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작품은 10개의 독립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태어날 아이를 아주 행복하게 키우겠다고 고백하는 임신 8개월 된 여성, 이혼한 아버지를 더 이상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다섯 살 난 딸, 실직한 아버지에게 폭언과 구타를 일삼는 열다섯 살 아들, 딸보다 젊고 아름다운 엄마, 자기가 낳은 아이를 이웃 부부에게 주는 미혼모, 열 살 아들을 학교에 가지 못하게 붙드는 우울증 엄마, 손자 양육에 간섭하는 60대 아버지와 이에 맞서는 30대 아들, 출산이 두려운 산모, 시체 안치소에서 아들 시체를 확인하는 엄마, 냉정한 딸에게 과거에 자신이 더 냉정했음을 고백하며 사과하는 어머니.
2002년, 지역사회와 문화를 접목해 보고자 한 노르망디 지방 칼바도스 시 가족수당금고(CAF)와 캉 지방 노르망디국립극장(CDN)으로부터 ‘부모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가족 테마로 연극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제작 지원을 받아 이 작품이 만들어졌다. 처음엔 ‘오늘날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 즉 부모와 자식에 대한 주제로 주민들과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 예정이었으나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함을 느낀 조엘 폼므라가 극작 과정에서 자신의 관점을 덧붙이고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도 참고해 가며 이 작품을 완성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첫 버전의 제목은 <우리는 뭘 했나(Qu’est-ce qu’on a fait?)>였다. 이 제목으로 2003년 1월에 캉 지방의 사회문화센터 대여섯 군데에서 조엘 폼므라 연출로 공연이 이루어졌다. 이후, 2006년에 첫 버전을 수정하고 발전시켜서 <이 아이(Cet enfant)>라는 제목으로 파리–빌레트 극장에서 정식 공연을 시작했으며, 이래로 이 작품은 지금까지 150회 이상 재공연되었다. 그리고 2007년과 2014년에 피터 브룩의 초청을 받아 파리 ‘부프 뒤 노르 극장’에서 재공연했다. 이제 이 작품은 이 극단의 대표 레퍼토리 중 하나가 되어 프랑스는 물론이고 러시아 등 유럽 각지에서 활발히 공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5년 3월 카티 라팽(Cathy Rapin) 연출, 극단 프랑코포니 제작으로 선돌극장에서 초연되었다.
200자평
<이 아이>는 10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독립된 10개 장면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공유하며 오늘날 부모와 자식, 가족의 의미를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다.
지은이
조엘 폼므라(Joël Pommerat)는 1963년 프랑스 로안에서 출생했다. 열여섯 살에 연극에 대한 열정을 발견하고 학교를 그만두었다. 열여덟 살에 연극배우가 되기 위해 파리로 간 그는 이듬해에 극단 테아트르 드 라 마스카라에 입단한다. 배우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껴 스물세 살부터는 글쓰기에 전념하기 시작한다. 4년간 집중적으로 독학하고 극작을 한다. 스물일곱 되던 해인 1990년에 첫 창작극 <다카르 길(Le chemin de Dakar)>(모놀로그)을 직접 연출해서 파리 클라벨극장에서 공연한다. 이 공연을 계기로 같은 해 ‘극단 루이 브루이야르(Louis Brouillard)’를 창단한다. 브루이야르는 프랑스어로 안개라는 뜻인데, 아버지 이름(Louis)과 영화 발명가 뤼미에르 형제(Auguste et Louis Lumière), 그리고 태양극단(Théâtre du Soleil)에서 영감을 받아 작명했다고 한다. 이후 지금까지 주로 자기 극단 배우들과 연습하면서 쓴 자신의 희곡을 자기 극단 배우들하고만 공연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2006년에 <이 아이>로 평론가협회의 프랑스어 희곡 대상을 받았다. 2007년에는 <상인들>로 극문학 대상을 받았다. 그가 이끄는 극단 루이 브루이야르는 2010년에는 <서클/픽션들>로, 2011년에는 <나의 차가운 방>으로 몰리에르극단상을 받았다. 조엘 폼므라는 2011년에 <나의 차가운 방>으로 프랑스어권 작가 부문에서 몰리에르상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두 한국의 통일>로 보마르셰 피가로 최고 작가상, 연극 퍼레이드상 부분에서 대중연극공연대상, 평론가협회 프랑스어 희곡 대상을 수상했다. 극단 루이 브루이야르는 파리 시, 아르카디 시, 창작지원협회(ADAMI)와 극작연구소(DMDTS)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다.
