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멍텅구리>에서 <신과 함께>까지, 한국 만화 원작 산업의 역사
<어벤져스>로 대표되는 할리우드의 만화 원작 영화의 돌풍이 거세다. 만화의 원천 소스로서의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확인되는 지점이다. 2008년 <아이언맨>으로 시작된 마블 시네마틱유니버스가 수많은 코믹스 히어로들을 스크린에 재탄생시키면서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1941년 탄생한 캡틴아메리카가 지식재산 산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이다. 1930년대 세계대공황 이후 태동한 미국의 코믹스 산업이 전략적으로 준비해 온 기대 효과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우리 영화도 꽤 오랜 역사를 지녔다. 1924년 ≪조선일보≫에 연재된 <멍텅구리 헛물켜기>를 원작으로 한 영화 <멍텅구리>가 1926년에 개봉했다. 그 후 스크린에서 만화를 보게 되는 것은 1959년 김성환의 <고바우영감>을 원작으로 한 영화 <고바우>로 만들어지면서다. 식민지와 한국전쟁이라는 시대적 상황이 만화 원작 영화의 공백기를 만든 탓이다.
1970년대 걸출한 스토리텔러 허영만이 등장하면서 만화 원작의 다양한 미디어믹스가 전개되기 시작했다.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트랜스미디어된 <각시탈>을 시작으로 <카멜레온의 시> <비트> <식객>에 이르기까지 허영만 만화는 영화의 원천 소스로 빛을 발했다. 허영만뿐만 아니라 강철수, 배금택, 박봉성, 한희작 등등, 많은 작가들의 만화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강풀이 등장하면서 웹툰의 영화화도 가속되었고, 마침내 2017년에는 주호민의 <신과 함께>가 1, 2편으로 나누어 영화로 제작되면서 쌍천만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책은 한국 만화가 원작으로서 걸어온 길을 정리함으로써 만화 산업의 변화를 전망한다. 제조업에서 저작권 산업으로의 만화 산업이 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지 함께 생각하길 제안한다.
한국 만화 산업의 디지털화와 글로벌화, 융복합화를 주창하며 관련 연구와 저술에 진력하고 있는 저자 박석환(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학과) 교수는“원작 산업으로 만화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200자평
한국 최초의 만화 원작 영화는 1926년 개봉된 <멍텅구리>다. 1924년 ≪조선일보≫에 연재된 <멍텅구리 헛물켜기>를 영화화 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만화 원작 영화는 공백기를 맞았다. 1959년 <고바우> 개봉을 시작으로 <식객> <이장호의 외인구단> <타짜> <미생> 등 인기 작가들의 만화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강풀이 등장하면서 웹툰의 영화화도 가속되었다. 이 책은 <멍텅구리> 개봉부터 2017년 <신과 함께>가 1400만 관객을 동원하기까지 만화의 대중성과 영화의 상업성이 조화를 이룬 사례들을 살펴본다. 한국 만화가 원작으로서 걸어온 길을 정리함으로써 만화 산업의 변화를 전망해 본다.
지은이
박석환
한국영상대학교 만화콘텐츠과 교수다. 세종대학교 대학원에서 예술학(애니메이션, 박사 수료)을 전공했다. 1997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에 만화평론이 당선되면서 만화계에 입문했다. (사)한국만화문화연구원 선임연구원, (주)코믹플러스 기획실장, (재)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전략기획팀장 등을 지냈다. 한국 만화 산업의 디지털화, 글로벌화, 융복합화를 주창하며 관련 연구와 집필, 산업실무, 정책입안 등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문화산업 발전 공로로 2013년 경기도의회의장 표창,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은 바 있고 현재 한국영상대학교 웹툰랩 소장, 한국애니메이션학회 편집위원,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만화 분야 예술활동심의위원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 『웹툰 콘텐츠 플랫폼』(2018), 『만화 리뷰 쓰기』(2008), 『코믹스만화의 세계』(2005)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한국 웹툰 생태계의 활성화 방안 연구”(2015), “포털웹툰 플랫폼의 산업 규모와 운영정책 모델 연구”(2014), “웹툰산업의 실태와 문제점”(2009) 등이 있다.
차례
만화 원작 영화, 천만 관객 시대를 열기까지
01 한국 최초 만화 원작 미디어믹스
02 1950, 1960년대 인기작의 영화화
03 다채널 미디어믹스의 출발점, <각시탈>
04 만화방 트로이카의 스크린 외출
05 1990년대 성인 만화 원작 영화들
06 영화 <타짜>의 흥행과 ‘허영만’
07 강풀의 새로운 만화, 영화를 매혹시키다
08 <이끼>, <미생> 그리고 <내부자들>
09 영화가 입증한 최고의 스토리텔러들
10 <신과 함께>, 만화 산업 가치사슬의 변화
책속으로
영화는 동일한 이야기체의 형식을 지닌 만화를 원작으로 활용함에서 이야기 구성 요인과 전개의 차별성, 즉 이례적인 설정을 수용하고 있다. 또한 만화는 출판의 형식으로 일련의 독자들에게 작품의 가치를 검증 받은 상황이다.
_ “만화 원작 영화, 천만 관객 시대를 열기까지” 중에서
<멍텅구리>는 이필우가 1926년에 반도키네마를 창립하면서 제작한 영화다. 원작이 ≪조선일보≫에 연재되었기 때문인지 제작 과정에서부터 개봉 후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관련 기사가 ≪조선일보≫에 등장했다. 가령 개봉 전인 1925년 12월 30일 자에는 제작 당시 영화 촬영이 종로에서 진행되면서 현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경찰이 출동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_ “01 한국 최초 만화 원작 미디어믹스” 중에서
<각시탈>은 허영만이 데뷔한 해에 발표한 작품이면서 동시에 여러 시리즈를 선보이며 그의 이름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첫 번째 작품이다. 다양한 장르로 변이했다는 점에서도 특기할 만하다. 영화는 물론 애니메이션, 게임, 드라마 등 작품이 지닌 서사와 캐릭터의 특징을 살려 여러 모습으로 재탄생되어 왔다.
_ “03 다채널 미디어믹스의 출발점, <각시탈>” 중에서
강풀은 만화계의 마이너 리그에서 한국 만화의 뉴타입, 웹툰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주인이 됐다. 그로부터 10여 년, 강풀이 발표한 작품들은 감성적 소재와 극적인 구성으로 인해 상당수의 작품들이 영화나 연극 혹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_ “07 강풀의 새로운 만화, 영화를 매혹시키다” 중에서
이처럼 <신과 함께>가 이룩한 결과는 단순히 숫자와 눈요기로 그치지 않는다. 웹툰과 영화 모두에서 역사를 새롭게 썼고, 그것은 수십 년 동안 고정되어 온 산업의 룰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고 있다. 즉 원고료 혹은 단행본 출판을 통한 마진율을 넘어서는 새로운 판짜기를 요구한 것이다.
_ “<신과 함께>, 만화 산업 가치사슬의 변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