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빈센티오는 신임하는 신하 앤젤로에게 공작 직을 대행하게 하고 수사로 변장해 민심을 살핀다. 앤젤로는 공작 대행으로서 엄격한 법 집행을 공언한다. 앤젤로는 간음죄로 클로디오를 잡아들이고 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클로디오의 여동생 이사벨라가 사면을 간청하자 앤젤로는 그녀에게 마음이 흔들린다. 결국 앤젤로는 클로디오의 사면을 조건으로 이사벨라에게 은밀한 제안을 하기에 이른다. 수사로 변장해 이 모든 사연을 전해들은 빈센티오는 앤젤로를 속여 클로디오를 구할 묘책을 내놓는다. 앤젤로는 자신이 엄격하게 금한 죄 때문에 클로디오와 같은 벌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자에는 자로≫는 권력의 연극적 재현을 통해 권력을 미화하고 과시하면서 권력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군주의 모습을 재현하는 정치적 연극이다.
200자평
1604년에 제임스 1세가 지켜보는 가운데 ‘국왕 극단’이 궁정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연극성’을 통해 권력을 과시하는 군주의 모습을 재현한 정치극이다.
지은이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1564년 4월 23일 존(John) 셰익스피어와 메리 아든(Mary Arden) 사이에서 태어났다. 셰익스피어는 아름다운 숲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인구 2,000명 정도의 작은 마을 스트랫퍼드에서 존 부부의 첫아들로,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고,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다. 셰익스피어는 주로 ≪성경≫과 고전을 통해 읽기와 쓰기를 배웠고, 라틴어 격언도 암송하곤 했다. 셰익스피어는 11살에 입학한 문법학교에서 문법, 논리학, 수사학, 문학 등을 배웠는데, 특히 성경과 더불어 오비디우스의 ≪변신≫은 셰익스피어에게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셰익스피어는 그리스어도 배웠지만 그리 신통하지는 않았다. 이 당시에 대학에서 교육받은 학식 있는 작가들을 ‘대학재사’라고 불렀는데, 셰익스피어는 이들과는 달리 대학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타고난 언어 구사 능력과 무대예술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 다양한 경험,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력은 그를 위대한 작가로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제대로 교육받지는 못했지만, 자연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운 자연의 아들이자 천재였다.
1590년 대 초반에 셰익스피어가 집필한 ≪타이터스 안드로니커스≫, ≪헨리 6세≫, ≪리처드 3세≫ 등이 런던의 무대에서 상연되었다. 특히 ≪헨리 6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에 대한 악의에 찬 비난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학 교육도 받지 못한 작가 셰익스피어 작품의 인기는 더해갔다. 1623년 벤 존슨은 그리스와 로마의 극작가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셰익스피어뿐이라고 호평하며, 그는 “어느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1668년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은 셰익스피어를 “가장 크고 포괄적인 영혼”이라고 극찬했다. 셰익스피어는 1590년에서 1613년에 이르기까지 10편의 비극(로마극 포함), 17편의 희극, 10편의 역사극, 몇 편의 장시와 시집 ≪소네트≫를 집필하였고, 대부분의 작품이 살아생전 인기를 누렸다.
옮긴이
김종환은 미국 네브라스카 주립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계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영어영문학회의 부회장으로 활동했으며 한국셰익스피어학회의 편집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셰익스피어 연극 사전≫(2005, 공저), ≪셰익스피어와 타자≫(2006), ≪셰익스피어와 현대 비평≫(2009)이 있으며, 세 권 모두 대한민국학술원 우수 도서로 선정되었다. 그 외 저서로 ≪인종 담론과 성담론: 셰익스피어의 경우≫(2013)와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비극≫(2012)이 있다. 번역서로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포함한 12권과 그리스 비극 작품 11권이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에스캘러스: 하지만 아직은
칼로 죽을 만큼 내려치기보다는,
예리하게 벼린 칼로 위협만 하는 게 어떨까요.
아! 제가 그를 구해 주고 싶은 이유는
그의 부친이 대단히 훌륭한 분이기 때문입니다.
제발 이 점을 고려해 주십시오.
각하를 엄격하고
덕을 갖추신 분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때와 장소가,
혹은 장소와 욕망이 일치해
각하의 욕정이 작동하는 경우, 혹은
열정이 끓어올라 그걸 주체하지 못하고
목적했던 효과를 이루었다고 칩시다.
그럼 각하도 언젠가는, 지금
벌을 내리려고 하는 그 사람과
똑같은 죄를 지어, 스스로에게 그 법을
적용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유념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