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교육 연구자이자 동시에 학부모, 강사, 학습자, 정책 입안자인 아홉 명의 저자가 미래 교육에 대한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마련한 마중물이다. 저자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학교의 재탄생을 위한 새로운 상상과 공론장의 대화에 참여하기 바라며 이 책을 썼다.
코로나19로 학교가 멈췄고,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 없이 학습할 수 있음을 경험했다. 더 이상 학교에 반드시 가야 한다며 학생들의 등을 떠밀 수 없게 되었다. ‘학교를 왜 가야 하지?’라고 묻는 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질문 앞에서 학교는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까? 코로나19가 일으킨 교육 지각변동 이후, 우리는 어떤 학교를 상상해야 할까?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의 변화가 시작됐고 교육의 내일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도 명백히 드러났지만 미래 교육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리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저자들은 코로나19와 관련된 교육 당국의 의사결정을 돌아보고 학생의 성장 방향에 대한 재고, 교육 주체로서 학부모의 변화, 학습관과 교육과정 운영의 변화, 교사 역량의 재설정, 교육 형평성을 위한 노력, 학교 공간의 혁신, 이를 위한 사회적 변화의 필요성을 논한다. 이에 더해 현재 진행 중인 교육 분야의 논의들을 토론 형태 그대로 담았다. 이 책을 통해 관성으로 움직이던 학교와 우리 교육의 방향을 뒤바꾸고 학생, 학부모, 교사, 학교, 지역사회 역할을 총체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첫걸음을 뗄 수 있을 것이다.
200자평
교육 연구자이자 동시에 학부모, 교수자, 학습자, 정책 입안자인 아홉 명의 저자가 상상한 코로나19 이후 학교의 모습, 구체적인 변화 방향을 담았다.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과정, 형평성 등 학교 안팎의 열 가지 요소를 성찰하고 변화를 위한 논의의 불을 당긴다. 이를 통해 관성으로 움직이던 학교와 우리 교육을 성찰하고 재탄생을 위한 첫걸음을 뗄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김경애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이다. 연세대학교 교육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평생교육 전공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자동차, 삼성SDS 등의 HRD 부서와 삼성꿈장학재단에서 일했다. 2008년부터 한국교육개발원에서 교육복지, 미래교육, 평생교육 등에 대한 정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서울시사회보장위원회 위원, 세종미래교육자문위원회 위원, 경기도 교육협력지원위원회 위원, 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코로나19, 한국 교육의 잠을 깨우다』(공저, 2020), 『어떻게 연극은 학습인가: 문화예술 경험에 대한 평생교육학적 해석』(2013), 『교육복지의 이론과 실제』(공저, 2010)가 있고, “2035 미래교육 시나리오”, “교육복지의 모델과 통합원리 탐색”, “중학생의 성장과정 분석” 등 다수의 연구를 발표했다.
김진숙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과정교과서본부 연구위원이다.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교육과정 전공으로 석사 학위, 박사 학위를 받았다. 숭실사이버대학교에서 가르쳤다. 국가 수준 유·초·중·고 학교급별 교육과정 개발 연구를 주로 수행했으며 창의성 교육, 교육과정 국제 비교, 남북한 교육과정 비교, 고교학점제, 진로교육 등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여러 주제를 연구했다. 주요 관심 분야는 학교급간 연계성, 통합성 강화를 통한 교육과정 질 제고다. 주요 논문으로는 “학점제의 고등학교 교육과정 도입에 대한 요구 조사”(2019), “독일의 1990년 통일 전후 과도기의 교육과정 통합”(2015), “아일랜드의 Transition Year 교육과정 탐구”(2013) 등이 있다.
