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세기 중국문학사의 대표적인 풍자 희극 작품
이 작품은 천바이천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작품 활동 시기인 1940년대의 작품 가운데 대표작이다. 1945년 10월에 창작된 <승관도>는 관객의 엄청난 호응을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작가 자신도 가장 마음에 들어 하던 작품이었다고 한다. 이 작품이 공연되던 상하이의 한 극장은 몰려든 관객들로 인해 유리창이 깨질 정도였다고 하니 그 인기는 과히 짐작할 만하다. 이처럼 엄청난 관객의 호응이 이어지자 충칭(重慶)의 췬이(群益)출판사에서는 1946년에 <승관도>의 단행본을 출판하기도 했다.
희극적 요소와 비극적 요소가 잘 어우러진 작품
<승관도>에는 공적인 일을 처리하는 이들이 관심이 정당한 업무의 집행을 통해 사회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부정한 방법을 통해 자신들의 출세와 영달만을 추구하는 모습과 이를 이용한 고위 관리들의 부도덕한 수뢰 행태 등이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작품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희극적 분위기를 강하게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승관도>는 1940년대 중국의 시대 상황을 소재로 하여 희극적 요소와 비극적 요소가 잘 어우러져 있다. 시대적 특성상 자칫 비장함으로 치달을 개연성이 농후함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가치는 웃음의 말미에 강한 풍자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풍자의 핵심이 ‘웃음을 동반한 현실 드러내기’라고 한다면 <승관도>를 대표로 하는 천바이천의 희곡은 1940년대, 나아가 중국 현대문학의 풍자문학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0자평
시, 소설, 영화와 연극 대본 창작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했던 천바이천의 전성기 대표작. 3막 5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작품은 비바람이 스산하게 몰아치던 어느 날 밤에 쫓기던 두 강도 가 대저택에 침입해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관리들의 부정부패와 당시의 시대 상황을 희극적으로 묘사하면서 희극과 비극의 절묘한 결합을 이루어내고 있다. 20세기 중국 문학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풍자 희극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은이
천바이천은 본명이 천쩡훙(陳增鴻)으로 1908년 3월에 장쑤성(江蘇省) 화이인(淮陰)에서 태어났다. 그는 상하이문화전문학교와 상하이예술대학에서 공부했으며, 1928년에 난궈(南國)예술학원으로 옮겼다. 같은 해에 중편소설 <소용돌이(旋渦)>가 출판되었다. 후에 남국사(南國社)에 참가했다. 1930년에는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귀국한 뒤에는 안후이성 궈양(渦陽)과 장쑤성 롄수이(漣水), 화이인 등지에서 점원과 직원, 교원 등으로 지냈고, 상하이에서 정쥔리(鄭君里) 등과 함께 희극 단체 모던사를 조직하기도 했다. 1932년에는 반제국주의 대동맹과 중국공산주의청년단에 참가했다가, 같은 해 9월에 화이인에서 체포되었다. 옥중에서 많은 극본과 소설을 써냈는데, 그 가운데 많은 극작품들은 옛날 극을 개편한 것이다. 하지만 작품 속에 새로운 내용을 집어넣었고, 화극의 민족화 측면에서도 유익한 탐색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1935년에 출옥한 뒤에 희극 창작에 힘을 기울여 <스다카이(石達開)의 말로>, <태평천국> 등의 역사극을 창작했다. 항일 전쟁이 발발한 후에 상하이의 영화인 극단을 조직해 쓰촨(四川)으로 가서 항일 운동을 선전하는 데 앞장섰다. 동시에 국립희극전문학교와 쓰촨성립희극음악실험학교에서 교원을 역임하는 동시에 중화극예사 조직에 참가하기도 했다. 아울러 쓰촨 각지에서 항전 연극 활동에 종사했다. 1943년에는 중화전국문예계항적협회 청두(成都) 분회에 참여하면서 화시르바오(華西日報)와 화시완바오(華西晩報) 등의 부간(副刊) 편집을 맡기도 했다. 아울러 중양(中央)대학 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계속해서 <마굴(魔窟)>과 <결혼행진곡>, <승관도>, <세한도> 등의 작품을 써내어 어두운 당대 현실에 대한 증오의 감정을 표출했고, 풍자 예술에 관한 작가적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947년 여름에는 쿤룬(昆倫)영화공사 각색 연출 위원을 지냈다. 1949년 신중국 수립 이후 천바이천은 상하이희극영화공작자협회 주석과 중국작가협회 비서장, 서기처 서기, 인민문학 부주편, 중국희극가협회 부주석, 장쑤성 문련 명예주석, 난징(南京)대학 중문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1954년에는 창작 영화 극본 <송경시(宋景詩)>를 창작했고, 1979년에는 역사극 <대풍가(大風歌)>를 창작했으며 1981년에는 루쉰의 소설 <아큐정전>을 화극 극본과 영화 극본으로 개편하기도 했다. 1994년 5월 28일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신진호는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중국현대문학사≫(학고방, 2008), ≪중국현대문학의 세계≫(공저, 현암사, 1997), ≪중국문학사의 이해≫(지영사, 1998), ≪민족혼으로 잠들다≫(공저, 학고재, 1999), ≪중국현대문학사≫(학고방, 2008), ≪중국현대문학작품선≫(학고방, 2008) 등이 있고, 논문으로 <중국에서의 한류에 관한 고찰>, <루쉰(魯迅)과 궈모뤄(郭沫若)의 역사소설 비교론>, <1930년대 샤옌(夏衍) 극작의 경향성>, <라오서(老舍)의 화극에 나타난 현실인식과 역사의식>, <천바이천(陳白塵)의 ‘세한도’ 재평가> 등이 있다. ≪중국현대문학비평사≫(신아사, 1994), ≪궈모뤄(郭沫若) 희곡선≫(공역, 학고방, 2005), ≪톈한(田漢) 희곡선≫(공역, 학고방, 2006), ≪라오서(老舍) 희곡선≫(공역, 학고방, 2006), ≪샤옌(夏衍) 희곡선≫(공역, 학고방, 2006), ≪천바이천 희곡선≫(공역, 학고방, 2006), ≪족발≫(지식을만드는지식, 2008), ≪파시즘 세균≫(지식을만드는지식, 2008)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현재 연세대학교, 한양대학교, 명지대학교, 경원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서막
제1막
제2막
제3막
미성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맞소. 그대 말이 맞소. 정치가란 모름지기 백성들과 원수가 되어서는 안 되오. 또 무기를 함부로 사용하면 절대로 안 되는 법이오. 우리는 백성들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무기를 옥과 비단으로 바꿔야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