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와 자유의 길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부처는 ‘깨달은 이’라는 뜻입니다. 진리를 깨닫고 자유인이 된 사람이죠.
2500년 전 밧칼리라는 사람은 병들어 회복할 가망이 없자, 마침 근처에 오신 부처님을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부처님은 밧칼리의 집에 방문해 위로합니다.
“얼마나 고생이 많으냐. 약은 먹었느냐?”
“부처님, 저는 이제 살아날 가망이 없습니다. 병은 날로 더해 갈 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부처님을 뵙고 하직의 예배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나서 부처님은 조금 전까지 그토록 인자하던 태도와는 달리 정색을 하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밧칼리여, 너는 이 무너질 몸뚱이를 보고 예배를 해서 어쩌자는 거냐. 명심하여라. 나를 보려거든 진리를 보아라. 진리를 보는 자는 참으로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말끝에 밧칼리는 문득 깨닫게 됐다고 경전에는 기록되어 있습니다.
법정 스님은 이 일화를 들려주며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2500여 년 전 역사적인 인물로 실존했던 석가모니 부처님은 전형적인 구도자였다. 그는 절대자도 아니고 불가사의한 권능을 지닌 신적인 존재도 아니었다. 자기 존재를 철저히 자각한 ‘눈뜬 사람’이었다. 대비원력을 지니고 보편적인 진리를 구현한 선지식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한낱 예경禮敬의 대상으로 우상화될 수 없는 분이다. 내일이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불교에서 한번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법정 스님이 자신의 불교 이해와 실천 방법을 요약 정리한 원고가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원고 작성 이후 35년 만에 유고를 정리한 거예요. 이 책의 특징은 수련을 원하는 대중을 위한 가이드북이자 수련의 매뉴얼이라는 점입니다. 불교를 이해하고 수련하는 방향과 순서, 속도, 주의할 점 등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의 탄생에서 시작해 인간답게 사는 길까지 모두 설명하는 불교 입문서입니다. 불교의 매력을 알려주고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귀한 책입니다.
‘수타니파타’의 수타(sutta)는 팔리어로 경(經)이고 니파타(nipāta)는 모음[集]으로 부처님 말씀을 모았다는 뜻입니다. 불경 가운데 가장 먼저 이루어진 경으로 초기 경전을 대표하며 석가모니 부처님을 역사적 인물로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경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른다. 사랑과 그리움에서 괴로움이 생기는 줄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 경은 불교의 종교적 신앙 색채를 거의 띠고 있지 않으면서 단순하고 소박한 말씀으로 수행의 길을 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한 말씀 한 말씀에 부처님의 자상한 인간미가 배어 있고, 문장은 싯구나 노래의 가사처럼 반복되어 따라 읽고 외우기 쉽습니다. 인생의 나침반이 될 문장들이 한가득입니다. ≪반야심경≫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가장 많이 읽히는 대표적인 경전입니다. 불교의 핵심 이치를 간결하고 명징하게 요약한 불교 경전의 정수죠. 이 책은 지금까지 내려오는 여러 버전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크고 중요한 현장, 구마라습, 원측, 보리달마, 무구자의 ≪반야심경≫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반야심경≫의 구절구절을 노래하여 풀이한 보리달마와 무구자의 게송을 덧붙였어요.
≪반야심경≫의 원제인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은 ‘큰 지혜로 열반에 이르는 부처님의 진수의 가르침’이라는 뜻입니다. 반짝거리는 지혜와 총명을 얻어 근심 걱정이나 번뇌 고액이 없는 청정무구한 열락의 경계에 들어가는 길이 바로 260자의 ≪반야심경≫ 경문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유마경≫은 ‘깨끗한 이름’이란 뜻인 유마힐이란 재가의 거사를 통해 출가 중심의 형식적인 부파불교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대승불교의 진의를 드러낸 책입니다. 당시 출가자들이 자신의 구제에만 전념하는 것을 비판하고 모든 이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며 일상생활도 진실의 기반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유마거사는 문병 오는 사람에게 설법하기 위해 병이 듭니다. “여러분, 이 몸은 무상하여 강하지 못하고, 힘도 없고, 견고하지 못합니다. 빠르게 썩어가는 것으로 믿을 수 없는 것이며, 괴로운 것이고, 온갖 병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여러분, 지혜로운 자는 몸에 의지하지 않습니다.” 문수보살이 부처님의 명을 받아 유마거사의 병문안을 가게 되고, 두 사람의 자유로운 대화 속에서 유마거사는 불교의 요체를 설파하고 당시 불교의 문제점을 비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