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느 날 낯선 여인이 대건축가 솔네스를 방문한다. 자신을 방엘이라고 소개한 그녀는 과거 솔네스가 교회 첨탑에 종을 매달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후로 솔네스는 더 이상 교회를 짓지 않았다. 대신 사람들이 살 집을 지어 주며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다져 나갔다. 그러고 마침내 대건축가 위치에 올랐지만 현재는 젊고 역량 있는 후배들의 도전에 두려움을 느끼는 중이다. 솔네스 부인은 갑자기 나타나 과거를 환기하며 솔네스가 이상에 오르도록 충동질하는 방엘을 경계한다.
대건축가 솔네스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 경지에 올랐던 예술가다. 이상을 좇던 때도 있었으나 한계에 부딪쳐 현실과 타협했고, 그럼에도 대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예술가로서 성취를 이루었다. 이제 새로운 예술가의 등장과 부상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를 맞았지만 솔네스는 최고의 위치에서 내려오길 두려워한다. 대건축가 솔네스의 고뇌에는 말년에 이른 입센 자신의 고뇌가 반영되어 있다. 그 때문에 이 작품은 입센의 가장 자전적인 작품이라 평가된다.
200자평
입센의 후기작으로 말년에 이른 예술가의 고뇌를 담고 있어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자전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의 체계를 세운 시점보다 앞서 정신분석 관점에 입각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제시하고 있다.
지은이
헨리크 입센(Henrik Johan Ibsen)은 1828년 3월 20일 노르웨이의 수도 크리스티아니아(지금의 오슬로)에서 남서쪽으로 100마일 떨어진 작은 항구도시 시엔에서 태어났다. 여덟 살 때 집이 파산해 열다섯 살까지 약방에서 도제로 일했다. 독학으로 대학 진학을 위한 수험 준비를 하는 한편, 신문에 만화와 시를 기고했다. 희곡 <카틸리나>(1848)를 출판했으나 주목받지 못하고 그 후 <전사의 무덤>(1850) 상연을 계기로 대학 진학을 단념하고 작가로 나설 것을 결심했다. 1851년 국민극장 상임작가 겸 무대감독으로 초청되었는데, 이때 무대 기교를 연구한 것이 훗날 극작가로 대성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1857년에 노르웨이 극장으로 적을 옮긴 뒤 최초의 현대극 <사랑의 희극>(1866)과 <왕위를 노리는 자>를 발표했으나 인정받지 못했다.
이탈리아에서 목사 브란을 주인공으로 한 대작 <브랑>(1866)을 발표하여 명성을 쌓았다. 이후 <페르 귄트>(1867), <황제와 갈릴리 사람>(1873) 등에서 사상적 입장을 확고하게 굳혔다. 이어 사회극 <사회의 기둥>(1877), <인형의 집>(1879) 등을 발표했다. 특히 <인형의 집>은 여주인공 노라가 남성에 종속된 여성으로서의 삶을 거부하고, 한 인간으로서 독립하려는 과정을 묘사해 여성 해방 운동에 큰 영향을 주었다.
1900년 뇌출혈로 첫 발작을 일으킨 이후 병세가 악화되어 1906년 78세로 사망했다.
옮긴이
조태준은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앙토냉 아르토의 연극 이론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 객원교수를 거쳐 배재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12년 미국 루이지애나 대학교(ULL) 커뮤니케이션학과 방문교수를 지냈다. 연극 이론 및 극작술, 공연미학에 관련한 논문과 칼럼을 여러 편 썼으며, <골고다의 딸들>(한웅출판, 1992), <바람의 전쟁>(열린세상, 1996) 등의 번역 소설과 번역 희곡 <유령소나타>(지만지, 2014)와 <바다에서 온 여인>(지만지, 2015), <로칸디에라>(지만지, 2016),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지만지, 2018), <헤다 가블레르>(지만지, 2018)를 펴냈다. 또한 연극 현장에서 극작가 및 연출가, 드라마투르그로 활동하면서 연극, 뮤지컬, 오페라, 무용 등 다양한 공연 장르를 넘나들며 다수의 작품에 참여했고 현재 극단 인공낙원 대표, 극단 하땅세 상임연출로 활동 중이다. 대표작으로는 희곡 <창밖의 앵두꽃은 몇 번이나 피었는고>, <3cm>, <푸른 개미가 꿈꾸는 곳>이 있으며, 연극 <유령소나타>, <루나사에서 춤을>, <목소리>,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 <애랑연가>, <규방난장>, 오페라 <류퉁의 꿈> 등을 연출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제1막
제2막
제3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힐데: 보세요, 보세요! 이제 그분이 모자를 흔들고 있어요! 여기 아래 있는 사람들한테 인사하는 거예요! 오, 그러니 그분께 인사해요. 왜냐하면 이제, 모든 게 이루어졌으니까! (박사로부터 흰색 숄을 낚아채더니 그것을 흔들며 큰 소리로 외친다.) 건축가 솔네스 만세!
헤르달 박사: 안 돼! 안 돼!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