부키(歌舞伎)를 차례로 해설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장르별 주요 작품을 상세히 소개한 점이 특징이다.
지은이
김충영(金忠永)은 1985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그해 가을에 일본 쓰쿠바(筑波)대학 대학원에 유학해 제아미(世阿彌)의 노(能)를 연구했다. 1994년에 제아미의 무겐노(夢幻能)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했으며, 같은 해 3월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로 봉직해 왔다. 무겐노(夢幻能)란, 노 작품 중에서도 주인공이 유령이나 신 등의 초현실적인 존재인 작품군을 가리키는 말인데, 그중에서도 특히 여인이 주인공인 작품들을 이전 문학과의 영향 관계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노 이론서 쪽으로도 관심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본학회 산하 일본문학회의 회장을 지냈다. 대표적인 저서로서는 ≪일본 고전의 방랑문학≫(고려대학교 출판부, 1997), ≪일본문학 속의 여성≫(공저, 제이엔씨, 2006), ≪한중일 문화코드 읽기/비교문화 상징사전 [난초], [국화], [대나무], [소나무]≫(공저, 도서출판 종이나라, 2005∼2006), ≪일본 고전문학의 배경과 흐름≫(고려대학교 출판부, 2007) 외에 제아미의 노 작품론에 관련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차례
머리말
1부 일본 전통극의 기원
I. 일본 전통극의 문화사적 탄생 배경
1. 고대 일본인들의 신앙과 미코
2. 야마토 정권과 문자 문화
3. 대륙 문화 유입과 쇼토쿠태자
II. 일본 전통극의 기원
1. 하늘 바위 문 신화
2. 우미사치·야마사치 형제 이야기
2부 일본 전통극과 주요 작품
I. 일본 전통극의 발달
II. 노
1. 노의 유래와 발전
노 발전의 아버지 간아미
노 대성자 제아미와 그의 노 이론
2. 제아미 이후의 노
중세 말기의 세태
노와 히데요시
3. 주요 작품
<이즈쓰>
≪풍자화전≫
III. 분라쿠
1. 근세 예능의 태동과 도시 서민 시대의 개막
근세 예능의 태동
도시 서민 시대의 개막
2. 분라쿠의 성립과 발전
분라쿠의 성립
분라쿠의 발전
3. 주요 작품
남녀 동반 자살을 극화하다, <소네자키 신주>
IV. 가부키
1. 가부키의 성립과 발전
2. 주요 작품
일본 국민 극 <주신구라>
<주신구라>의 탄생과 전개
3. <주신구라> 현대식 읽기
참고 문헌
찾아보기
지은이에 대해
책속으로
일본 왕실의 조상신이며 태양의 여신인 아마테라스오미카미는 남동생 스사노오노미코토(素戔嗚命)의 난폭한 장난질에 화가 나서 하늘에 있는 암굴에 들어가 바위 문을 닫아 버렸다. 태양신이 암굴에 틀어박히니 온 세상은 순식간에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이고 말았다. 졸지에 광명을 잃은 사람들은 겁에 질려 신에게 비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난감해진 하늘나라의 여러 신들도 그녀를 달래 보려고 온갖 궁리를 다 짜내었다. 바위 문 바깥으로 그녀를 나오게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어떻게든 그녀의 환심을 사 보려고 닭들을 모아 놓고 일제히 울려 보기도 하고, 거울이나 구슬 등 보물을 만들어 바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우즈메노미코토라는 여신은 사철나무를 가발처럼 머리에 쓰고, 대나무 가지와 창을 양손에 들고, 나무통을 엎어서 그 위를 무대 삼아 박자에 맞춰 발을 쿵쿵 구르며 춤을 추었다. 그녀의 춤은 점차 고조되었고, 급기야 도취경에 빠진 광란의 춤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흔들어 대다 보니 젖가슴이 다 드러나고, 치마끈마저 느슨해져 치마가 허리 아래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모습이 되었다. 이를 지켜보던 주위의 수많은 남신들은 다들 신이 나서 일제히 박장대소하며 왁자지껄 떠들어 댔다. 그때까지 아무리 꾀어내려 해도 꿈쩍 않던 아마테라스오미카미도 이 대목에서는 마음이 동했다. 바깥이 궁금해진 그녀는 바위 문을 살며시 열어 내다보았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다지카라오노미코토(手力男神)라는 힘센 남신이 이때를 놓치지 않고 그녀의 손을 잡아채 힘껏 끌어냈다. 그러자 온 세상이 다시 밝아졌고 소동은 일단락되었다.
≪일본 전통극의 이해≫, 김충영 지음, 13∼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