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기술과 매체의 발달은 데이터 분석과 결합해 이른바 빅데이터 혁명을 가져왔다. 인문학과 디지털 기술의 관계도 갈수록 긴밀해지고 있다. 현 시기 디지털 인문학은 이런 시대적 흐름과 함께한다. 인문학에서 컴퓨터를 활용하려는 노력은 현재의 디지털 혁명 혹은 데이터 혁명이 회자되기 전부터 꾸준히 있어 왔다. 따라서 디지털 인문학은 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인문학의 진보를 도모한 축적된 노력의 산물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 대만,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에서의 문헌 읽기와 분석, 논문쓰기라는 연구 행위에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온 과정과 성과, 전망을 다룬다.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이 인문한국플러스 사업 “횡단, 융합, 창신의 동아시아 개념사”의 일환으로 발간하는 디지털인문학총서 첫 책이다. 학문과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어 인문학 연구를 새로운 지평으로 이끄는 역할을 할 것이다.
200자평
인문학과 디지털 기술의 관계가 갈수록 긴밀해지고 있다. 인문학 문헌을 전자매체로 제작하는 작업, 디지털 기술로 인문학 지식을 시각화하여 보급·확산하는 콘텐츠 영역, 디지털 매체의 발전과 활용에 관한 시도, 인간의 생활에 대한 디지털 기술 발달의 영향이 갈수록 커지는 시대의 인문학 담론 등 다양한 시도들이 디지털 인문학 범위에서 다루어져 왔다. 디지털 인문학은 학문과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어 인문학 연구를 새로운 지평으로 이끄는 역할을 할 것이다.
지은이
이재연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초과정부 교수다. 연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한국문학 석사를, 시카고대학교에서 박사를 취득했다. 디지털인문학 문학 이론과 사례연구에 관심이 있다. 논문으로 “작가, 매체, 네트워크”(2014), “키워드와 네트워크”(2016), “생활과 태도”(2016) 등을 썼고 현재 Social Authorship in Periodicals: Writers, Texts, and Networks in Korea, 1917-1927이라는 저서를 집필하고 있다.
송인재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교수다.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근대 중국 자유주의 연구로 석사학위를, “1980년대 이후 중국의 계몽, 민족, 문화 담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9년부터 한림과학원에서 개념사, 디지털인문학 연구에 투신했다. 저서로 『과학질주의 시대 인간과 학문이 던지는 질문』(공저, 2019), 『왕후이』(2018), 역서로 『절망에 반항하라: 왕후이의 루쉰 읽기』(2014), 『왜 다시 계몽이 필요한가』(2013) 등이 있고, 논문으로 “중국철학사의 근현대 서술에 대한 성찰과 제언”(2017) 등이 있다.
문수현
한양대학교 사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독일사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빌레펠트대학교에서 독일현대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부터 2015년 8월까지 유니스트 기초과정부 조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꿈은 소멸하지 않는다』(공저, 2007), Die Frauenlohnfrage in der BRD(2006)가 있고, “서양 여성들 근대를 달리다”(2011)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권윤경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조교수다.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서양사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근대 프랑스사 전공으로 주로 프랑스 식민주의, 대서양 노예제와 노예제폐지운동, 프랑스혁명과 아이티혁명, 근대 인종주의, 기억의 정치, 탈식민주의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전쟁과 프랑스 사회의 변동』(공저, 2017), 『세계 각국의 역사 논쟁』(공저, 2014), Abolitionist Places(공저, 2013), France’s Lost Empires(공저, 2011) 등이 있고, ≪서양사론≫, ≪역사학보≫, ≪역사비평≫ 등 학술지에 수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박은재
한림대학교 인문학부 사학전공 교수다.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국 현대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요크대학교 역사학과에서 “20세기 초중반 영국 노동당의 인종 정치에 대한 연구”(2018)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 “국제연맹 연합(League of Nations Union)과 전간기의 국제주의적 제국관”(2019) 등이 있다.
이주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초과정부 교수다.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 역사학(미국사)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남가주대학교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강릉원주대학교 학술연구교수로 재직했다. 논문으로는 “미국에서의 디지털 역사학 발전 과정과 최근의 경향”(2018), “영어 강의 교양 교육에 관한 학부생 인식연구: 이공계 특성화 대학의 설문조사를 중심으로”(2018), “국제 인권정치와 냉전의 균열: 트랜스내셔널 인권단체들의 활동을 중심으로”(2017), “1970년대 미국 인권정치의 등장”(2017), “Forming A Democratic Society: South Korean Responses to U.S. Democracy Promotion”(2015), “미국사학계의 냉전연구”(2015) 등이 있다.
