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알프레드 슈츠는 ‘일상생활세계론’을 중심으로 여러 응용 이론을 펼쳤다. 전통적인 사회과학의 연구방법과 달리 슈츠는 후설의 생활세계 개념과 현상학을 자신의 방법론으로 가져와 사회현상학을 개척했다. 거대 담론이 아닌 일상생활세계에 주목한 슈츠는 실천적인 사상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경험, 상식, 일상에 기반한 슈츠의 사상을 해설하고 오늘날 정보사회에서 그 의의를 찾는다. 슈츠는 정보가 곧 권력인 사회에서 시민들은 권위에 짓눌리지 않고 정보로 스스로 해석하기를 요구한다. 이 책은 정보로 인한 수많은 오해와 갈등으로 가득한 오늘날 독자들에게 필요한 삶의 태도를 근원적으로 탐구하도록 돕는다.
사상 분야 사회학, 현상학
연관 사상가 게오르그 지멜, 루트비히 폰 미제스, 앙리 베르그송, 에드문트 후설,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
200자평
이 책은 열 개의 주제군을 중심으로 알프레드 슈츠의 철학적·사회학적 사상을 소개한다. 알프레드 슈츠는 ‘일상생활세계론’을 중심으로 여러 응용 이론을 펼치며 사회학을 비롯한 사회과학 전반에 폭넓은 영향을 끼친 철학자이자 사회학자다. 그는 현상학의 연구 영역을 개인 중심에서 사회적 관계 중심으로 확장시켜 ‘현상학적 사회학’과 ‘사회현상학’을 개척했다. 과학의 세계나 거대 사상의 세계만을 중시하던 당시의 분위기를 거스르고 일상생활세계에 주목해 그 특성을 사회현상학적으로 해명하고자 한 것이다. 시장경제의 영향력 확대와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삶의 양상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슈츠의 사상은 이런 21세기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삶의 의미와 질, 그리고 상호 연관된 생활세계를 중심으로 현대인의 삶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 소중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지은이
강수택
경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대학원에서 알프레드 슈츠 연구로 석사과정을 마친 후, 독일 빌레펠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리하르트 그라토프(Richard Grathoff) 교수의 지도 아래 화이트칼라 노동자에 대한 사회현상학적인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오랫동안 경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현대사회학 이론, 사회사상사, 지식사회학, 문화사회학 등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왔다. 한국사회학회 부회장, 한국이론사회학회 부회장, 학술지 ≪사회와 이론≫ 편집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사회이론, 사회사상, 지식사회학 등이다. 『연대하는 인간, 호모 솔리다리우스』(2019), 『씨ᄋᆞᆯ과 연대』(2019), 『연대의 억압과 시장화를 넘어』(2016), 『연대주의: 모나디즘 넘어서기』(2012), 『시민연대사회』(2007), 『다시 지식인을 묻는다』(2001), 『일상생활의 패러다임』(1998)의 저자다.
차례
사회현상학의 창시자, 알프레드 슈츠
01 일상생활세계
02 상호주관성
03 사회적 관계와 사회세계의 의미구조
04 사회적 행위와 일하기
05 적합성의 문제
06 상식의 지식사회학
07 사회과학 방법론
08 의미, 기호, 상징과 사회
09 삶의 형식
10 인간, 이방인, 시민
책속으로
슈츠는 복합현실을 이루는 수많은 제한된 의미 영역 가운데 일상생활세계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였다. 그가 보기에 일상생활세계야말로 수많은 복합현실의 세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과학의 세계나 거대 사상의 세계를 특별히 중시하면서 일상생활세계를 경시하던 당시의 지적인 분위기와는 반대로 일상생활세계의 중요성을 일찍 깨닫고 이 세계의 특성을 사회현상학적으로 해명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01-“일상생활세계” 중에서
그렇다면 문제의 핵심은 자연적 태도 안에서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소통과 상호작용이 어떻게 가능한가, 상호주관성이 어떻게 성립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후설과 셸러 등 앞선 여러 학자들이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 하지만 자연적 태도 안에서 성립되고 유지되는 상호주관성의 원리를 슈츠만큼 분명하고도 집요하게 추적한 사람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02-“상호주관성” 중에서
그에 의하면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적합성 체계 전체는 우리 각자의 기본적인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기본적인 경험에는 내 몸의 생리적인 사건과 연관된 것들이 속해 있다. 그중에서 태어남, 나이 듦, 죽음이라는 실존 경험의 세 표현은 누구도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특히 죽음에 대한 인식은 우리의 미래 경험 중에서 유일하게 누구나 가장 확신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 자신의 유한성의 감정으로, 무엇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진다. 슈츠는 우리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점에 주목해 이것을 인간의 근본 근심이라고 불렀다.
05-“적합성의 문제” 중에서
우리는 직접적인 경험세계 너머에 있는 초월의 영역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슈츠는 우리의 일상생활세계를 초월해 있는 현상을 파악하는 도구로 개발된 것이 상징이며, 이런 점에서 상징은 징조, 기호 등과 구별된다고 보았다. 그에 의하면 상징이란 간접제시의 짝을 이루는 두 축 가운데 한 축인 상징 혹은 상징체가 우리의 일상생활세계에 속해 있고, 다른 한 축인 상징의 내용은 우리의 일상생활의 경험을 초월한 관념에 관련되어 있는 고도의 간접제시적인 관계를 가리킨다.
08-“의미, 기호, 상징과 사회” 중에서
『삶의 형식 이론』에서 슈츠가 출발점으로 삼은 생각은 ‘너’와 ‘의미’가 일차적으로 경험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체험의 내용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 내용을 경험의 대상으로 삼아 과학적인 개념을 통해 분석하기에 앞서 ‘너’에 대한 체험과 의미를 “과학 이전의 방식으로(vorwissenschaftlich)” 탐구하려고 했다. 그것은 그가 이들의 체험이 갖는 독특성을 인식함으로써 이해사회학의 적절한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지식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과학 이전의 방식, 즉 전(前) 과학적인 탐구는 나에게 속해 있으나 개념이나 경험의 대상으로부터는 멀리 떨어져 있는 현상인 체험을 겨냥한다.
09-“삶의 형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