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오이디푸스가 비극적인 운명을 한탄하며 자신의 두 눈을 찌르고 테베를 떠난 뒤, 그의 두 아들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는 1년씩 번갈아 테베를 통치하기로 한다. 하지만 에테오클레스는 1년이 지나도 동생 폴리네이케스에게 테베 통치권을 넘겨 주지 않는다. 이에 폴리네이케스가 동맹군을 이끌고 테베를 공격한다.
테베에는 일곱 개의 성문이 있었다. 아르고스 병사들을 이끌고 온 폴리네이케스는 에테오클레스가 지키는 힙시스타이 문, 티데우스는 멜라니포스가 지키는 프로이티다이 문, 파르테노파이오스는 악토르가 지키는 보라이아이 문, 카파네우스는 폴리폰테스가 지키는 에렉트라이 문, 히포메돈은 히페르비오스가 지키는 온카이다이 문, 암피아라오스는 라스테네스가 지키는 호모로이드 문, 에테오클로스는 메가레우스가 지키는 네이스타이 문을 각각 공격했다. 승패가 결정되지 않자 양군은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 두 사람의 싸움으로 승패를 결정하기로 합의했고, 격투 끝에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 둘 다 사망했다. 제3삽화에서 사자는 두 사람의 사망 소식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이 도시의 우두머리였던 두 장군들이 강철 검으로 유산을 나눠 가졌어요. 형제가 칼로 유산을 나누리라는 아버지 오이디푸스의 저주가 이루어진 거죠. 두 형제가 서로를 죽이고, 각자가 시신이 묻힐 정도의 땅만을 유산으로 갖게 되었어요.” 오이디푸스의 저주가 이루어진 것이다.
200자평
아이스킬로스의 비극이다. 아이스킬로스 비극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오만한 인간의 몰락’을 그렸다.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의 골육상쟁을 다룬다. 서사상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에 이어진다.
지은이
아이스킬로스(Aeschylos, BC 525∼BC 456)는 소포클레스(Sophocles), 에우리피데스(Euripides)와 더불어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데메테르 여신을 받드는 그리스의 엘레우시스에서 출생했으며, 신관직(神官職)을 맡았던 귀족 가문 출신이다.
기원전 534년에 최초로 비극이 상연된 후, 기원전 5세기에 이르러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를 통해 그리스 연극은 전성기를 맞는다. 특히 아이스킬로스는 연극사의 첫 장을 장식하는 중요한 극작가다. 기원전 3세기까지의 이런 그리스 고대극 전통은 로마를 거쳐 유럽 전체에 퍼지게 되고 서구 연극의 원류가 되었다. 약 90편의 비극을 집필했으나 현재 남아 있는 작품은 일곱 편뿐이다. 신혼 첫날밤에 신랑인 사촌 오빠들을 죽인 이집트 왕 다나오스의 딸들의 이야기를 다룬 <탄원자들(The Suppliants)>(BC 490), 페르시아와 치른 전쟁을 다룬 <페르시아인(Persians)>(BC 472),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의 갈등과 싸움을 다룬 <테베 공격의 일곱 장군(Seven Against Thebes)>(BC 467),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프로메테우스의 이야기인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Bound)>(BC 460), 아가멤논의 죽음을 둘러싼 아가멤논 가문의 이야기를 다룬 ≪오레스테이아(The Oresteia)≫(BC 458) 3부작이 현전한다.
옮긴이
김종환은 미국 네브래스카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계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영어영문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했고, 현재 한국영미어문학회의 편집위원장과 한국셰익스피어학회의 편집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셰익스피어와 타자≫, ≪셰익스피어와 현대 비평≫, ≪셰익스피어 작품 각색과 다시쓰기의 정치성≫, ≪인종 담론과 성 담론: 셰익스피어의 경우≫,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비극≫,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희극≫, ≪셰익스피어 연극 사전≫(공저), ≪음악과 영화가 만난 길에서≫, ≪상징과 모티프로 읽는 영화≫가 있다. 셰익스피어 작품 번역서로는 4대 비극과 ≪로미오와 줄리엣≫, ≪줄리어스 시저≫,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 밤의 꿈≫, ≪헨리 4세, 1부≫, ≪헨리 5세≫, ≪리처드 3세≫, ≪자에는 자로≫, ≪말괄량이 길들이기≫, ≪헛소동≫, ≪당신 뜻대로≫가 있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작품 전체를 완역했고,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와 ≪엘렉트라≫, ≪히폴리토스≫를 번역 출판했다. ≪테베 공격 일곱 장군≫ 번역을 끝으로 아이스킬로스의 현존 작품 전체를 완역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서막
제1삽화
제2삽화
제3삽화
제4삽화
종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포고자: 카드모스가 세운 이 도시 시민들을
위해 일하시는 의원님들의 뜻과
법령들을 알리는 것이 제 임무랍니다.
첫 번째 조치입니다. 충성스런
에테오클레스님은 후하게 장례를 치르고
이 도시에 무덤을 만들어
그 시신을 안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적군을 맞아 싸우다가 이 도시에서 전사하셨고
조상의 사당을 향한 충성심에 사로잡혀 싸우다
돌아가셨소. 그 어떤 비난도 받지 않았소.
젊은이가 죽어 명예로울 전쟁터에서 돌아가셨소.
이것이 에테오클레스 그분을 두고
내가 말하도록 명을 받은 내용이오.
하지만 그분의 형제인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은
개들 밥으로 주어 물어뜯기게 하라는 명을 받았소.
이 도시 밖으로 내던져서 말입니다.
만약 신께서 폴리네이케스의 창을 막아 내지
않았더라면, 이 테베는 파괴됐을 테니까요.
죽어서도 그는 조국의 신들에게 지은
죄의 얼룩을 지울 수 없을 겁니다.
도시를 점령하려고 이방인들 군대를 이끌고
침입해 신들을 모욕했기 때문입니다.
그 벌로 그는 땅에 묻히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도 날개 달린 새들이 날아다니는
창공 아래 그냥 방치하라는 조치가 내려졌소.
아무도 그분께 봉분을 만들어 줄 수 없습니다.
아무도 날카로운 목소리로 찬가를 부르며
그분에게 존경을 표하지 못합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베푸는 장례 행렬도 금지됩니다.
85-8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