차례
머리말
01 한국 문학에서 본 디지털 인문학 연구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의 비균질적 역사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
디지털 인문학의 시대
디지털 인문학 시대의 본격적 전개를 위하여
참고문헌
02 대만 디지털 인문학의 발자취와 진화
디지털 인문학, 한국과 대만의 조우
조직적 발전
문제의식의 성장: DADH와 <디지털인문학연구총서>
연구 인프라의 구축
전환의 심화
참고문헌
03 독일의 디지털 역사학 현황
“디지털 턴”의 도래
디지털 역사학과 관련되는 논의
역사학 자료의 디지털화 관련
구체적인 디지털 인문학 연구 성과들
교육에의 활용
던져진 주사위, 디지털 인문학
참고문헌
04 18세기 프랑스사 연구와 디지털 인문학의 사례들
디지털 인문학의 발달과 프랑스사 연구
계몽주의와 디지털 인문학: 문필공화국과 책의 역사
프랑스혁명사 연구와 디지털 문서고의 발달
또 다른 전환 앞에서
참고문헌
05 영국 디지털 역사학의 발전과 현황
도구로서의 디지털
영국 역사학계의 컴퓨터 기술 수용-간략한 역사
‘컴퓨팅’에서 ‘디지털’로-주목할 만한 디지털 역사학 프로젝트
디지털 역사학의 성과 – 이민사 및 의학사 분야
영국의 디지털 역사학이 제기하는 문제들
도구로서의 디지털인가- 방향의 모색
참고문헌
06 미국의 디지털 역사학 발전 과정과 최근 경향
디지털 역사학의 기원과 특징
초기 발전 과정: 1990년대
발전의 기반 마련: 2000년대
디지털 역사와 전통 역사학의 접점 찾기 중요성 인식: 2010년대
디지털 역사와 전통 역사학의 접점 찾기: 디지털 역사가들의 노력(2010년대)
디지털 역사와 전통 역사학과의 접점 찾기: 전통 역사가들의 노력(2010년대)
디지털 역사의 한계와 대응, 그리고 전망
참고문헌
책속으로
세계의 인문학계가 직면하고 있는 현재 “디지털 턴(Digital turn)”이라는 강력한 흐름은 기존의 연구에 컴퓨터의 지원을 더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구조적 조건에서 비롯되었다. 엄청난 분량의 역사적 데이터들이 디지털화되는 한편, 마찬가지로 많은 역사적 데이터들이 디지털 상태로 생성되고 있다. 전통적인 역사학이 자료의 결핍을 전제하고 있었다면, 현재의 역사가들은 “데이터의 히말라야”라는 조건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로이 로젠츠바이크가 2003년에 쓴 그의 논문 “결핍이냐 과잉이냐”에서 역사가들이 향후 자료의 결핍이나 과잉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지 15년이 흐른 지금, 현재와 미래의 역사가들은 자료 과잉에 직면하게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전 세계에서 출판된 책이 구글 추산 13억 권에 달하는 가운데, 구글이 2013년 700만 권, 2015년 2500만 권을 스캔했다. 다음 10년 안에 1900년 이전 주요 언어로 출판된 출판물들에 대한 키워드 서치가 가능해지리라 한다. “데이터 혁명”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현상 앞에서 전통적인 “꼼꼼히 읽기” 방식이 이제는 “일화적”일 뿐 충분히 포괄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은 모든 역사가들이 새겨들을 법한 언급인 셈이다.
-“3장 독일의 디지털 역사학 현황” 중에서
20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프랑스혁명사는 역사학 내에서도 가장 첨예한 정치적, 이론적 논쟁의 장이었다. (중략) 그중 디지털화와 긴밀하게 연동된 것은 혁명사의 ‘전 지구적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라라 퍼트넘이 말하듯이 21세기 이후 역사학계를 휩쓴 초국가적 전환은 디지털로의 전환과 함께 진행 중이다. 자료들 사이에 국경을 넘나드는 연관성이 드러나는가 하면, 사료와 장소의 일체성(즉, 프랑스사를 연구하려면 프랑스 문서고로 가야 했던)이 깨어지기 시작했다. 프랑스 일국사를 초월한 ‘대서양 혁명(Atlantic Revolution)’이나 전 지구적 혁명사의 틀이 부상하면서 혁명사 외연 역시 훨씬 넓어졌다. 국경을 넘나들며 혁명을 만들어 낸 인간, 사상, 물품의 순환 과정이 드러나며 초국가적인 관점이 강조되었고, 프랑스 바깥에서 혁명사를 연구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사료들도 많이 개발되었다.
-“4장 18세기 프랑스사 연구와 디지털 인문학의 사례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