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라쿠사의 상인 이지언은 과거에 잃어버린 자식을 찾아 헤매다 에베소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지언은 자식과 재회하기는커녕 시라쿠사와 반목하던 이곳에서 몸값을 치르지 않으면 사형당할 위험에 처한다. 에베소의 공작에게 이지언은 자신이 에베소로 오게 된 사연을 설명한다. 부인이 쌍둥이 형제를 낳은 그날, 마을의 한 가난한 집안에도 쌍둥이 형제가 태어났고, 부양 능력이 없었던 이들 부모를 대신해 아이들을 거둬 쌍둥이 자식들과 함께 키운 이지언은 불의의 사고로 아내와 헤어지게 되고 두 쌍의 쌍둥이 중 한 명씩을 잃는다. 남은 자식도 장성하자 잃어버린 형제를 찾아 떠나면서 혼자 남게 된 이지언은 자식들을 직접 찾아나서고, 에베소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사연을 들은 공작은 이지언에게 보석금을 내면 풀어주겠다고 약속하고 하루 말미를 준다. 그사이 두 쌍의 쌍둥이 형제들은 에베소에서 재회하게 되고 꼭 닮은 외양 때문에 주변 인물들은 이들의 정체를 오인하게 된다. 그로부터 온갖 소동이 벌어진다. 결국 이지언의 사형이 집행되기 직전 헤어졌던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고 이들의 재회를 축하하는 파티가 벌어진다.
‘오인된 정체성’은 셰익스피어의 희극에 자주 등장하는 모티프다. 셰익스피어는 ≪실수 연발≫에서 ‘오인된 정체’를 통해 사건을 얽히고설키게 하면서 가족의 이별과 재회라는 스토리를 전개한다. 슬랩스틱 코미디의 원류로 간주되기도 하는 셰익스피어의 첫 작품이다.
200자평
어릴 때 이별한 두 쌍의 쌍둥이가 성년이 되어 재회하면서 가족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꼭 닮은 외양 때문에 인물들 사이에 오해가 쌓이고, 오고가는 주먹다짐 가운데 관객의 웃음이 유발된다. 슬랩스틱 코미디의 원류로 간주되기도 하는 셰익스피어의 첫 작품이다.
지은이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1564년 4월 23일 존 셰익스피어와 메리 아든 사이에서 태어났다. 주로 ≪성경≫과 고전을 통해 읽기와 쓰기를 배웠고, 라틴어 격언도 암송하곤 했다. 열한 살에 입학한 문법학교에서 문법, 논리학, 수사학, 문학 등을 배웠는데, 특히 성경과 더불어 오비디우스의 ≪변신≫은 셰익스피어에게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셰익스피어는 그리스어도 배웠지만 그리 신통하지는 않았다. 이 당시에 대학에서 교육받은 학식 있는 작가들을 ‘대학재사’라고 불렀는데, 셰익스피어는 이들과는 달리 대학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타고난 언어 구사 능력과 무대예술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 다양한 경험,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력은 그를 위대한 작가로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쌍둥이 자녀가 태어난 1585년 이후 7∼8년간 고향을 떠나 떠돌아 다녔는데, 이 기간 동안 셰익스피어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1590년경에야 런던에 도착해 이때부터 배우, 극작가, 극장 주주로 활동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뿐이다. 대작가의 생애는 대부분의 경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포함하지만, 셰익스피어의 경우는 그리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 없다. 런던으로 이주한 셰익스피어는 눈부시게 변하고 있던 수도 런던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엘리자베스 여왕(1558∼1603)이 통치하던 이 시기의 런던은 많은 농촌 인구가 유입되어 대단히 북적거리고 활기 넘치는 도시였다. 인구의 급격한 팽창으로 도시는 지저분해지고 많은 문제점들이 야기되었지만, 북적거리는 사람들과 활발한 경제 활동, 다양한 문화 활동과 행사, 특히 빈번한 연극 공연은 많은 사람들에게 여흥을 제공하면서 셰익스피어가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1590년대 초반에 집필한 ≪타이터스 안드로니커스≫, ≪헨리 6세≫, ≪리처드 3세≫ 등이 런던의 무대에서 상연되었다. 특히 ≪헨리 6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에 대한 악의에 찬 비난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학 교육도 받지 못한 작가 셰익스피어 작품의 인기는 더해갔다. 1623년 벤 존슨은 그리스와 로마의 극작가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셰익스피어뿐이라고 호평하며, 그는 “어느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1668년 존 드라이든은 셰익스피어를 “가장 크고 포괄적인 영혼”이라고 극찬했다. 셰익스피어는 1590년에서 1613년에 이르기까지 10편의 비극(로마극 포함), 17편의 희극, 10편의 역사극, 몇 편의 장시와 시집 ≪소네트≫를 집필했고, 대부분의 작품이 살아생전 인기를 누렸다. 1616년 4월 23일에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김종환은 1981년 계명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92년 네브라스카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6년 이후 계명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5년에 재남우수논문상(한국영어영문학회)을 수상했고, 1998년에는 제1회 셰익스피어학회 우수논문상을, 2006년에는 원암학술상을 받았다. 한국영어영문학회 부회장을 지냈고 현재 한국영미어문학회의 편집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셰익스피어와 타자≫, ≪셰익스피어와 현대 비평≫, ≪셰익스피어 연극 사전≫(공저)이 있으며, 세 권 모두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그 외 저서로 ≪셰익스피어 작품 각색과 다시쓰기의 정치성≫, ≪인종 담론과 성 담론≫,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주요 비극≫,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희극≫, ≪음악과 영화가 만난 길에서≫, ≪상징과 모티프로 읽는 영화≫가 있다. 셰익스피어의 주요 작품 17편을 번역했고 현존하는 소포클레스의 작품 7편을 완역했다.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스 3부작을 번역했고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을 번역하고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1막
2막
3막
4막
5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수녀원장: 나의 아들들아, 난 지난 33년 동안
산고를 치르듯 고통스럽게 살아왔다.
이제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구나.
공작님, 제 남편, 제 두 아들 그리고
제 두 아들과 같은 해 같은 날 태어난 하인들,
우리 모두 새로운 탄생과 출발을 축하하는
잔치에 가요. 함께 떠들고 즐기면서
오랜 슬픔 뒤에 되찾은 기쁨을 함께 누려요.
1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