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의 위기와 미래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기술은 기술일뿐, 그 자제는 편리함 외에 다른 가치가 없습니다. 우리가 저널리즘의 변화를 불안해 하는 이유는 기술 발전의 영향으로 진실과 정의를 구현하는 본연의 역할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널리즘 총서 두 번째 시리즈에서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포털과 알고리듬, 공영방송과 언론의 정파성을 다룬 책을 소개합니다.
포털사이트는 일상의 시작이자 마지막이 됐습니다. 포털을 통한 뉴스 이용률은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에는 75.8%를 기록했죠. 우리나라 19세 이상 시민의 4분의 3 이상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포털을 통해 뉴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뉴스의 생산, 유통, 소비라는 언론의 전 과정이 인터넷 플랫폼에 장악된 현실입니다. 뉴스의 전반이 포털 뉴스서비스에 집중되면서 변화와 혁신은 물론이고 규제, 나아가 포털 뉴스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 책은 포털 뉴스서비스의 쟁점, 서비스와 콘텐츠 변천사, 법제도와 정책 변천사, 인식과 이용의 변화 등을 살핍니다. ‘포털 뉴스서비스의 등장과 제도화’에선 다양한 분야의 뉴스 콘텐츠를 무료로 손쉽게 이용하기 때문에 뉴스 이용에서 포털 뉴스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대적임을 언급합니다. ‘포털 뉴스서비스의 자율규제 변천사’에서는 유명 연예인이 악성 댓글로 자살하는 사건이 이어지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연예 및 스포츠 뉴스에 대한 댓글을 폐지한 내용을 다뤘습니다.
유튜브 알고리듬은 오늘도 나를 취향저격 콘텐츠로 이끕니다. 네이버에 접속하면 나와 비슷한 이용자가 어떤 물건을 구매했는지 알려주고, 페이스북은 교류가 많은 ‘친구’의 소식을 자주 노출 시켜주죠. 과거에는 훈련받은 저널리스트가 뉴스 가치에 따라 정보를 선별했고, 뉴스 이용자는 이러한 뉴스를 소비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뉴스를 알고리듬에 따라 배열하면서 인공지능이 추천해주는 포털 사이트의 뉴스를 이용합니다. 이는 내 기호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가짜 뉴스 유통이나 자신만의 문화적 ‘거품’에 갇힐 수 있는 ‘필터버블(filter bubble)’ 부작용도 생깁니다. 알고리듬은 저널리즘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것일까요? 이 책은 알고리듬과 저널리즘이 양립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저자는 책에서 △네이버의 인공지능 큐레이션 서비스의 뉴스 가치 이슈,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 중심으로 가짜 뉴스의 추천 원리 탐색, △페이스북의 ‘친구’들과 토픽을 읽어 내는 ‘사회적 읽기’, △카카오톡 중심, 뉴스봇 서비스의 대화 저널리즘 등 주로 뉴스의 유통 과정에서 작동하는 알고리듬을 다루고 있습니다.
언론의 정파성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나름의 합리적인 근거와 논리를 갖추지 못했을 때입니다. 디지털 미디어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공론장에서 확증편향과 집단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공론장의 건강한 정파성을 위해 언론은 지금보다 질 높은 정보와 의견을 충분히 제공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언론의 자유와 책임을 바탕으로 한국 언론의 정파성을 다룹니다. 언론이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것의 자유와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언론의 정파성이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살핍니다. 언론의 사적 이익과 연결된 정파성에 경종을 울리고 공적 이익과 책임을 강조합니다. 저자는 ‘자유와 책임’ 챕터에서 겉으로는 언론의 자유를 절대시하면서 안으로는 자본의 욕망에 충실할 때 언론의 자유가 위험해짐을 강조합니다. ‘언론 자유의 구분’에서는 미디어가 국민의 알권리를 대행하므로 취재보도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피력합니다.
언론 신뢰도가 세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정치적 편향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심’ 그리고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이 책은 공영방송이 여전히 중요하며,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정치·사회·문화 속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절실하다는 관점에서 출발합니다. 저자는 첫째, 공영방송의 정체성과 가치를 고찰하기 위해 공영방송 개념과 유형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합니다. 둘째, 공영방송의 법적 책임과 공영방송의 다짐을 살펴봅니다. 셋째, 공공성을 기반으로 거버넌스를 확장해 가기 위한 원리를 고찰합니다. 넷째, 공영방송의 정치적·경제적 독립 등을 위한 공적 재원 수신료 제도의 현행 법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합니다.
공영방송의 시청자는 시장경제의 소비자이며 민주사회의 시민입니다. 모든 시민이 접근할 수 있고, 누구나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공영역이 존재해야 합니다. 인터넷 시대,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 공영방송은 궁지로 내몰렸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시청자가 이탈했고, 공영방송은 상업화되고 있으며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 활개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공영방송의 효시인 영국의 BBC, 독일의 ARD와 ZDF, 프랑스의 France TV, 어느 나라보다 앞서 수신료를 조세화한 북유럽 노르딕 국가의 공영방송들, 처음부터 교육에 방점을 둔 미국의 PBS, 다문화와 영어와 불어 이중 공용어 체제에 자리 잡은 캐나다의 CBC, 호주의 ABC,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신료 비중을 자랑하는 일본의 NHK를 들여다 봅니다. 미디어 환경변화에 발맞춰 공영방송 관련 법과 제도를 어떻게 변화시켜왔는지와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 대응하는 전략을 짚어봄으로써, 우리나라 공영방송 제도의 발전방향, 공영방송의 정체성, 역할 변화(확장)에 관한 시사점을 도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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