옮긴이
임혜경은 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프랑스 몽펠리에 제3대학, 폴 발레리 문과대학에서 로트레아몽 작품 연구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숙명여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과대 학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이며 전 프랑스문화예술학회 회장을 지냈다.
‘극단 프랑코포니’(2009년 창단) 대표이며,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공이모)와 연극평론가협회 회원으로서 연극평론가 활동도 하고 있다. 현 여성연극인협회 부회장, 전 공이모 대표, 전 ≪공연과 이론≫ 편집주간, 전 희곡낭독공연회 대표를 역임했다.
1990년대 초반 카티 라팽(한국외대 불어과 교수, 연출가, 시인)과 공역으로 한국문학을 프랑스어권에 소개하는 번역 작업을 시작해 대한민국문학상 번역신인상(한국문화예술진흥원, 1991), 한국문학번역상(한국문학번역원, 2003)을 카티 라팽과 공동 수상한 바 있다. 2014년 서울연극협회에서 수여하는 서울연극인대상 번역상을 수상했다.
한국문학 불역(카티 라팽과 공역):
윤흥길의 장편소설 ≪에미≫(Philippe Picquier, 1994)와 중단편 선집 ≪장마≫(Autres Temps, 2004), 김광규 시선집 ≪시간의 부드러운 손≫(L’Amandier, 2013), 최인훈의 ≪봄이 오면 산에 들에≫(Milieu du jour,1992), 윤대성의 ≪신화 1900≫(Milieu du jour,1993), 이현화의 ≪불가불가≫(Milieu du jour, 1994), ≪한국 현대 희곡선집≫(L’Harmattan, 1998), 이윤택의 ≪문제적 인간, 연산≫(Les Solitaires Intempestifs, 1998)과 ≪이윤택 희곡집≫(Cric, 2002)≪한국 현대 희곡선≫(Imago, 2006), ≪한국연극의 어제와 오늘≫(L’Amandier, 2006), 이현화의 희곡집 ≪누구세요?≫(Imago, 2010) 등을 프랑스어로 번역해 출판했고, 국립극장의 튀니지 공연 대본으로 김명곤의 <우루 왕>을 프랑스어로 번역했다. 그 밖에 유민영의 연극 논문 <해방 50년 한국 희곡>을 불역해 서울, 유네스코 잡지 ≪르뷔 드 코레(Revue de Corée)≫에 게재했다.
프랑스어권 희곡 한역:
조엘 폼므라의 ≪이 아이≫(2015), 장뤼크 라가르스의 ≪단지 세상의 끝≫(2013),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2007), 미셸 마르크 부샤르의 ≪고아 뮤즈들≫(2009)과 ≪유리알 눈≫(2011), 장 미셸 리브의 ≪동물없는 연극≫(2011) 등을 우리말로 번역해 출간했다. 그 외에 스웨덴 작가인 라르스 노렌의 <악마들>과 아프리카 콩고 작가 소니 라부 탄지의 <파리 떼 거리> 등의 공연 대본을 번역했다.
그 외 카티 라팽의 시집 ≪그건 바람이 아니지≫(봅데강, 1992)와 ≪맨살의 시≫(공역, 아틀리에 데 카이에, 2014)을 번역한 바 있으며, 다수의 논문 및 공연 리뷰를 썼다.
차례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여자 목소리: 더 이상 배 속에 두고 싶지 않다고요.
어느 목소리: 그럼 힘주세요.
여자 목소리: 애가 안 나오려고 해서 겁나요.
어느 목소리: 붙들고 계신 건 당신이에요.
여자 목소리: 애가 나오는 게 겁나나 봐요.
어느 목소리: 겁내는 건 당신이에요.
어느 다른 목소리: 이제 끝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