박성철
약 10년간 건설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2009년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건축공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SCI급 국제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고, 테일러앤프랜시스(Taylor&Francis)사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심사자로 활동하다가 인용 실적 등을 인정받아 2017년에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키스 후즈후(Marquis Who’s Who)』에 등재되었다. 2009년부터 한국교육개발원에서 학교 공간과 학교 안전에 대해 연구했고, 2017년과 2019년에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경제인문사회연구회로부터 우수연구상을 수상했다. 대표 연구로는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한 시설환경 개선방안 및 시설규모 산정연구”(2019), “미래교육환경에 대응하는 교육시설연구(I)-학습자 중심의 학교시설 재구조화 방안”(2018), “학교 및 학교주변 셉테드(CPTED)효과성 분석”(2010) 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학교공간의 가치』(2020)가 있다.
박희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이다.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 및 사회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고 독일 알리스살로몬대학교에서 상호문화연구와 갈등 조정으로 석사 학위를,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교육행정정책학과에서 교육사회 및 국제비교교육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구 관심 분야는 이주배경 자녀와 가정의 교육 경험, 교육 격차, 교원 정책, 시민교육 등이다. 주요 논문으로 “학급자치 활동이 시민의식에 미치는 영향”(2019), “대학생의 시민의식 수준 및 영향 요인 분석”(2018), “사회자본의 규범적 기능 탐색: 대학생의 강의태도에 대한 영향을 중심으로”(2017), “결혼이주 어머니의 문화자본 및 사회자본 특성과 자녀양육 방식: 대한민국 한 지역 사례를 중심으로(Foreign mothers’ cultural and social capital and maternal involvement in their children’s education: Case study of a community in South Korea)”(2012) 등이 있다.
손찬희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이자 연구기획실장이다. 디지털교육연구센터 소장을 지냈다. 고려대학교 생물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기업에서 이러닝 실무를 경험한 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에서 교육공학 전공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플로리다 주 국세청 교육훈련 프로그램 검토 위원, 카이스트 과학영재교육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주 연구 영역은 중등교육 체제, 이러닝 체제, 교수 설계로 최근 “온라인 학습분석 기반 맞춤형 교육지원 방안”(2019), “방송통신중·고등학교 학점제 도입 및 수업연한 유연화 방안”(2018), “학생 맞춤형 선택학습 실현을 위한 고등학교 학점제 도입 방안”(2017) 연구를 수행했다. 후학 양성을 위해 대학에서 ‘미래교육을 위한 오픈에듀케이션’, ‘동기유발과 몰입을 위한 학습설계’를 가르치고 있다.
양희준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이다. 서울대학교 교육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동 대학원에서 평생교육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교육사회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교육 정책의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방 소멸, 분단, 세계화 등 사회적 현상과 교육의 관계에도 관심이 많다. 주요 연구로는 “학생 수 감소에 따른 농촌교육 실태 및 대응방안”(2018), “한국 교육 개혁의 이념 지향 분석: 1990년대 교육 개혁 문서의 재음미”(2015) 등이 있다.
이상은
안동대학교 사범대학 교수다. 서울대학교에서 교육과정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으로 근무했다. 미래 지향적 교육과정 설계, 역량 기반 교육과정, 학교 교육 개혁 등 교육의 새로운 모습을 그려 보는 연구를 주로 해 왔다. 최근에는 휴머니즘의 관점에서 교육의 근본적인 가정을 철학적으로 성찰하고, 그 대안적인 사유를 레비나스 철학을 통해 탐색해 보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정바울
서울교육대학교 초등교육과 교수다. 서울교육대학교 초등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과 미국 보스턴칼리지에서 교육행정 전공으로 각각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강덕초등학교, 서울토성초등학교 교직을 거쳐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연구위원으로 근무했고, 미국 뉴멕시코주립대학교 연구교수를 지냈다. 주요 연구 분야는 학교 혁신, 교직 문화, 교사 전문성이다. 저서로는 『대학평가의 정치학』(공저, 2018)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변화 촉진자 또는 보수적 동인?: 경력전환교사의 특성에 대한 탐색적 연구”(공저, 2019), “대결 또는 이중주? 코티칭의 정치학”(공저, 2018), “밀레니얼세대 초등교사의 직업 동기, 직무 인식, 그리고 경력 전망에 관한 탐색적 연구”(공저, 2018), “교사의 자기계발 논리 형성과 교직문화의 변화”(2012), “자생적 학교혁신의 확산 경로와 과정에 대한 연구”(공저, 2011) 등이 있다.
최수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이다. 진주교육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뉴멕시코주립대학교에서 교육과정과 수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래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 고교학점제, 일반고 교육력 제고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현재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및 교원 존중 문화 형성 관련 사업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연구로는 “OECD 교육 2030 참여 연구: 미래지향적 역량교육의 실행전략 탐색”(2019),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한 교·강사 제도 개선 방안”(2018) 등이 있다.
차례
프롤로그: 코로나 시대 교육 어젠다
1. 공교육, 왜 필요한가?
2. 학생을 다시 보다
3. 내 아이만 잘될 수는 없다
4. 배움의 윤리를 상상하다
5. 교육과정과 평가의 복원
6. 온라인 교육, 희망을 그리다
7. 달라진 교사 역할
8. 재난의 불평등, 교육의 형평성
9. 학교 공간, 어떻게 바꿀 것인가?
10. 희망하는 교육을 위한 사회상
토론: 코로나 팬데믹, 한국 교육 변화의 문을 열다
에필로그
미주
책속으로
예기치 않은 도전 과제를 해결하면서 사회를 항해해 나갈 수 있는 힘, 더 나아가 자신과 주변 사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책임감을 어떻게 키워 줄 수 있을 것인가?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면서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학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 가지 가능한 대답은 지금 우리가 여기서 맞닥뜨리는 예기치 않은 도전 과제들을 해결해 보고, 나와 주변 사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경험을 해 보는 것, 즉 학생의 ‘지금, 여기’를 학습의 기회와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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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현장에서 학부모 교육이 어려운 이유는 정작 교육이 필요한 학부모가 아니라 자녀 교육에만 관심이 많고 시간적, 물질적 여유가 있는 학부모들의 참여도가 높아 교육이 이들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지적하는 진행자에게 이준원 교장은 대답한다. “아프지 않은 부모는 없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역기능 가정의 어려움도 있지만 대한민국 부모는 다 아픕니다. 불안감이 극도로 높고요. 큰 질병이 있는데, ‘우리 아이만 잘되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그게 가장 큰 질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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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소유로서의 학습’을 넘어 ‘윤리로서의 학습’을 지향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학습의 중심에 자신의 요구, 필요, 욕망을 두고 그것을 부의 증진과 결부해 그 수단으로 학습에 접근하는 자세에서 벗어나는 데 있다. 윤리적 학습관에서 학습은 잘 먹고 잘사는 일의 방편으로 유용함과 가치를 계산하는 일을 우선시하지 않는다. 학습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기 위함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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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온라인 교육이 동영상 강의에 편중된 것은 현재 학사 운영이 학생의 학력(學力)보다 학력(學歷)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즉 출석일수, 수업시수 등 학습량으로 학습 여부를 판단한다. 그래서 동영상 강의 진도율이 중요하며, 50분 수업을 위해서 러닝타임이 50분인 동영상 강의 콘텐츠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교육이 학교교육에 제대로 도입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습의 양이 아닌 학생의 실질적인 성취(achievement)에 따라 학습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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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제시한 대안들은 다양한 디자인들 중 하나로, 학교 현장별 특성을 고려해 여러 가지 형태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모형에 한마디로 ‘21세기의 교육 패러다임이 추구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정에 부합하는 학습자 주도형 학교 공간’이라는 학교 공간 철학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학습자’가 단순히 학생 그룹 전체를 의미하지 않음을 강조하고 싶다. 학습자를 학생 그룹 전체로 보는 순간 모든 학교 공간은 획일적인 공간이 되며, 거기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도 획일적인 활동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주도형’은 ‘참여형’과 분명하게 구별됨을 강조하고 싶다. 학생은 타인이 결정한 교육, 만들어진 교육 환경에 단순히 참여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이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교육 활동을 결정할 수 있듯이 학교 공간도 다양한 교육 활동에 부합하는 다양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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